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SC제일은행 총파업 사태와 관련해 노조는 업무에 복귀했지만 갈등은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업무에 복귀했지만 태업할 뜻을 밝히며 사측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에 사측도 현재 폐쇄된 42개 지점에 대해 여전히 문을 열지 않고 있으며, 직원들과 일대일 면담을 실시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쪽을 막론하고 이들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복귀와 함께 이틀만에 또다시 파업을 벌인 노조나 고수익에도 불구하고 더 큰 이익을 위해 성과주의만을 내세우는 사측 모두 비판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추락한 SC제일은행의 이미지를 쇄신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노조,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SC제일은행의 총파업 사태는 끝이 났지만 노사갈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9일 업무에 복귀했지만 사측은 현재 운영을 중단한 42개 영업점의 영업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또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파업에 대한 책임을 묻는 등을 묻고 있다.
사측은 복귀한 지원들의 업무용 전산시스템의 비밀번호를 바꾸는 등 차단하고, 지점장이 직접 일대일 면담을 실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면담 과정에서) 파업소감문과 사과문 및 파업중단 각서 등을 강제로 작성하게 했다”며 “이를 무시하고 파업에 계속 참가할 경우 인사이동 등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압박했다”고 밝혔다.
이에 사측은 “두달간 공백으로 인해 바로 영업 일선에 투입할 수는 없다”며 “안전한 영업 서비스를 위해 미팅과 연수 등을 진행 중이며, 본격적인 업무복귀는 파업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측이 이같은 입장을 보이는 이유는 노조의 행보에 있다. 업무 일선에 복귀는 했지만 투쟁을 끝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노조원은 정각 9시 출근·6시 퇴근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점심시간에는 모두 자리를 비우는 등 새로운 형태의 투쟁을 보여주고 있다.
또 자사 은행상품 불매 운동 등 은행영업에 있어서도 직접적 투쟁을 가할 방침이며, 29일 복귀와 함께 31일 하루짜리 파업을 할 것을 선언해 사측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노조 관계자는 “무임금으로 파업을 지속하는 것보다 기한부·지역별 파업과 태업으로 전술을 변경하는 것”이라며 “업무에 복귀했다고 해서 사측과 협상이 진전된 부분은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사측, “고객 신뢰만큼은 지키겠다”
이에 사측도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은행의 생명인 ‘신뢰’만큼은 지키겠다는 것이다.
노조 측이 태업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영업일선에 투입했다가 자칫 고객서비스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사측 관계자는 “노조가 특정상품 불매운동과 점심 시간대 업무 불응 등의 부정행위에 나선다고 한 상황인데 곧바로 현장에 투입하면 오히려 고객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당분간 기존 지점만 운영하되, 노조원에게는 기존 업무현황을 설명하는 등의 후속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29~30일 양일간 SC제일은행 본점 및 대부분의 영업점에서는 업무 재교육이라는 명분으로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들을 회의실에 모아 각 부서장들을 내세워 노조활동 중단 등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은 “협상타결 전까지 잠정 폐쇄된 42개 지점의 정상운영을 시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힐 행장은 “42개 지점이 재오픈하기 위해서는 노조의 쟁의가 종결되야 한다”며 “문을 다시 열어도 재차 파업이 일어날 경우 닫아야 하는데 은행으로써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노조의 상황에 따라 지점을 열고 닫게 되면 고객에게 혼선만 주게 될 뿐”이라며 “향후 모든 행동은 고객 보호 차원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업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며칠간 노조의 태도를 보고 점차 영업을 정상화할지 판단할 것”이라며 “노조원의 근무여부를 기록해 일하지 않고 태업 등을 일삼으면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법적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SC제일銀, 이미지 이대로 추락?
노조는 지난달 31일 하루짜리 파업을 벌였다. 복귀후 이틀만에 또다시 파업을 한 것이다.
이 같은 노조의 행동에 시민들의 반응도 좋을리 없다. 파업이 장기화되자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임금이 지급되지 않자 업무에 복귀해 월급은 받으면서 투쟁은 계속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SC제일은행 도화동 지점에서 만난 한 고객은 “노조원들이 결국 돈이 막히니깐 월급받으러 업무복귀한 것이 아니냐”면서 “은행이 이 같은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이 충분히 이해된다”고 꼬집었다.
노조 측은 파업에 불참하거나 중도에 복귀한 노조원 100여명에 대해 자체 징계를 할 예정으로 알려져 ‘노노갈등’의 우려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측의 강경한 입장이 문제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근본적으로 ‘성과주의’를 내세우며 노조원들을 지나치게 압박해 사태가 여기까지 온 것이라는 의견이다.
사측은 호봉제 폐지와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력히 추진했으며, 노조는 이에 총파업에 돌입했다.
SC제일은행 측이 챙겨가는 이득을 살펴보면 2009년 2500억원, 지난해 2000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도 각각 62%, 57.8%에 달한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님에도 더 많은 이익을 위해 노조의 총파업마저 무릎쓴다는 것은 국내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과 함께 결국 고객들을 저버리는 행위라는 비판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총 파업의 의미조차 퇴색되고 있다는 비난의 여론도 들끓고 있다.
한 금융관계자는 “사태가 이보다 악화될 수는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성과급제 도입을 폐지한다고 해서 은행 상황이 좋아질 지는 의문”이라며 “이미 (SC제일은행의) 이미지는 바닥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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