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ING생명의 새 주인이 될 수 있을지에 보험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B금융은 한국법인 인수 의향을 꾸준히 밝혀왔지만 일각에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유력 후보인 KB금융지주가 탈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ING그룹이 한국법인을 따로 매각하는 것보다 일본과 동남아 등 다른 사업부문과 묶어 일괄 매각하는 데 무게를 두는 점 등이 이런 관측의 근거다.

최근 KB금융은 지난달 마감된 ING생명 한국법인 매각 본 입찰에 참여, 은행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험 영역까지 확장될 기회를 잡았다.
ING생명 한국법인은 2011회계연도 수입보험료가 4조1000억원, 자산은 21조원으로 업계 5위권으로 KB금융이 ING생명 한국법인을 품에 안으면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생보업계 ‘빅4’로 부상 가능 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지난 8일 한 국제포럼에서 “ING생명 한국법인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달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며 본 입찰에서 KB금융이 제시한 인수가는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 낮은 인수가, 패키지 딜 ‘걸림돌’
문제는 KB금융이 써낸 입찰가격이 낮은 데다 ING그룹이 한국법인과 다른 매각 대상을 묶어 파는 패키지 딜을 원하는 점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ING생명 측이 한국법인 매각가를 3조5000억원대로 추산한 것에 비해 입찰에 단독 참여했던 KB금융은 인수 대금으로 2조6000억원 수준을 써 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내부에서는 지금 써낸 가격이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ING생명 관련 여러가지 사항들을 검토해 본 결과 더 써낸다는 것은 무리”라며 “리스크요인을 감안하면 값을 더 쳐주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양측 간 가격조율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ING그룹은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자 동남아법인 등의 입찰에 참여한 AIA와 매뉴라이프 등을 한국법인 인수전에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AIA와 매뉴라이프 등이 ING생명의 일본이나 동남아 사업부문과 함께 한국법인을 패키지로 인수하려 한다면, KB금융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시도는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 시험대 오른 어윤대 회장의 리더쉽
대선 등 정치일정과 어윤대 회장의 리더십 등도 KB금융의 ‘인수불발론’의 근거로 꼽힌다. 조직 안팎이 혼란스런 상황에서 어윤대 회장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와 관련한 각종 난관과 잡음을 뚫고 나갈 추진력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가 확실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또, 업계는 KB금융의 설계사 조직 관리 경험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은행 위주의 보수적 조직인 KB금융이 ING생명 한국법인이 보유한 방대한 고학력·남성중심 보험설계사 조직을 관리, 육성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 설계사 조직은 은행 영업 조직과는 성격이 달라서 KB금융이 이를 그룹 문화의 하나로 끌어안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KB생명이라는 소형 생보사만을 운영해 본 KB금융이 그런 역량을 갖췄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역으로 “ING생명 한국법인 설계사 조직의 매력이 과거만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08년 1만명에 달했던 ING생명 한국법인 설계사 수는 최근 7천명 수준까지 급감했다. 올해 초에는 AIA생명의 설계사 영입 드라이브로 ING생명 설계사들이 대거이탈하기도 했다.
ING생명 한국법인 측 내부 상황도 만만치 않다. 최근 노조원 700여명중 600여명이 단체협약에 따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고용안정협약서 체결, 성과급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ING생명 내부에 KB금융의 인수를 환영하는 분위기도 있다. 기존에 거론되던 AIA나 대한생명은 이미 국내에 자리를 잡고 있는 보험사이니만큼 구조조정의 폭이 클 것이지만, KB금융은 방카슈랑스 영업 외에는 이렇다 할 지점망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100% 가까운 고용승계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앞서 이기철 ING생명 한국법인 노조위원장은 “사측이나 ING생명 한국법인을 인수할 새 주인이 고용 보장 등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투쟁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은행 노조 역시 무리를 해서 인수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을 갖고 사태를 주시하고 있어 내부 교통정리 또한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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