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약가인하 추진에 진퇴양난 입장에 처했던 제약사들이 한숨을 돌렸다.
최근 ‘리베이트 약가인하 조치’에 대해 법원은 제약사들이 제기한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10월부터 예정돼있던 약가인하가 모면됐다.
지난달 서울행정법원은 종근당과 동아제약 등 리베이트 적발 제약사들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약가인하 행정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한국휴텍스제약도 해당 품목에 대해 가처분 승인이 나는대로 약가인하 효력이 정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 임시 연기되는 것에 불과하며, 복지부는 곧바로 항고할 뜻을 밝혀 약가인하 정책 추진에 대해 제약사와 복지부간 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재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유통구조를 변화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을 유지하려는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정책’으로 15만여 명, 가족까지 포함한 경우 60만 여명 이상의 대량 고용위기가 우려된다는 분석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리베이트 제약사, 최대 인하폭 ‘20%’
복지부는 지난 7월 리베이트 적발된 제약사들에 대해 첫 약가인하 추진을 발표했다.
복지부는 약게급여평가위원회(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의를 거쳐 불법 리베이트 행위로 적발된 제약사의 의약품 가격을 10월 중 인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해당되는 7개 제약사는 ‘영풍제약·동아제약·구주제약·한국휴텍스제약·일동제약·한미약품·종근당’ 등 7개사이며 대상품목수는 131개에 달한다.
복지부는 리베이트 금액과 관련 의약품 처방총액 비율에 따라 적게는 0.65%에서 많게는 인하 최대폭인 20%까지 인하할 것으로 정했으며, 이중 최대폭이 적용되는 품목은 영풍제약 16개 품목 등 4개사의 43개 품목이다.
또 시행일 이후 2년 안에 해당 의약품과 관련해 다시 불법 리베이트 행위가 적발될 경우 인하율을 100% 가중할 것을 명시했다.
◇이중 약가인하 ‘위기의 10월’
그러나 복지부의 이같은 강경책에 제약사들의 반발은 끊이지 않았다. 리베이트로 인한 타격에 이어 약가인하라는 카운트펀치까지 맞으니 제약사들이 더 이상 살아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제약사들의 지난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상위 10개 업체 중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곳은 7개였으며, 순이익 감소업체도 5개사나 됐다. 리베이트로 인해 영업활동이 위축됨과 동시에 인건비·유지비 등 관리비 통제에 실패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복지부가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본격 약가인하를 추진하면서 제약사들은 리베이트 후폭풍에 힘겨운 와중 약가인하라는 카운트펀치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제약협회는 100만인 서명운동, 대국민호소문 발표 등을 전개하며 정부방침에 강력반발하고 나섰다.
약가인하는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지만 리베이트 적발 제약사들은 당장 10월부터 131개 품목에 대해 약가인하를 실시해야 함에 감당할 수 없는 위기가 예상됐다.

◇약가인하 효력정지 ‘급한불은 껐다’
그러나 종근당과 동아제약을 비롯한 6개 리베이트 적발 제약사들이 정부를 상대로 ‘약가인하 행정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리베이트 적발 제약사들은 10월부터 추진예정이었던 약가인하 효력이 정지됐다. 영풍제약은 심바스정(고지혈증치료제) 등 15개 품목, 동아제약 스티렌정(위장약), 오로디핀정(고혈압치료제) 등 11개 품목, 구주제약 유나졸캡슐(항진균제) 등 10개 품목, 일동제약 큐란정(위장약), 사미온정 10㎎(뇌혈관개선제) 등 8개 품목, 한미약품 (아모디핀정(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정5/100㎎(고혈압치료제) 등 61개 품목, 종근당 딜라트렌정 6.25㎎(고혈압치료제), 애니디핀정(고혈압치료제) 등 16개 품목 등 총 6개사 121개 품목이다. 한국휴텍스제약은 이들사보다 가처분신청이 늦어 추후 가처분승인이 나는대로 9개 품목에 대해 효력이 정지될 것으로 보인다.
제약사들은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리베이트 적발 사례를 전국에 적용되는 약가인하로 연결 짓는 것이 가혹하다고 판단하고 법원에 행정처분 집행 정지를 신청했으며 이에 법원은 한 번 내려간 약가는 원상복귀가 어렵다는 판단에 제약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약가인하 효력정지된 6개 제약사는 본안 소송 확정 때까지 인하가 미뤄질 예정이다.
이에 복지부는 ‘약제급여목록 및 급여상한금액표 개정고시 관련 집행정지 통보’를 통해 ‘이 사건 본안 판결선고시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는 결정 및 '11.9.27일자로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이 사건 본안 판결선고시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고 공표했다.
한편 복지부는 곧바로 항고할 뜻을 밝혀 추후 상황에 따라 집행정지 효력은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약가인하정책, ‘60만명 고용위기 초래’
한편 유통구조를 변화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을 유지하려는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정책’으로 15만여 명, 가족까지 포함한 경우 60만 여명 이상의 대량 고용위기가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재선 위원장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려는 무리한 약가인하정책은 제약업계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대규모 실업자를 양산하고, 제약산업의 투자위축을 불러와 결국 국민들이 더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복건복지부가 건강보험의 약품에 대한 대규모 일괄약가 인하를 내년 3월부터 단행하겠다고 발표한 이른바 '8.12조치'로 인해 정부가 얻는 국민적 이득은 제약업계에서 발생하는 약 3조원 대의 손실분 또는 투자 감손분일수 있다는 것이다.
제약업계는 이와 관련 “적자를 감내하라는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조치”라며 “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강행할 경우 사업유지 자체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으로 대부분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함을 우려하고 있다.
이 의원에 따르면 3조원 대의 제역업계의 손실 및 감축 분은 취업 유발계수 10억원당 8.4명임을 감안할 때 30%대의 대규모 실직효과가 나타나 37개 주요 제약업계에서 2만5000여명을 비롯, 원료 생산, 유통 등 유관산업 및 가족까지 확대하면 최소 50여만 명이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의원은 “제약산업이 최고로 발달한 미국의 경우 직접적인 고용창출은 연간 68만명이 이르며, 제약산업과 관련된 관련산업까지로 확대할 경우 350만명에 달해 5배 이상의 고용 창출효과를 보고 있다”며 “고용을 최고의 복지로 인식하고, 제약산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의 부가가치 산업으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일괄약가인하 추진은 제약산업의 큰 위기를 가져올 수도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의원은 이날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도 “정부의 강압적인 약가인하 정책이 ‘자칫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산간 태우는 격’으로 대량 실직사태와 투자 위축, 기업 경영난으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건강보험의 약제비 증가 원인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검토해 국가적으로 정책이 단편적인가, 아니면 합리적이고 적정한가에 대한 신중성이 요구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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