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행진 LCD, 미운오리 되나

산업1 / 전성운 / 2012-02-27 11:24:56
삼성, LCD사업 11년만에 분사

삼성전자가 LCD 사업부 분할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투자 및 중요 전략에 관한 의사결정을 신속히 함으로써 디스플레이 사업의 전문성을 제고 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분할된 LCD 사업부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합병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LCD의 전성기가 지나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LCD사업부 분할이 삼성전자의 세트사업부와 아몰레드(AMOLED) 부분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작 SMD 내부는 이러한 움직임에 편치 않은 반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LCD사업부의 분할을 통한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으로의 변신을 공식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경영이사회를 열고 LCD사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LCD사업부를 분할하는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디스플레이 시장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속한 의사결정 체제와 경영자원의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한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CD사업부는 다음달 중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분할 승인을 거쳐 4월경 초기 자본금 7500억원 규모의 신규법인으로 출범하게 된다. 삼성전자 LCD사업부장 박동건 부사장은 “이번 분할로 LCD사업의 스피드경영이 기능하게 됐다”며 “사업경쟁력 강화를 통해 고객에게 한 단계 진보된 제품과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서도 지속 성장이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나 에스엘시디 등 그룹 내 다른 디스플레이 사업 관련 회사와 합병 등 다양한 사업구조 개편방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디스플레이, 몇 년 안에 OLED로 급변한다


삼성전자의 LCD 사업 분할은 최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시장의 폭발적 증가세와 무관하지 않다. OLED는 작년 한해동안 세계시장 규모가 2.4배 성장했고, 올해도 2.5배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OLED 디스플레이는 ‘형광성 유기화합물질에 전류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를 이용해 만드는 디스플레이로 LCD에 비해 얇게 만들 수 있고 화면에 잔상이 남지 않는 장점도 있다. 이에 따라 기존 LCD(액정표시장치)를 빠르게 대체할 새로운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작년 LCD 시장 규모는 2010년에 비해 6.3% 감소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OLED 디스플레이 시장규모는 전년에 비해 2.4배 성장했다. 스마트폰 등 소형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는 AM(능동형) OLED 시장이 2.7배 성장했고 PM(수동형) OLED 시장도 소폭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아몰레드 시장은 다시 2.5배 성장할것”으로 전망했다.


작년에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 국내업체가 생산한 OLED 디스플레이의 규모도 전년보다 2.6배 성장했다. 전세계 생산량의 61.5%다. 반면 LCD 국내 생산규모는 전년보다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LCD사업부를 분리,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 같은 OLED 시장의 폭증세를 고려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LCD 기반시설을 이용해 대형 OLED 패널 생산을 시작한다면 삼성전자의 OLED 시장 선점은 가속도를 낼 것으로 분석했다.


◇ 아몰레드로 사업 구조 재편 가속화


글로벌 디스플레이 1위인 LCD사업부와 전 세계 OLED 시장 96%를 점유하고 있는 SMD가 합병하게 되면 연 매출 30조 규모의 세계 1위 기업 자리를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LCD사업부 분할로 아몰레드(AMOLED) 사업에 역량을 집중시켜 사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LCD 사업은 2009년 이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급과잉으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여기에 모바일 기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인 아몰레드 시대가 앞당겨지기 시작했다.


아몰레드 합작사 출범 후 삼성전자 LCD 사업부와 SMD는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여왔기 때문에 경영상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아몰레드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작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생산라인의 전환은 물론 인력 이동 등 LCD 대신 아몰레드에 투자가 집중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LCD 사업부를 분할함에 따라 LCD와 아몰레드의 독립으로 미국의 애플과 같은 세트고객과의 사업 영위를 통한 협력관계 강화, 아몰레드사업 집중으로 디스플레이 경쟁력 확대, Oxide TFT 기술과 투명·플렉서블 디스플레이와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에 선제적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시장은 몇 년 안에 LCD에서 OLED로 급변하게 될 것”이라며 “삼성의 전략은 모바일과 TV에서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수익성 악화 예상돼 꼬리 자르기?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SMD 일각에서는 불만이 새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평가되고 있는 SMD와 적자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LCD사업부의 합병은 SMD 입장에서 탐탁지 않기 때문이다.


SMD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산업이 성장하면서 지난해 약 6조6000억원의 매출을 달성, 2010년 보다 50% 이상 성장해 2008년 설립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LCD사업부는 작년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적자폭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합병 추진이 삼성전자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경영 방식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난이 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삼성전기가 성장동력으로 추진하던 LED 사업을 인수했고, 2010년에는 삼성테크윈의 디지털카메라 부문을 삼성전자로 이관시켰다.


SMD의 지분 역시 당초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각 50%씩 보유하고 있었지만, 삼성전자가 독단으로 지난해 3월 유상증자를 통해 64.4%를 가지게 됐다.


반면 삼성 LCD는 삼성전관(현 삼성SDI)에서 시작해 1991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로 둥지를 옮겨, 2004년 사업부로 승격됐고, 2007년부터 4년 연속 연간 2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갤럭시S2가 등장하기 이전 삼성전자의 효자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향후 수 년내에 LCD 사업은 사양산업으로 밀려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잇자 미리 꼬리자르기를 했다는 분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 삼성SDI로 이관했던 태양광사업이 결국 철수한 것도 이와 비슷한 사례로 볼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 주가 등이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예전에 비해 수익성 향상에 신경을 더 쓰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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