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김문수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

산업1 / 이민호 / 2011-10-04 11:20:20
차기 대권카드로 ‘김문수’ 만지작

▲ 김문수 경기도지사
현 정권의 말기 레임덕 현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MB가 차기 대권후보 카드로 김문수 경기지사를 뽑아들었다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이같은 정황은 일찍이 차기 대선구도에서 대세론을 굳히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집권했을 때 불어닥칠 현 정권에 대한 거센 후폭풍에 대한 위험에서 비롯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전 대표가 정권을 잡는다면 사실상 정권 재창출이라기보다는 정권교체 쪽에 가까울 것이 뻔한 상황에서 청와대와 친이계의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이고, 이는 곧 자연스럽게 또 다른 대항마의 필요성으로 대두됐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최근 MB가 김문수 지사를 청와대로 불러 오랜 시간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둘간 차기 대선을 향한 본격적인 밀월관계가 시작됐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문수 지사는 최근 한 단체의 초청특강에서 “MB가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굉장히 징조가 좋지않다”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김 지사의 행보는 최근 MB와의 밀월관계를 희석화하려는 일종의 페이크(속임수) 전술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않다. 차기 대권을 놓고 벌어지는 청와대와 김문수 지사간의 본격적인 밀월관계의 전말을 추적해본다.


◇MB, 권력누수 본격화속 박 전대표 대항마 필요성 부각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경기지사 간에 밀월관계가 포착돼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여권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는 박근혜 전 대표이고 친이계에서는 박 전대표에 필적할만한 대선주자 부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특히 최근들어 권력 말기 누수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친이계는 친이계 후보를 내세워 대선후보로 만들어야 하는 지상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 안팎으로는 청와대와 친이계 내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집권할 경우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이라기보다는 사실상의 정권교체에 가까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돌고 있다. 박 전대표의 집권은 야당이 대권을 잡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할 만큼 위기감은 팽배하다. 박 전 대표가 당선됐을 때 휘몰아칠 후폭풍에 대한 염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MB 역시 이같은 상황에서 한나라당에서 정권을 재창출하는 선에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MB정권은 권력말기 누수현상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MB 최 측근들이 하나둘씩 비리와 뇌물수수 혐의로 옷을 벗거나 법의 심판대에 줄줄이 오르고 있다. 거기에 국가경제마저 흔들리면 서민경제마저 흔들리고 있다. MB의 여론조사 지지율도 갈수록 위태로운 지경까지 이르고 있다.
박 전 대표에 맞서 싸울 경쟁력 있는 대선주자 발굴에 열을 올리는 결정적인 이유다. 하지만 유력 대선주자였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주민투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상태로 당분간 정치적재기가 어려워졌고 이재오 특임장관이 직접 나서기도 모양새가 좋아보이지는 않아 진퇴양난 상황이다. 아쉬운 대로 정몽준 전 대표가 뛰고 있기는 하지만 경쟁력도 없을뿐더러 큰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청와대의 ‘김문수 카드론’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최근 청와대가 김문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지사는 최근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과 만나 오랜 시간 격의없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이 경기지사를 청와대로 직접 불러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권이나 권력구도와 관련된 심도 깊은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MB가 김문수 카드를 놓고 고심중인 것은 김문수의 자생력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신한국당 시절부터 한나라당 텃밭인 영남을 제외하고 수도권이나 강원, 충청 등 중부권에서 낙선하지 않고 꾸준히 국회에 진출한 정치인이 몇 되지 않는 가운데, 김 지사가 일단 거기에 속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취약한 구조를 가진 한나라당에서 김 지사만 한 역량을 지닌 중진급 인사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 부자정당 한나라당 극복할 서민지사로서 김문수 강점

물론 아직 한나라당 주류와 주된 지지층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김문수 카드가 유효한 것은 김 지사의 노동운동과 진보정당경험, 중년의 중도보수 정당 경험을 통해 영남 출신이면서도 영남사람들이 그가 영남 출신임을 모르는 아이러니함 속에서 한나라당의 중견 정치인으로 우뚝 섰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창당 멤버임에도 항상 당의 주류에 끼지 못해서 더욱 가치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부자정당 이미지가 강한, 한나라당에서 김 지사만큼 서민계층과 어울릴 만한 이력의 소유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MB의 측근 인사들이 굴비 엮이듯 줄줄이 낙마하고 있는 상황에서 권력을 믿을 수 없는 자에게 넘겼을 때 올 파장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로서는 어찌됐든지 박 전 대표의 대선 출마를 막아야 후일을 도모할 수 있고 이런 상황에서 김 지사는 이 대통령의 구미에 딱 들어맞는 적당한 카드로 최적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알려진 이 대통령과 김 지사 간의 회동에서는 이런 정치적 분석과 함께 김 지사의 대선출마를 독려하는 이 대통령의 주문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회자되고 있으며 사실상 친이계 대선주자가 전무한 상황에서 김문수 지사 쪽으로 MB의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솔솔 나오고 있다.


◇ MB, 박근혜 전 대표 부담스러운 이유

이런 가운데 MB와 청와대가 박근혜 전 대표의 집권을 반기지 않는 이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대표가 정권을 잡을 경우 이는 사실상 정권 재창출이라기보다는 정권교체에 가깝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이유다. 박 전 대표가 당선됐을 때 휘몰아칠 후폭풍에 대한 염려 때문인 것으로 정가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현 정권이 박 전대표를 견제하고 대권행보를 저지하는 정황이 여러 곳에서 회자되고 있다. 최근 들어 과거 국정원이 박 전 대표를 사찰한 대목도 그중 한 이유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으로부터 폭로된 국정원의 박근혜 사찰은 당시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폭로 내용은 지난 2008년 12월 세종시 문제가 불거지자 박 전 대표는 MB와 각을 세우고 강하게 반발했다. 폭로의 핵심은 당시 국정원 20여명 규모의 전담 사찰팀이 꾸려지고 박 전대표를 집중 사찰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 의원은 “국정원 사찰조는 지난 2009년 4월부터 7월까지 박 전 대표를 집중사찰했으며 군사정권 시절 박정희 대통령의 집사 역할을 하고 구청장을 지낸 사람을 찾아가 박 전대표의 신상문제와 주변인물, 가까운 친인척을 조사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국정원 사찰조가 박 전대표에 대한 집중사찰로 치명적 약점을 확보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박 전대표의 친인척 조사뿐 아니라 육영재단, 영남대, 부산 MBC등으로부터 박 전 대표 관련 신상과 재산관계를 파악했을 것이라고 전해졌다.


◇김지사, 돌출발언 ‘MB 비판’…관심 흐리려는 페이크?

청와대의 각별한 관심 속에 김 지사가 MB를 비난하는 튀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MB와의 밀월관계를 희석시키려는 고도의 정치적 술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주최 특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바위에 떨어져 죽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도 굉장히 징조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이날 발언은 정치적 실정에 따른 이 대통령의 말로를 ‘우려하는 뜻’으로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정치검찰의 보복수사에 희생된 전직 대통령을 들먹였다는 점, 이 대통령의 마지막도 ‘비극적’으로 귀결될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 논란을 낳았다.
김 지사는 이날 한반도선진화재단 주최 ‘한선국가전략포럼’ 초청 특강에 참석, “박정희 대통령, 육영수 여사가 총에 맞아 죽었고, 노무현 대통령도 스스로 바위에서 떨어져 돌아가셨다”면서 “이명박 대통령도 징조가 안 좋은 일이 계속된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김문수 도지사의 경박한 말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고인이 되신 전직 대통령의 비통한 죽음을 왜곡하는 것은 도의가 아니”라며 강력 반발했다.
김현 부대변인은 발언 직후, 곧바로 논평을 내고 “김 도지사는 2010년 6월 경기도청 실국장 회의에서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팔당유기농민들과 천주교계에 대해 ‘남의 물통에서 농사짓는 꼴이다.’, ‘물통 안에서 기도를 한다는데 무엇을 기도하는지 모르겠다. 말도 안되는 선동을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며 과거의 발언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집권여당의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분인 김문수 지사의 ‘노이즈 마케팅’은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의 의식수준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으로 국민의 분노만 키울 뿐”이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커지자 경기도 관계자는 일부 언론을 통해 “이 대통령이 측근비리로 말미암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언급하면서 한 말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또한 이에대한 공식논평을 피했다. 김 지사 발언의 진위 여부를 떠나 청와대와의 밀월관계를 감안할 때 이번 김 지사의 돌출발언은 여러 궁금증이 이는 대목이다.


여러 정황을 놓고 볼때 현재 청와대와 MB는 누구보다 청렴한 전투적인 사고의 강직한 김 지사의 출현이 간절한 상황으로 보인다. 김 지사의 출마 독려를 위해서라면 삼고초려라도 불사할 기세다. 이런 가운데 김 지사가 현재 MB의 의중을 받아들였는지에 대한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분명한 건 MB와 청와대의 복심이 읽힌 상황에서 김 지사가 확실한 지원사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차기 대선향배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드라마틱한 국면으로 흐를 전망이다. 향후 MB와 김 지사의 밀월관계가 어떻게 흐를지 정치권 안팎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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