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개편 논의 속 의료현장·보험업계 엇갈린 시각

경제·금융 / 김연수 기자 / 2026-03-12 16:36:00
비급여 진료 영향 전망…환자 감소·수요 불안 우려
보험업계 “비급여 관리로 손해율 안정 기대”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정부가 실손보험 제도 개편을 통해 비급여 진료 관리 강화를 추진하면서 의료현장과 보험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도 변화가 의료서비스 이용과 보험시장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비급여 관리 강화를 위해 일부 항목을 ‘관리급여’ 체계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관리급여는 기존 비급여 항목 가운데 일부를 건강보험 체계에 편입해 진료비와 급여 기준을 설정하고 관리하는 제도다. 

 

▲ 실손보험 개편 논의 속에 비급여 진료를 둘러싼 보험업계와 의료현장 간 시각차가 나타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관리급여 항목으로 지정될 경우 환자의 본인부담률은 최대 95% 수준까지 높아진다. 예를 들어 비급여 진료비가 10만원일 경우 환자가 약 9만5000원을 부담하고 건강보험은 5000원만 부담하는 구조다.

대표적인 비급여 항목인 도수치료의 경우 의료기관에 따라 1회 진료비가 보통 5만~15만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어 관리급여 적용 시 환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초 의료계와 금융권에서는 올해 상반기 제도 도입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세부 기준 협의와 의료계 반발 등으로 시행 시점은 올해 3분기 이후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현장에서는 제도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도수치료 중심의 물리치료 시장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도수치료 환자 비중이 상당한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근무하고 있는 물리치료사 K씨는 “현재 근무하는 병원의 경우 도수치료 환자 비중이 하루 평균 20~25% 정도”라며 “회사 밀집 지역 병·의원의 경우 이보다 비중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환자들이 상담 과정에서 ‘실비 적용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묻는 경우가 늘었고 치료를 처방 받고도 거절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실손보험과 연관된 대표적인 비급여 진료 항목으로는 도수치료 외에도 비급여 주사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초음파 검사 등이 있다.

 

특히 도수치료와 일부 비급여 주사치료가 이번 실손보험 제도 개편 논의에서 주요 관리 대상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체외충격파 치료 역시 향후 관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제도 개편 논의가 이어지면서 물리치료 업계 내부에서도 향후 시장 변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도수치료 관련 학회 교육 수강생이 감소하는 등 근골격계 분야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줄어드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또 다른 물리치료사는 “도수치료가 관리급여 체계로 전환될 경우 해당 치료를 받는 환자 수가 크게 줄어들 수 있고 이에 따라 근골격계 분야 물리치료사의 수요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손보험에서 보장되는 비급여 진료는 물리치료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통증 치료 목적의 각종 비급여 주사 요법이나 MRI·초음파 등 영상검사도 치료 목적일 경우 실손보험 청구가 이뤄지는 대표적인 항목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일부 특수검사나 치료 재료 등 다양한 의료 행위가 비급여로 분류되면서 실손보험 보장 범위는 의료 전반에 걸쳐 형성돼 있다.

◆ 비급여 관리 필요성 강조하는 보험업계

반면 보험업계는 비급여 진료 증가가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는 입장이다. 최근 5년간 실손보험료 누적 인상률은 약 46% 수준에 달한다.

보험금 지급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 등 5대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지급보험금은 지난해 약 10조9800억원으로 전년보다 11% 이상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도수치료 등 일부 비급여 항목을 활용한 과잉진료 사례가 통계와 현장에서 모두 확인되고 있으며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며 “비급여 관리 체계 마련과 함께 실손보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이 실물연계자산(RWA)의 토큰화 사업을 글로벌 유통과 담보 활용으로 확대한다. 단순히 자산을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치 검증과 블록체인 간 연결을 통해 금융상품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30일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에 따르면 회사는 블록체인 데이터 인프라 기업 체인링크(Chainlink)와 글로벌 디지털자산 플랫

    2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 납입일 확정…AI 팩토리 자금조달 본궤도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 납입일 확정…AI 팩토리 자금조달 본궤도

    네이버가 엔비디아의 전략적 투자 일정과 절차를 확정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보라는 선결 조건을 충족하면서 대규모 AI 팩토리 사업에 필요한 자본 조달이 구체화됐다.네이버(대표 최수연)는 30일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납입일을 기존 10월 30일에서 11월 6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상장 예정일도 11월 20일에서 27일로

    3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원회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부실이 확산할 우려가 있는 금융회사를 신속하게 정리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보험사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며, 긴급 상황에서는 주주총회와 입찰 등 기존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다.금융위원회는 29일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과 예금자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

    4
    GC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국내 허가…혈액제제 사업에 1700억 대출 승인

    GC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국내 허가…혈액제제 사업에 1700억 대출 승인

    GC녹십자가 중추신경계 증상을 동반한 헌터증후군 치료제의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와 별도로 추진하는 차세대 혈액제제 개발·생산 사업에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1700억원의 대출 지원이 승인됐다.30일 GC녹십자(대표 허은철)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뇌실투여형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아이씨브이주(Hunterase ICV)'의 국내 품

    5
    [오늘의 게임] 그라비티 동남아 출시·카카오게임즈 베타 돌입…게임업계 연말 일정 본격화

    [오늘의 게임] 그라비티 동남아 출시·카카오게임즈 베타 돌입…게임업계 연말 일정 본격화

    게임업계가 신작 출시와 베타 테스트, 글로벌 성과, e스포츠 등으로 4분기 주요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그라비티 홍콩 지사 그라비티 게임 비전(GGV)은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Ragnarok: GO’를 태국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11개 지역에 출시했다고 29일 밝혔다.‘Ragnarok: GO’는 ‘라그나로크’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방치형 R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