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인사 권한 일 뿐 우연의 일치”반박..업계‘인사평가 객관적 기준 모호”문제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 이미지조합]](https://sateconomy.co.kr/news/data/20190409/p179588730194863_500.jpg)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 이번 000지점으로 발령을 낸 것은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인사부에서 적합성을 보고 결정한 문제입니다. 원거리로 발령 난 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입니다. # 형 믿고 그냥 넘어가줄 순 없니? 다음번 인사발령시기에 도와줄게.
신한은행에서 6년 근무 중인 행원 A씨가 올해 1월 인사발령시기 인사부 관계자로부터 들은 말이다. 그는 자신의 거주지(서울 사당동)에서 출퇴근 시간이 2시간 넘짓 걸리는 지역(인천송현동지점)으로 발령통보를 받았다는 점에서 납득이 안돼 인사부에 공식 문제제기를 했다.
하지만 사측에선 인사부의 권한 아래 인사 배치 운영 원칙을 두고 그 직원에 대한 정당성과 적합성을 따져 결정했다며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A씨는 결국 사측과의 합의점을 찾지 못해 최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피해구제 신청을 했다.
◇ “묘한 인사발령”...6년간 수도권 내 원거리 지점만 3차례
9일 업계에서는 A씨의 경우, 영업점 근무 1년도 채 안된 상태에서 3차례나 원거리로 이동됐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고 있다.
통상 은행의 정기인사는 매년 1월, 7월 2차례 진행된다. 일반직 인사 시기는 영업점 3년, 본부부서 5년을 근무 기준으로 인사이동을 하고 있다.
제보자 A씨는 “이처럼 원거리 지점으로 발령이 난데에는 처음 입사 시절 상사와의 마찰이 빚어졌다는 점에서 낙인이 찍혔다”고 주장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시간외수당 지급 여부에 대해 지점장에게 말했지만, 지점장은 외려 시간외 수당을 달지 말라고 엄포를 했고, 그 다음날 인사부에 전화해 ‘멀리 발령해라’라는 말을 전화 스피커 통해서 듣게 했다는 것이다.
![A씨가 실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이유서[자료제공 = 제보자]](https://sateconomy.co.kr/news/data/20190409/p179588730194863_741.jpg)
A씨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9월 6일 처음 입사 당시 발령지점은 경기도 용인시 소재(출퇴근 120분소요) 신갈지점으로 신규 발령됐다.
이후 지점장과의 마찰로 인해 2015년 1월 21일 경기도 의정부지점으로 전보 발령 됐다(출퇴근 95분소요). 현재 사측과의 이의제기로 인한 전보명령은 올해 1월 23일 인천시 소재 송현동지점(출퇴근 105분 이상 소요)으로 발령됐다.
A씨의 사연을 알고 참고 조사인으로 나선 관계자 B씨도 이 같은 사유에 대해 부당하다고 보고 있다. A씨가 제 아무리 성과실적을 높이고, 소비자평가에서도 우수상을 받아도 인사평가에는 반영되지 않고 매번 인사카드에 누락됐다는 증언이다.
실제로 A씨가 노동위원회에 이유서를 제출한 근거 자료에 보면, 2016년 1월 4일 지주회사 표창장으로 ‘그룹시너지유공직원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밖에도 2017년 1월 21일에는 ‘2016년 하반기 소비자보호 우수 직원 은행장상장’을 받기도 했다.
참고인 B씨는 “단기간에 지속적으로 원거리 발령이 냈다는 점, 특히 노동조합위원장에 당선된 후 조합의 선거활동이후 사측과 더욱 틀어지면서 이전지점(대림동소재)에서 근무한지 1년밖에 안됐는데 갑자기 송현동지점으로 발령됐다”고 증언했다.
B씨 외 A씨를 아는 주변 동료직원들도 A씨의 주장에 공감하는 분위기이지만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이유는 실적평가 및 승진에 영향을 미칠까봐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한은행 인사부 담당자는 부당인사발령이 아닌 정당성에 의해 결정됐다는 주장이다.
인사부 관계자는 “지방이 아닌 수도권 내에서 원거리지점으로 발령 낸 것이며, 제보자의 보복성인사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면서 “은행업은 발령직이니 만큼 직원 1만3000명한에서 영업점별 업무·규모·구성 등을 고려해 적재적소에 의해 인사발령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실 어떤 직원이든 발령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고 있고, 원거리 낸 거에 대해선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인사부 적합에 의해 결정난 문제다”라며 “노동조합 활동과도 별개의 인사발령이다”라고 덧붙였다.
◇ 인사발령은 인사부 고유 권한 VS 객관적 기준 모호 근로기준법 개선돼야
업계에서는 A씨의 사연을 두고 개인이 은행과 ‘인사’의 정당성 여부 다툼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 섞인 의견들이 나온다.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근로자가 인사발령에 직접 이의제기를 하는 일은 ‘드문 사례’인데다 입증여부도 가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다.
노동계에서도 부당전보에 대응할 입증할 자료가 불충분하면 이기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재 우리나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 등에선 부당인사·해고 문제는 경영자의 인사권한에 넓게 보고 판정여부를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동법률상 근거를 뒀을 때도 현재 근로기준법 23조(근로인사절차), 25조(경영상 해고 절차) 규정으로 밖에 볼 수 없음에 따라, 명문법 체계에서 짧게 나열돼 있는 것만으로 사안에 따른 진실여부를 따지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따라서 유사한 판례나 노동위원회 결정 여부를 들여다보고 사건에 대한 판정여부를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내 일각에서도 사실상 은행 등 금융사의 경우에는 승진과 업무실적이 주로 인사평가에 크게 반영되는 만큼 쉽사리 인사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는 분석이다.
배연직 토마토노무법인 노무사는 “신한은행의 직원 부당전보 여부는 노동행위에서나 인사에서나 보복성으로 보기에 가능성이 크지만, 전보발령의 부당노동행위 성립과 관련된 입증정도 및 입증방법은 실질적으로 어려운 것이 현실이며, 위험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은행의 이런 인사부 행사가 당연한 절차인 마냥 오랫동안 관행으로 묻혀왔다는 점에선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원들의 생존경쟁을 약자로 삼아 암묵적인 동의하에 발령전보를 내린 현행 인사부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인사부는 직원과의 협의를 거치지 않고 오랫동안 경영진 고유의 권리의 일환으로 두고 왔다”면서 “부당노동·전보행위의 주체설정에 대한 인식, 부당노동행위 제도의 법적 마련 등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A씨는 지난2월 지방노동위원회에 접수했다. 이후 A씨는 이유서를 제출했고 사측도 답변서 포함 그간 인사이동 자료를 증거로 제시했다. 최근에는 지난 8일 심문기일이 진행됐다.
이날 심문기일에선 A씨의 인사이동 사례가 일반적인지, A씨와 같은 전보사례가 있었는지에 대해 판정했으나 1심의에선 A씨의 주장이 기각됐다. 판정여부 결정문은 이달 30일에 나올 예정이다.
이에 A씨는 결정문이 나오는 데로 서울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다. 통상 재심 청구는 노동위원회 판정문 도달로부터 10일 이내에 가능하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이대현 조사관은 “사측이 제출한 자료에서 A씨와 유사 사례 직원이 누군지 찍은걸로 알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판정문을 받고 정보공개청구를 요구하면 사측에서 제출한 노위증 자료도 받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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