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박근혜, 아직 불펜 대기?

산업1 / 장우진 / 2011-12-05 12:22:34
‘박근혜 조기등판론’ 소멸…한나라당, 총선 앞두고 쇄신 공방 ‘점입가경’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한나라당 쇄신을 놓고 최근 거센 바람이 불었던 ‘홍준표 교체론’과 ‘박근혜 조기등판론’이 현 체제유지로 가닥을 잡으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에 따른 해석이 당내 계파별로 달라 당내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체제유지’를 놓고 당 주류 및 친박(박근혜)계 의원들은 홍준표 대표가 재신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쇄신파 의원들은 ‘홍 대표의 꼼수’, ‘재신임론은 현재진행형’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신당 창당’의 주장도 여전히 제기됐다. 또 정두언·전여옥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박근혜 역할론’을 강력히 주장하며 총선에서 승부를 걸 것을 강력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공천 물갈이를 놓고도 여전히 입장차를 보여 공방은 계속됐다.
이 같은 당의 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박 전 대표는 ‘정치개혁보다는 정책에 주력할 때’라며 회유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당은 존재의 이유를 명확히 알고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주류, 홍준표 체제유지 놓고 ‘재신임 환영’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달 29일 당 쇄신 연찬회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쇄신과 총선을 지휘해야 한다는 (당 소속 의원들의) 뜻이 모아지면 당권·대권을 분리 조정한 후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 같은 홍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당내 쇄신파를 중심으로 불거져 나오는 ‘지도부 흔들기’에 대한 정면승부로 해석됐다.
이에 이날 연찬회에서는 홍 대표가 사퇴하고 박 전 대표가 총선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쇄신파의 주장과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친박(박근혜)계의 주장이 격돌했다.
특히 정몽준 전 대표를 비롯한 원희룡 최고위원, 전재희·신지호·권영진·김성태 의원 등은 ‘당명변경’, ‘당 해체 후 재창당’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그러나 ‘홍준표 교체론’, ‘박근혜 조기등판론’이 약해지면서 결국 현 체제유지로 굳혀진 상황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계파간 해석이 달라 한나라당은 쇄신방향을 놓고 당분간 공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지난달 30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전날 이뤄진 당 쇄신 연찬회에 대해 각각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충돌했다.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 친박계 등 당 주류는 현 지도부가 사실상 ‘재신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더이상 반목하고 우리끼리 다툴 시간이 없다”며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쇄신하고 혁신하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우여 원내대표 역시 “현 지도부를 중심으로 가열찬 쇄신을 하라는 중지가 모아진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며 “현 체제를 중심으로 연찬회 결과에 따른 쇄신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박(박근혜)계인 이경재 의원은 “연찬회에서 대다수가 이런 때 지도부를 바꾸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했다”며 “대표는 총선 대선에 앞서 혼신의 힘을 기울여 한나라당을 구하고 다음 정권창출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당 해체 후 재창당’을 주장한 원희룡 최고위원에 대해 “표현에 따라서 우리 당의 일부가 안철수로 대표되는 신당에 참여할 수 있다는 뉘앙스로 느껴질 수 있다”며 “당의 단합과 새로운 전진에 혼란을 줄 수 있으니 언어순화를 해달라”며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쇄신파, ‘재신임 아니다. 홍준표 발언은 꼼수’ 비판


그러나 정몽준 전 대표와 남경필·원희룡 최고위원 등 쇄신파는 ‘재신임론은 현재진행형’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정 전 대표는 “연찬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정리하는 절차와 내용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며 “위기에 맞게 생각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제가 정해진 연찬회라면 주제로 수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연찬회에서 자유롭게 발언을 했다는 것 자체로 만족할 수 있는 한가한 때는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의 변화를 위해 많은 분들이 토론을 했는데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논의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이에 친박계인 유승민 최고위원은 “연찬회는 다수결로 결론을 내리는 자리가 아니었다”며 “소수 의견에 충분히 귀를 기울여 당 지도부가 쇄신안을 내놓을 시기”라고 맞섰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연찬회를 앞두고 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를 내세우는 당헌 개정을 한다면 물러나겠다고 했다”며 “현실 가능하지도 않고 실제 요구도 없는 것을 전제로 지도부를 유지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이것이 통했다고 브리핑한 것은 꼼수로 비춰질 수 있다”고 홍준표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했다.
원 최고위원은 이어 “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진단과 해법이 맞지 않다”며 “당 대표가 스스로 자신의 공천권을 인정했는데, 꼼수에 담겨 있는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또 “한나라당 주도로 신당을 재창당해야 한다”며 “그래야 토론과 통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역시 “오늘 회의에서의 모습을 보니 (당 지도부가) 의원과 당협위원장의 염원을 담아낼 수 있는지 걱정된다”며 “(홍 대표 등 당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론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의를 끝내고 다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서 연찬회에서 나온 의견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며 “숫자에 의해 지도부가 재신임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대표는 이에 대해 “집권당이 다소 욕을 먹더라도 국가를 보고 가야지 정치 평론가들의 ‘해산해라’, ‘신당을 만들어라’는 주장에 감성적으로 당이 흔들리면 어떻게 집권당이 되겠느냐”며 “원희룡 최고위원이 한나라당에서 발을 빼는 수순을 밟는 것 아닌가라는 말들이 들려온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윤성 의원은 비공개 부분 회의에서 “연찬회는 의원들의 생각을 듣는 자리였다”며 “이제 출발하는 시기다. 지도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화 국회부의장은 “지금 한국 정치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여야 중진들이 이런 상황을 고민하고 대타협을 이뤄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나라당도 외연을 충분히 확대한 이후 건전한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정당으로 태어나야 한다”며 “재창당을 하는 자세로 스스로 성찰하고 진정성있는 변화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천 물갈이 놓고도 ‘갈등 여전’


한나라당 지도부는 지난 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어 ‘공천 물갈이’ 등 당 쇄신안에 대해 격론을 벌여 또 한번 당내 갈등을 보였다.
홍 대표와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 소장파인 남경필·원희룡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8명은 국회 당 대표 집무실에서 약 2시간에 걸쳐 난상토론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홍 대표는 “쇄신안이 만들어지면 지도부도 희생해야 한다”며 “지도부도 당을 위해 희생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김기현 대변인이 전했다.
홍 대표는 “(당 지도부) 자신의 희생없이 다른 의원들이 납득을 하겠느냐”며 “인적쇄신은 당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는 입장에서 말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쇄신을 내걸어 자기 자신은 당연히 출마할 것을 전제로 인기 발언을 하고 동료 의원을 깎아내리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초선 중에도 쇄신 대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관여할 수 없게 엄중하고 공정하게 공천을 관리할 것”이라며 “공천기구 역시 누구도 관여할 수 없게 엄중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의 정치적 사욕을 위한 공천은 안할 것”이라며 “자기 자신을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는다고 운운하는 것과 당 전체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불출마하겠다는 것의 의미는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 최고위원은 회의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당 지도부는 시스템만 만들고 손을 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유 최고위원은 “박근혜 전 대표는 시스템 공천을 주장해왔다”며 “공천에 대한 내 입장은 원칙·기준·절차가 시스템이라면 지도부는 시스템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대책위원회를 아무리 조기에 만들어도 결국 공천권을 누가 쥐는 지가 문제”라며 “지도부가 책임지고 시스템을 만들고, 선대위는 시스템대로 공천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산 국회 후 연찬회를 열어 쇄신안을 놓고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올 것 같다”고 관측했다.
원 최고위원은 공천과 관련해 “한나라당의 가치에 맞는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며 “공심위는 방식과 절차만 정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홍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모두 들은 후 “공천에 있어서 전횡은 있을 수 없다”며 “시스템을 이용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공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오늘 결론난 것은 없다”며 “쇄신안에 대한 전반적 논의가 오갔지만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각자 의견을 정리해 추후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두언·전여옥 ‘박근혜 움직여라’ 지적


이 같은 당내 갈등 속에 ‘박근혜 역할론’을 강력히 주장해 온 정두언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안 원장에게 추월당했다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이제 박 전 대표는 부자가 아니고 몸조심할 때가 아니다”라며 “계속 부자 몸조심 모드로 가서 되겠냐. 이제는 계속 도전하고 모색할 때‘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박 전 대표가 지금도 안 원장에게 밀리고 있는데 총선에서 패배하면 더 굳어진다”며 “총선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는 게 맞다”고 ‘박근혜 역할론’을 되풀이했다.
이어 “사실상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을 좌지우지 한다”며 “하지만 당의 현안에 대해 뒷짐 지고 있으면서 본인은 별도로 행보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여옥 의원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이미 링에 올라 벌처럼 쏘고 나비처럼 날아다니는데, 박근혜 전 대표는 식물처럼 붙박이로 있으면서 온실 속에서 친박계에 둘러싸여 보호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내 정몽준계로 분류되는 전 의원은 지난 1일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상도입니다’에 출연해 “박 전 대표가 ‘선거의 여왕’, ‘천막당사의 추억’ 등 과거형으로 박제돼 있는데 현재 진행형을 보여 줘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전 의원은 ‘박근혜 조기등판론’의 무산과 관련, “조기 등판이고 뭐고 박 전 대표가 나온들 크게 달라질 게 없다”며 “그러나 친박이 모두 나서서 박 전 대표를 보호하려는 정치공학적 계산이 국민에게 얼마나 어리석게 보이겠느냐”라고 꼬집었다.


◇박근혜, ‘지금은 정치개혁 아닌 정책 집중할 때’


한편 당내 갈등의 중심에 서있는 박 전 대표는 당 쇄신과 관련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 “갑자기 전면에 나설 때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지난 1일 ‘채널A’ 개국을 맞아 동아일보·채널A 공동인터뷰에서 “예산국회가 끝나면 자연히 정치개혁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고 그런 흐름 속에서 기여하겠다”라며 “공천 제도화와 인물 영입에도 역할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장 당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는 “갑자기 전면에 나서라면 어떻게 하라는 건가. 말이 안 된다”며 “보수도 화합과 통합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최근에도 “지금은 정치 개혁을 할 때가 아니라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쇄신과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당이 국민의 고통을 덜고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며 “당이 존재의 이유를 명확히 알고 국민을 위해 분발해야 하며 이를 제대로 행하지 못하면 존재의 이유가 없다”고 회유했다.
또 홍 대표와 당내 쇄신파 의원들이 추진해 온 ‘버핏세’(부자증세)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언론에 따르면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인 최경환 의원은 “버핏세,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 신설 등 증세 방안에 대한 박 전 대표의 뜻은 쇄신파와 같지 않다”며 “박 전 대표는 세제 논란이 정치적 국면으로 흐를 경우 누더기 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능력있는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는다는 취지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있는 세금도 제대로 못 걷으면서 세율을 올린다고 해결될 지에 대한 의구심과, 자본소득이 문제인 상황에서 근로소득만 다루는 점 등을 따져야 한다는 게 박 전 대표의 입장”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친박계 인사들은 박 전 대표가 종합적인 세제개혁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박 전 대표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향후 증가할 복지지출 재원의 60%는 나라의 씀씀이를 줄여 충당하고, 나머지 40%는 세금을 더 걷어 조달하는 방안을 제시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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