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정동진 기자] 삼성그룹 이병철 창업주가 직원을 채용할 때 ‘관상’을 본 얘기는 아직도 유명하다. 창업주가 면접 시험장에 나와서 그룹에 필요한 ‘삼성맨’을 직접 골랐던 것이다. 이 때문에 필기시험에서 괜찮은 점수를 받고도 ‘관상’에서 탈락하는 지원자가 적지 않았다.
이처럼 ‘인재경영’을 하면서도 ‘조직에 필요한 인재경영’을 하는 게 삼성그룹의 ‘주특기’이며 ‘특징’이었다. 삼성그룹은 탄탄한 ‘조직 관리’를 기반으로 성장한 그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조직 관리는 경쟁업체들이 부러워할 정도였다. 그야말로 ‘추종 불허’였다.
어떤 기업이라도 사업을 하다 보면 위기를 겪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위기가 닥쳐도 조직의 힘으로 ‘시너지’를 발휘,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었다. 그 조직력은 마침내 삼성그룹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했다.
그런 삼성그룹의 조직 관리에 구멍이 생기는 듯싶어지고 있다. 조직 관리 체계가 느슨해진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 사고’가 그랬다.
삼성증권의 일부 직원은 회사에서 3차례에 걸쳐서 ‘직원계좌 매도금지’를 공지했는데도 이를 무시한 채 주식을 팔아치웠다는 소식이다. 그 직원 중에는 시장과 기업의 분석 내용을 투자자에게 전달해 올바른 투자 판단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할 애널리스트도 포함되었다고 한다. 그 바람에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번 사고 때문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당분간은 받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대두되고 있다. 그렇다면 경영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다.
삼성증권은 사과와 함께 ‘투자자 피해구제 전담반’을 설치, 보상을 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과 함께 그룹 전체에 대한 조직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이 아닌 다른 계열기업에서도 사고가 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 달쯤 전에는 삼성전자가 평택 반도체 공장의 정전으로 500억 원가량의 매출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진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물류창고 신축 건물 공사 중 작업대가 무너지면서 노동자가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 삼성그룹답지 않은 사고라고 할 수 있었다.
삼성그룹이 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간단치 않다. 너무나 크다. 나라 경제를 위해서라도 삼성그룹은 조직 관리 체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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