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말만 예방대처 비난”..총 7500만원 인출 피해 울분
일각서, “피해자 구제 법망 미흡..금융사기 예방 제도적 장치 강화돼야”
![[이미지 = 게티이미뱅크]](https://sateconomy.co.kr/news/data/20181217/p179588774305510_604.jpg)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했다. 사연은 즉, 여자 친구로부터 시작됐다. 여자친구는 사기 피해를 당한 제자를 위해 도와준답시고 대신 해결을 나서려다 역으로 함께 궁지에 몰렸다.
말하자면, A씨는 대환대출 사기형태 피해와 비슷하다. 여자친구는 제자가 페이스북 통해 흔히 말하는 데이트(조건만남) 사기에 연루돼 피해를 본 사연을 듣고 도와주기 위해 돈을 받도록 하는 대행업체와 통화했다.
하지만 이 대행업체는 치밀한 사기꾼이었다. 사기범은 사업장등록증· 전화번호까지 카톡으로 보내주며 신분이 확실하다고 안심을 시키곤 돈을 얼마 송금하면 그 돈까지 보내줄 수 있다고 속였다. 결국 21번에 걸쳐 총 7500만원이 기업·우리은행 계좌로 각각 인출됐다.
A씨와 여자친구는 피해금액이 커지자, 그제서야 가까운 고양 경찰서로 신고했다. 경찰서에서는 빨리 은행측에 전화해 ‘지급정지’거절을 요청하라고 했고, A씨는 즉각 처리될 것이라 여겼던 것과 달리 “‘전자금융사기’로 볼 수 없어 지급정지는 어렵다”는 답변만 받았다.
위 사례는 지난 17일 ‘보이스피싱을 당해도 은행은 나몰라?’라는 제목으로 청와대에 국민신문고 게시판에 글이 올려지면서 논란은 확산됐다. 현재 청원에 공감한다는 뜻을 보인 댓글은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토요경제>가 청원글을 올린 A씨와 통화해 인터뷰한 주장에 따르면 뒤늦게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지급정지 요청을 했으나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측은 A씨의 경찰 신고에 따른 지급정지 요청도 거절했다.
우리은행은 다음날 지급정지를 걸었지만 기업은행에서는 지급정지 판단 사유로 보기 어렵다며 지급정지를 하지 않았다. 결국 은행이 지급정지 요청을 거절한 사이 사기범들은 피해 금액은 집중적으로 인출했다. A씨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A씨는 “물론 피해를 당한 것도 잘못이지만 은행의 대처가 더 실망스러웠다”면서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는데 그럴 때마다 법적인 판단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급정지가 바로 안되면 피해자는 뭐가 되겠냐”고 하소연했다.
◇ 보이스피싱 피해는 당했는데...금융사기가 아니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A씨의 보이스피싱 피해 사연을 둘러싼 ‘피해 보상 될까?’를 두고 은행업계에서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담당 경찰은 A씨의 진술, 녹취내용, 피해인출 된 내역의 이미지 캡처 등을 가지고 ‘금융사기’여부를 수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후 은행 측 입장도 수립하기 위해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 현재는 사실관계 파악에 있어 정확한 수사진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앞서 17일 의정부지방검찰청에 관련 서류를 넘겼다.
해당 수사관은 “은행 측 주장과 A씨의 진술이 상이하고, ‘전자금융사기’보다는 일반 사기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검찰이 “‘전자금융사기’관련 사기혐의에 해당하는 지 정확한 판단 여부를 가리기 위해 검토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해결책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피해자의 적극적인 소송이 이뤄진다면 피해보상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호언 변호사(금융사기)는 “A씨의 경우 현행 전자금융사기 특별법으로 조치는 어려울 것”이라며 “일반 사기로 소송으로 진행해 피해금을 환급받을 수 있도록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A씨를 비롯 청원글올 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장치 미흡, 은행들의 무책임한 태도와 관련해 고객 관리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이스피싱 신고에도 은행들이 방관 대처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2013년에는 농협, 씨티 은행 등이 ‘대포통장 직접 지급정지’라는 고객 요청에도 거절한 바 있으며, 앞서 11월 기업은행이 경남지역의 한 중견기업대표인 B씨의 보이스피싱 신고에도 해당 계좌 지급정지 요청을 거절한 바 있다.
은행들이 이처럼 거절한 이유로 ‘확실한 사기행태로 판단하기 어려워서’ 또는 ‘전기통신금융사기유형으로 볼 수는 없어서’를 댔다. 기업은행측은 “현재 피해자와 통화 후 지급정지 안되는 법률적 이유를 설명해 민원을 취하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기업은행의 주장과 달리 A씨는 ‘민원을 취하한다’는 말은 한적 없다는 입장이다. A씨는 “은행과 통화를 하면서 해당 설명에 대해서는 충분히 들었다”면서 “피해보상을 떠나 은행의 대응태도와 우리나라의 금융사기 예방대처 관련 미숙하다는 점에서 실망했다”고 토로했다.
◇ ‘전자통신금융사기’가 뭐길래..소비자 혼동 우려
A씨의 사연 뒤 논란이 되는 핵심은 바로 ‘전자통신금융사기’현행 특별법에 있다. ‘전기통신금융사기’란「전기통신기본법」제2조제1호에 따른 전기통신을 이용해 타인을 기망(欺罔)·공갈(恐喝)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에게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금융당국에서는 사고 방지를 위해 통장 양도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것과 동시에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약칭: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을 통해 피해자의 재산상 피해를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정의규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는 제외하되, 대출의 제공·알선·중개를 가장한 행위는 포함한다. 이른바 중고사이트에서 물건을 사고 받지 못하는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제4조에 의거 정의 규정을 보면 전기통신금융사기의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되면 해당 이용계좌의 전부에 대해 지급정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피해자는 송금은행과 입금은행에 각각 피해구제신청(지급정지요청)을 할 수 있다.
피해자는 통상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신고(입금 계좌 지급정지)→피해구제신청(금융회사 전화 요청)→채권소멸절차 개시 공고(금융감독원)→(2개월 기간 소요)→채권소멸→(14일 소요)→피해금 환급’의 절차를 거쳐 피해금을 환급받게 된다.
지급 정지에 걸어놓은 계좌는 즉시 어떠한 돈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된다. 이후 경찰 수사를 통해 이 돈이 사기 피해금이라는 것이 확인되면 적절한 절차를 거쳐(이를 ‘채권소멸절차 개시 이후의 피해구제’라고 말합니다) 피해자에게 돌려준다.
만약 지급정지 요청이 들어왔는데도 이를 행하지 않은 금융회사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특별법 제18조에 따라 1000만원 상당의 과태료를 물게 되고 금감원의 제재를 받게 된다. 하지만 현행법상 은행의 업무과실에 대한 책임을 강제로 물을 수는 없다.
이와 관련 금융·법조계 일각에서는 금융회사의 방관과 제도의 허점 속에 피해는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법망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사법 당국의 적극적인 범죄 수사와 개인 간 거래 보호·사회보장제도 등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김승열 한송온라인센터 대표는 “ 피해자가 여러 명이거나 이미 출금돼 계좌에 잔액이 없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피해금 전액을 보상받는 것은 어려운 실정에 있다”면서 “금융 및 기업 등 에서 사회공헌차원으로 보이싱피싱관련 보험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 대표는 또 “다양한 사기거래 관련 이상거래임을 인지하지 못한 금융회사에 그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등도 정부관련부처는 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 및 기관에서는 합동으로 금융사기 피해예방 대책을 위해 적극 대처안내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최근에는 ‘더치트’ 앱 다운방법 등을 금융기관에서 이체 전 사전에 안내토록 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여전히 피해사례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보이스피싱을 통한 대출사기 피해 규모가 연평균 1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보이스피싱 범죄사건은 발생건수 3만1018건, 피해액 363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고를 통해 돌려받는 환급률도 저조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에는 25.2%, 2015년 27.6%, 2016년 26.2%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21.5%(389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이어 24.6%로 감소한 수치다.
☞ 더치트(THE CHEAT)란 사기 혐의가 있는 사람의 전화번호와 계좌 등의 정보를 인터넷에서 공유하는 사이트를 말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제공한다. 전화가 걸려 왔을 때 그 번호가 사기에 사용된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클린콜’ 서비스도 운영한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토요경제人] 유창수 유진증권 부회장, ‘자산 10조원·자본 1조원’ 동시 달성](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331/p1065609257520316_491_h.jpg)

![[토요경제人] ‘연중 최저가’의 굴욕을 딛다…정용진號 이마트, 고진감래 오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13/p1065625143194333_904_h.jpg)
![[토요경제人] 김성환 한투증권 사장, ‘경계 확장’으로 아시아 무대 겨냥](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03/p1065597828625342_694_h.jpg)

![[토요경제人] ‘오너 3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금융부문 ‘글로벌 전략가’ 부상](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210/p1065603950795624_514_h.jpg)
![[토요경제人] 배성완 하나손보 대표의 ‘장기보험’ 전략…흑자 전환 가시화](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18/p1065604432549726_833_h.jpg)
![[토요경제人] 문화재 수장고 혁신 ‘K-스토리지’ 이끄는 대원모빌랙 ‘이종진 대표’](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21/p1065587223127645_833_h.gif)
![[토요경제人] '아트경영’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예술로 기업을 키우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5/p1065597154733467_413_h.jpg)
![[토요경제人] 하림 김홍국 회장, 생산에서 유통까지 ‘가치사슬 경영’의 설계자](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8/p1065602999871188_165_h.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