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최양수 기자] 소설가 김동리(1913~1995)가 6·25 동란기에 쓴 소설 4편이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월간 ‘문학사상’ 11월호는 ‘P一等兵(일등병)’, ‘스딸린의 老衰(노쇠)’, ‘우물과 감나무와 고양이가 있는 집’, ‘亂中記(난중기)’ 등 소설 4편을 발굴하여 이를 소개했다.
앞의 두 작품은 최근에 발굴된 것이며 뒤의 두 작품은 최초 판본으로 추정되는 텍스트다.
잡지에 ‘발굴 해제’를 쓴 김병길 숙명여대 교수는 “‘우물과 감나무와 고양이가 있는 집’을 제외한 세 작품은 이미 연구자들에 의해 발굴 사실이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 독자 대중들은 작품의 실체를 접할 수 없었다”며 “‘우물과 감나무와 고양이가 있는 집’과 ‘난중기’의 경우 개작 및 개제된 판본이 그간 유통됐기에 잘못 알려진 서지 사항을 바로잡고 최초 텍스트를 밝힌다는 차원에서 그 전문 내지 원문의 일부를 실었다”고 밝혔다.
‘P일등병’은 1951년 4월 초판이 발행된 ‘문단육십인집 승리를 향하여 제1집’에 수록된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전투에서 부상당한 학도병 ‘P일등병’이 전장의 참혹함을 증언하는 내용을 담았다.
‘스딸린의 노쇠’는 1951년 6월 7일자부터 18일까지 총 8회에 걸쳐 영남일보에 연재됐다.
소련이 6·25에 개입하게 된 내막에 대한 노쇠한 스탈린의 내면 의식이 주요 내용이다.
‘우물과 감나무와 고양이가 있는 집’의 배경 역시 6·25로 어린 ‘나’의 시선에 비친 누이의 삶을 몇 개의 삽화로 처리했다.
이 작품은 1952년 6월 ‘공군순보(空軍旬報)’ 17~18호에 처음 실렸다.
‘난중기’는 신문기자 ‘병수’ 가족의 피란사를 다룬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52년 12월 ‘체신문화(遞信文化)’에 처음 발표됐지만 김동리 전집에 빠져 있는 작품이다.
김 교수는 “네 작품의 배경은 6·25 창작 시기와 동시대성 속에 놓여 있다”며 “대체로 설화적 시공간을 향해 열려 있는 그의 일반적인 소설 무대를 생각한다면 예외적인 경우라 할 것이다. 전시라는 급박한 현실 상황이 그와 같은 즉자적인 대응을 종용한 외부 요인이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 시기 김동리의 소설 창작은 이데올로기 서사가 아닌 일상적 현실에 밀착해 있는 사실주의적 재현의 결과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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