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본격 움직임을 보일 수 있게 됐다.
지난 18일 금융위원회는 임시회의를 열고 론스타에게 외환은행 보유지분에 대해 일반매각을 명령하면서 하나금융은 론스타와 가격협상을 위해 협상테이블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러나 외환은행 인수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 동안 외환은행 노조를 비롯해 시민단체, 정치권까지 징벌적 매각을 강력 요구해 온 만큼 이번 금융위의 일반매각 명령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참여연대는 소액주주 모집을 통해 임시주총 소집청구에 필요한 의결권을 확보하는 등 본격 대응에 나설 준비까지 마쳤다.
이에 외환은행 인수를 오랫동안 기다려온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속이 더 타들어가고 있다.
◇조건없는 매각 명령에 외환銀 인수 급물살
금융위가 론스타에 외환은행 보유지분 조건없는 일반매각을 명령함에 따라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조만간 가격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징벌적 매각과 조건없는 지분매각 중 어느 방향으로 결정이 날지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현실을 놓고 봤을때 조건없는 매각이 유력시 돼왔다. 론스타에 징벌적 매각명령시 론스타가 한국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 있다는 점과 해외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자칫 국내 투자환경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 등이 이유였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 뿐만 아니라 사회 각층에서 징벌적 매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금융위를 압박해오자 징벌적 매각명령이 나올 수 있다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됐다. 결국 18일 금융위 발표전까지만 해도 어느 방향으로 결정날지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금융위는 결국 론스타의 손을 들어줘 론스타는 유유히 한국을 떠날 것으로 보이며, 하나금융은 그토록 목말라해 왔던 외환은행 인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김승유, 노조 달래기 ‘최우선 과제’

우선 외환은행 노조와의 관계가 껄끄럽다.
김 회장은 지난 11일 “이미 론스타와 한 배를 탔다”며 “론스타와 맺은 계약을 최대한 빨리 매듭짓겠다”고 말한 것이 도마위에 올라 노조의 강력한 비판을 받은바 있다.
노조는 ‘범죄자와 한 배 탄 공범에게 정부는 특혜승인을 내줄건가’라는 성명을 내고 하나금융과 김승유 회장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 “여야 대표를 비롯한 정치권과 시민단체, 법조계, 학계 등이 론스타 특혜승인을 반대하고 있고, 국민 74%가 하나금융 계약을 부당 국부유출로 생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회장만이 론스타의 편을 들며 국민과 정부를 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금융이 론스타와의 불법적이고 잘못된 계약을 당당하게 파기할 수 있는 것은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계속 론스타 편에 서겠다면 범죄집단 론스타와 함께 국민적 심판을 면치못할 것”이라고 경고한바 있다.
특히 론스타의 징벌적 매각·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강력히 반대해온 상황에서 금융위 명령에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의 론스타와 협상결과에 따라 자칫 노조와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
지난 7월 론스타와 맺은 외환은행 인수계약 금액은 당시 주가기준(1만339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약 5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7000원대 후반으로 반토막 가까이 떨어졌다. 2조원 가까이를 추가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노조는 징벌적 매각을 통해 경영권 프리미엄 배제를 주장했지만 일반매각 명령으로 협상과정에 따라 경영권 프리미엄을 조금이라도 지급하게 될 시 자칫 2조원 넘는 금액을 론스타에 쥐어줄 수도 있다. 국부유출 논란이 거세질 수 있는 것이다.
이에 김 회장은 인수가격을 놓고 “시장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것 아니냐”며 재협상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바 있으나 론스타가 호락호락하게 협상에 응해줄지는 미지수다.
문제는 외환은행 노조의 강경한 입장이다.
노조는 하나금융-론스타간 외환은행 인수계획이 알려진 지난해 12월부터 7개월간 투쟁복을 입고, 론스타의 징벌적매각과 하나금융 인수를 결사 반대해온 전례가 있다. 하나금융-론스타간 협상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시 자칫 ‘파업’ 등 강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하나금융이 인수후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협상능력과 노조설득이 최우선이 되야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정치권, 금융위 압박…‘김 회장 발만 동동’
김 회장의 심리적 압박은 시민단체와 정치권까지 이어진다.
최근 참여연대는 외환은행 소액주주를 모집한지 2주만에 주주 106면을 모아 주식 299만9945주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즉 임시주총 소집 청구에 필요한 ‘의결권 있는 의결총수의 0.75% 이상이 확보된 것이다.
참여연대 측은 “임시주총 소집을 위한 지분이 확보된 만큼 서류 검토 등의 과정을 거쳐 조만간 외환은행에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환은행 이사회에 론스타가 임명한 이사가 절반 이상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나머지 이사들도 자정능력을 포기한 채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며 “이사회는 자발적으로 임시주총 소집 등에 대해 심도깊은 논의를 해야한다”고 강조해 이사회 개편의 뜻을 밝혔다.
또, 야 5당과 시민·노동단체들은 금융위 매각명력 전날인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위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외환카드 주가 조작으로 형이 확정된 론스타에 대해 ‘징벌적 매각명령 발동’을 재차 촉구하며 금융위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는 “금융위원회는 론스타 처리에서 원칙, 상식, 법에 따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금융위가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결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변 소속인 권영국 변호사도 “금융위가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핑계로 론스타에 매각명령을 내리는 일을 주저해오다 갑자기 임시회의를 열고 매각명령을 의결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이는 론스타의 ‘먹튀’를 돕기 위한 의도가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말한바 있다.
뿐만 아니라 우제창 민주당 의원도 이날 금융위 기자실에서 “론스타에 대해 단순 매각명령을 내리게 된다면 당 차원에서 금융위에 대해 국정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하며 금융위에 경고의 뜻을 알리기도 했다.
특히 “단순 매각명령시 국회를 무시한 행동으로 간주하겠다”라며 “금융위 관련 모든 법안과 예산을 보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 같은 내외의 압박에 자칫 외환은행 매각방향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어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하나금융 인수가 완료될 때까지 어찌 마음편히 지내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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