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김사선 기자]박근혜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3년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은 2015년 연말정산 파동을 불러왔다. 서민과 중산층의 세 부담이 늘어나자 ‘13월의 울화통’, ‘13월의 세금폭탄’으로 불리며 강한 반발을 야기했다.
이에 정부는 허겁지겁 땜질 처방에 나섰다. 세액공제 혜택을 다시 늘리고, 소급 적용이라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졸속으로 세법을 고쳤다.
문재인 정부의 증세 정책도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금융종합과세 강화 방안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위는 지난 3일 자산과 자본소득 과세를 강화한다는 취지로 금융종합과세의 기준금액을 연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약 31만명이 새로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추가 과세 대상에 포함되는 대부분이 고소득자가 아닌 대기업 직장인 수준의 중산층이다. 또한 금융소득에 기대는 은퇴자 및 고령자의 세부담도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금융 소득 과세가 부자증세가 아닌 ‘중산층 증세’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초 "증세를 하더라도 대상은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에 한정될 것"이며 "중산층과 서민, 중소기업에는 증세가 전혀 없고 이는 5년 내내 계속될 기조"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또 "(증세로 인해) 중산층, 서민, 중소기업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각료들에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금융자산가에 대한 과세라는 이번 조치가 문재인 정부가 강조한 부자 증세보다는 사실상 서민과 중산층의 증세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와 여당은 일제히 신중론을 펴며 사실상 반대했다.
청와대는 “누구도 재정개혁특위에 과세권을 부여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당도 "위원회의 권고안일 뿐"이라며 "정부가 안을 확정해서 가져오면 국회에서 다시 논의해볼 것"이라고 했다.
증세를 강행할 시 조세 저항이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은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때 속았다는 배신감이 더 크다. 국민이 정부에 속고 있다고 생각할 때 저항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 ‘현 정부 임기 내 인상은 없다’는 약속이 빈말이 아니길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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