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A양은 지난 달 해외여행 중 현지에서 작은 가방을 하나 샀다. 입국수속을 밟고 인천공항에 도착해 가방에 대한 관세를 납부하려고 했다. 마침 현금이 없었다. A양은 소지하고 있던 신용카드로 관세납부 해야겠다 싶어 단말기를 찾았고 조금 당황스러웠다. 신용카드로 세금을 낼 때, 수수료는 납세자가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다. A양은 세금을 내는 것에 카드납부는 수수료를 물다니, 불합리한 처사는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2012년 신용카드 수납액은 2조1644억이었으나 2015년 18조9022억 원, 2016년 42조4002억 원으로 폭발적 증가세를 보였다. 수수료율은 2008년 1.5%에서 현행 0.8%로 낮아졌지만 신용카드 세금 수납규모가 커지는 중이다.
현재 신용카드로 세금을 납부하면 납부자가 세액의 0.8%를 수수료로 부담하며 체크카드는 0.5%를 부담해야 한다. 혹자는 A양과 같이 나라에 세금을 내는데 왜 납세자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에 관해 국세청은 수익자 부담원칙을 예로 든다. 납세자가 국세를 납부하지 않을 경우, 일정 가산금을 부담하게 되는데 신용카드로 국세를 납부하면 납세자가 추가 가산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또 신용카드 수수료를 국가가 납부하면 국민세금으로 수수료를 납부하는 것과 동일한 상황이 된다는 설명도 한다.
신용카드 세금 납부에 대한 정부의 시선은 올해 교육부와 카드업계의 신경전에서도 볼 수 있다.
카드업계는 영세 가맹점과 특수가맹점의 형평성을 고려 0.8% 이상의 수수료를 책정해야 한다고 했으나 교육부는 결제건당 100~150원의 '정액제'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신용카드 업계에서는 수수료 적용에 어려움을 토로했으나, 앞서 수수료 0원을 주장했다가 공정거래법 위반소지가 있다고 나오자 한발 물러서서 내놓은 것이다.
정부는 세금액 증액이나, 가산금을 이유로 수수료 부담에 손사레를 치며 민간 납세자가 기업에 수수료부담을 떠넘기는 꼴이다.
이에 대해 국회에서도 신용카드 수수료납부가 공정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국민의당 소속 박준영 국회의원은 "신용카드 세금납부 대상은 소규모 영세사업자나 서민들이 주로 해당된다"며 "세금납부에 대해 카드 수수료까지 부담하는 것이 공정한가"라고 질의했다.
답이 없는것은 아니다. 현행 지방자치단체에 납부하는 지방세는 신용카드 납부시 수수료가 없다. 이는 지자체와 카드사 소위말하는 '수금일'을 조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자체는 카드사의 세금 납부액을 최대 40일까지 있다가 받지만 국세는 카드납부 3일 이내 카드사로부터 세금 징수액을 받는다. 카드사는 40일간 세금납부액을 갖고 있으면서 이자놀이를 통해 수수료를 상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자체는 할 수 있지만 국세는 할 수 없다고 버티는 문제로 납세자들은 수수료부담을 고스란히 안고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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