中 “Buy Europe"

산업1 / 전성운 / 2011-12-19 14:47:07
유럽, 중국이 살리나?

중국이 본격적으로 유럽을 사들이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막대한양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지만 "투자가 너무 달러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때문에 이번 중국의 움직임은 투자다변화를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차적으로 중국은 3000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할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매물로 나온 유럽 실물자산을 사들이는데 사용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투자공사(CIC)가 본격적으로 인프라 투자까지 나서면 유럽 입장에서는 당장의 경제문제 해결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은 “유럽문제 해결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정치적인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 중국이 유럽자산매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중국은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중국투자공사(CIC) 외에 또다른 초대형기금을 조성해 본격적으로 인프라분야와 자원·기업등의 우량자산 매입에 나설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중국투자공사 러우지웨이 이사장.


중국이 유럽의 인프라 투자와 자산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설 채비다. 인프라 투자를 통해 유럽의 성장을 도모하고, 급매물로 쏟아지고 있는 우량 자산을 거둬들여,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려는 모양새다. 일차적으로 중국은 유럽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초대형 규모의 기금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싼값에 나오는 우량 매물을 사들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자회사인 ‘중국증권보’는 지난 12일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최근 국무원으로부터 상하이에 미국 투자를 위한 화메이(華美)와 유럽 투자를 위한 화어우(華歐)라는 명칭의 기금 설립을 승인받았다”고 보도했다.


설립을 준비 중인 이 기금들은 둘을 합해 무려 3000억 달러(약 344조 원)에 이르는 자본금을 마련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도 2007년 설립 당시 자본금 2000억 달러로 출발했다.


중앙은행이 설립을 추진 중이라 해도 자본금이 국부펀드보다 더 많다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중국 중앙정부의 정책이 적극 개입된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한 금융 전문가는 “국가와 국가 간의 정책적 대규모 딜이 아니라면 이런 규모의 기금을 조성할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 중국, 보유외환 다변화 추진


중국 상무부 천더밍(陳德銘) 장관도 지난달 28일 베이징에서 열린 해외투자에 나선 중국 기업들과 가진 모임에서 “내년 중 투자 대표단을 이끌고 유럽을 방문 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천 장관은 “일부 유럽 국가들은 부채위기에 직면해 자산을 현금화하기를 원하고, 또 외국자본이 자국 기업들을 인수하기를 원할 것”이라며 “우리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계획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천 장관은 또 “오랜 기간 동안 달러가 상대적으로 약세인 까닭에, 우리는 보다 많은 상품을 수입하고, 해외 투자를 권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그동안 보유외환의 다변화를 추진해 왔다. 지난 9월 말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외환보유액 3조2000억달러 중 3분의 2가 달러화 표시자산에 투자돼 있다. 때문에 일각에선 “세계 금융시장 격변에 따라 보유가치가 급변하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런민은행 이강(易綱) 부행장 겸 외환관리국장은 지난달 “보유외환의 투자를 다변화하는 것이 장기적인 과제”라면서 “외환보유액이 너무 많아 투자 포트폴리오를 단기적으로 바꾸기는 어렵고 장기적으로 투자처를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일부 보유외환을 자원이나 기업 등 실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꾸준히 보여 왔다. 러우지웨이(樓繼偉) CIC 이사장은 지난달 말 영국을 방문해 “중국은 영국과 기타 선진국의 기초 설비에 투자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영국의 경제 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러우 회장은 최근 투자처 물색을 위해 영국을 방문했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업 중 하나가 런던과 북잉글랜드를 잇는 고속철도 사업”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도로·철도·항만·주택 등 인프라 개발분야에 중국의 투자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우 이사장도 FT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중국의 유럽 등 선진국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요지는 영국의 고속철도 등 선진국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영국은 중국이 인프라에 투자하는 첫 선진국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러우 이사장은 “유럽과 미국의 인프라에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며 “전통적으로 중국 투자자들은 해외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도급 업자에 불과 했지만 지금은 투자와 개발, 운영을 모두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것은 “인프라 건설뿐 아니라 소유권 및 운영권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해석된다.


CIC는 지난 2007년, 3조20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외환보유액 운용을 다각화하기 위해 설립됐고 약 4100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CIC는 주로 해외 금융시장에 고위험·고수익 투자를 하고 있으며, 최근 해외 천연자원 기업과 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구원 투수로 등판? 노!


중국은 최근 위기에 빠진 유럽의 지원 요청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유럽 국채 매입 등에는 주저해 왔다. 그러나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실물 자산을 사들이는 데는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중국이 이 기금을 빌미로 유럽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모양세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유럽 국가들이 싼값에 내놓는 우량 자산들을 사들이면서도 생색을 내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3조2000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으며 유럽의 국채를 매입해 경제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할 여력을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이다. 이 때문에 중국이 유럽 국가들의 국채를 매입해야 한다는 ‘중국 역할론’이 세계적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에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외교부 푸잉(傅瑩) 부부장이 지난 2일 “중국이 유럽을 구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면서 “이는 중국의 외환보유고 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푸잉 부부장은 “중국의 경제활동이 정치적인 의도로 해석돼선 안 된다”면서 “중국은 시장경제 원칙을 준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된 “유럽 재정위기 지원 대가로 중국이 유럽연합(EU)에 무기금수 조치 철회와 시장경제 지위 인정을 요구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는 1989년 천안문(天安門) 사태 이후 중국으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해 왔다.


푸잉 부부장의 이런 발언은 “유럽의 채무 위기 해결을 위해 중국이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풀어달라”는 요청에 대한 가장 강력한 거부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그녀는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중국의 저축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지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중국은 외환보유고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외환보유고는 안정성과 유동성, 적절한 수익성의 원칙에 따라 운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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