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지난 5년간 지방 부동산 시장은 한마디로 ‘침체’로 귀결된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헷갈릴 정도의 수많은 대책을 내 놓으며 집값 잡기에 모든 것을 던졌지만, 결과적으로는 거래가 자취를 감춰 지방을 고사시키는데 그친 것이다.
참여정부 5년간 수도권 아파트 시가총액(시총액)이 무려 543조원이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2003년 수도권 아파트 시총액은 678조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천221조원으로 5년 동안 무려 543조원이 늘어났다.
지난해 예산이 대략 251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5년간 늘어난 시총액 규모는 올해 예산의 2배 이상인 셈이다.
지방에 미분양이 쌓이는 사이 수도권은 집값이 올랐다는 말이다. 때문에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도 좋지 않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만 20세 이상 실명인증 회원 2501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23일부터 12월5일까지 ‘참여정부 5년 부동산정책 평가’에 대해 설문한 결과 집값 안정에 기여했는지에 대해 87.3%가 50점 미만의 점수를 줬다.
이 중 0점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6.8%에 달했다.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으로 발생한 가장 큰 문제점에 응답자의 23.2%가 거래중단으로 인한 서민 피해를 꼽았다.
22.2%는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 15.5%는 부동산시장 침체로 인한 경기위축 이라고 응답했다.
전문가들도 참여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인 10만 가구(지난해 10월 기준) 이상의 미분양 아파트를 낳았고, 중견 건설사들의 흑자도산을 부르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풍선효과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2006년 1월 강남 집값을 잡겠다며 참여정부가 8번째로 내놓은 ‘1.11대책’이 가격 상승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비강남권과 수도권 외곽지역이 강남권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으며 집값이 크게 올랐다.
수도권 인기지역의 집값을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강북권, 시흥시 등 수도권 비인기지역 아파트 값은 오히려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지방 미분양에 대한 책임은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섣부르게 뛰어든 건설사들도 책임을 벗을 수는 없다.
‘일 저질러 놓고 정부더러 책임지라’고 하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투기과열지구 해제, 지방 살리기 신호탄?
일단 바통을 넘겨받은 이명박 정부는 이달 중으로 지방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투기지구와 투기과열지구를 모두 해제하기로 했다.
양도소득세를 인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 당선인은 지난 14일 “부동산 가격은 안정시키되 거래는 활성화시킨다는 의미에서 양도세를 대폭 줄이는 안을 마련했다”며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등록세 인하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주관할 문제”라면서 “이것이 줄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지자체의 재정이 더욱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당선인은 “지방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미분양 주택이 많은 지방에 투기지역 제한을 풀어 나갈 계획”이라며 “주택 허가문제도 기반시설 부담금이 이중적으로 된 것도 조정해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새 정부의 지방 투기과열지구 전면 해제 방침에 대해 지방 분양시장 살리기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지방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인한 주요 수혜 분양권만 7천70가구에 달한다. 올해 분양예정인 물량은 9천74가구. 지난해 7월과 9월 지방 투기과열지구 해제 속에서도 존치됐던 부산 해운대구, 울산 남구·울주군 일대가 투기과열지구 해제지역에 포함됐다.
지난 7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전국 10만 가구에 달하는 미분양 아파트 문제 해결을 위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전부를 이달 중 해제키로 결정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 세대주 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1순위로 청약할 수 있고, 5년 재당첨금지가 풀려 청약통장 사용이 자유로워진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규제인 LTV(담보인정비율)가 완화돼 고가주택의 경우도 지렛대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일 아시아 최고층 아파트(지상 70~80층)를 내세우며 분양에 나선 부산 해운대 위브더제니스는 1~3순위 에서 전체 가구수(총 1천788가구) 90%(1천615가구 미달)가 미달되기도 했다.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물량 소진에 남다른 기대를 하고 있다. 울산도 마찬가지다. 작년 말 울산 남구 야음동에서 분양에 나섰던 두산위브 분양담당자도 “현재 미계약 물량이 70%정도 남았다.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다는 인수위 소식으로 인해 대출 가능여부나 분양혜택 등 전화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건교부가 집계한 울산 남구·울주군 일대 미분양 가구수는 총 2천106가구고, 계약 후 1년이었던 전매규제가 즉시 풀리게 될 주요 분양권만 4660가구나 된다. 투기과열지구 해제의 가장 큰 혜택을 입는 셈이기도 하다.
올해 분양예정 물량만 9천74가구
하지만, 일부 랜드 마크 단지를 제외하면, 이번 투기과열지구 전면해제의 기대효과는 크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새 정부 출범에 따라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될 거란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반영된 데다, 앞으로 공급될 분양가 상한제 적용물량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부산 해운대 일대에 공급된 아파트들조차 3.3㎡당 4500만원대에 공급되는 등 워낙 분양가 부담이 커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잔존물량 소화엔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특히,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더라도 상한제 적용물량은 최소 6개월간 전매제한이 적용될 예정이라, 일순간에 미분양이 소진될 확률은 적다고 보는 것이 현명하다.
게다가, 2008년 내 추가 공급예정물량(9074가구)도 넘쳐나고 있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 해제 예정 지역 3곳에서 연내 분양을 계획한 아파트는 총 17개 사업장 9천74 가구(일반분양 8천424가구)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울산 남구가 가장 많은 7개 사업장 4천501가구고, 부산 해운대구 3천524가구, 울산 울주군도 1천49가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자유로워진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지방 투기과열지구 전면 해제 방침을 지방분양시장 회생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기 보단, 지방시장의 경착륙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숨통을 마련했다는데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규제 피했다고 ‘묻지 마 청약’은 금물
청약자들도 주의할 점이 많다. 지방분양시장도 대단지, 역세권, 브랜드 등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적 호재를 꼼꼼히 살펴 수혜를 입을 만한 단지를 고르는 것이 좋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실제 전매규제가 6개월 적용돼 투기과열지구 해제 효과가 반감된다거나, 고분양가 책정으로 수도권보다 비싼 아파트들이 많기 때문이다.
주변 시세를 검토하고 분양물량의 금융혜택이나 분양서비스 제품을 비교해보는 것도 요령이다.
지난해 6월29일부터 모든 분양권 전매는 실거래가 신고가 의무화된 만큼 양도세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또 1년간 전매로 묶여있던 분양권들이 이달 말 한꺼번에 쏟아질 수도 있어서 기존 분양권과 신규 분양예정 물량들을 꼼꼼히 비교한 후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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