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보험 가입 6배 늘었다”…보장 ‘명예훼손·변호사 비용’ 중심

경제·금융 / 김연수 기자 / 2026-05-15 13:30:16
성희롱·악성 민원 대비 교직원보험 수요 확대 “교권 약화 체감”
상해 중심서 법률 리스크 대응으로 변화…하나손보 시장 선점 지속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학생과 학부모의 폭언·성희롱·악성 민원 등에 대비해 교권침해보험에 가입하는 교사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보험 보장도 단순 상해 중심에서 명예훼손과 형사소송 변호사 비용 등 법률 리스크 대응 형태로 변화하는 분위기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손해보험의 교권침해 담보 가입자는 이달 기준 9312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 1477명과 비교하면 약 6.3배 늘어난 규모다. 

 

▲ 15일 스승의 날을 맞았지만, 교권침해와 악성 민원 증가로 교직원 대상 법률비용·명예훼손 보장 보험 가입이 늘고 있다/이미지=생성형AI

보험금 지급 건수도 2018년 8건에서 2022년 106건, 2023년 215건으로 늘었다. 2024년 132건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지난해 168건으로 다시 증가했고 이달까지 53건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에서는 최근 교육 현장의 교권 침해 양상이 과거 물리적 충돌 중심에서 언어적, 법적 갈등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 최근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를 향한 폭언과 성희롱, 악성 민원, 아동학대 신고 갈등 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한 학부모가 담임교사에게 협박성 편지를 보낸 사례가 알려졌고,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성적 비하 표현과 욕설 문제가 수개월간 이어진 사례도 드러났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교사들의 법률 리스크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학부모 민원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교사들이 수업보다 분쟁 가능성을 먼저 고민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교권침해보험도 변화…상해보다 ‘법률비용’ 보장 확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발표한 ‘2024년 교권보호 및 교직 상담 활동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침해 접수·처리 건수는 504건으로 3년 연속 500건을 웃돌았다. 이 가운데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208건(41.3%)으로 가장 많았고, 아동학대 신고 관련 사례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교육부의 ‘2024학년도 교육활동 침해 실태조사’에서도 지난해 전국 교원보호위원회 개최 건수는 4234건으로 집계됐다. 2023년 5050건보다는 줄었지만, 2022년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보험 상품 구조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변하고 있다.

과거 교직원 보험이 상해·배상책임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명예훼손, 모욕, 성희롱, 형사소송 변호사 선임 비용 등 법률 대응 성격이 짙어지는 추세다.

실제 하나손해보험의 교권침해 보험금 지급 사유 가운데 명예훼손·모욕·교사지도 불응이 전체의 81%를 차지했다. 성희롱 등 성폭력과 상해·폭행은 각각 6% 수준이었다.

교사업무 중 배상책임 담보 계약 보유 건수도 이달 기준 9743건으로 2018년 2377건 대비 약 4배 증가했다. 형사소송 변호사 선임 비용을 보장하는 담보는 지난해 출시 이후 569명이 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 하나손보 시장 선점…“타 보험사 진입 유인 제한적”

현재 교권침해 특화 담보 시장에서는 하나손해보험의 존재감이 가장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손보는 전신인 더케이손해보험 시절부터 교직원 대상 보험 상품을 운영해왔으며 교권침해 피해와 교사업무 중 배상책임, 아동학대 형사소송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을 보장하는 특약을 판매 중이다.

실제 하나손해보험의 ‘하나더퍼스트 교직원안심보험’은 교권침해 피해 보장뿐 아니라 교직원 아동학대 형사소송 변호사 선임 비용, 교원소청 청구 변호사 비용, 업무 중 배상책임 등을 함께 보장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정교사뿐 아니라 기간제 교사까지 보장 범위를 넓힌 점도 특징이다.

다른 손해보험사들도 교직원 대상 보험 시장에 일부 참여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교원배상책임보험 등을 통해 교사업무 중 발생할 수 있는 배상책임 위험을 보장하고 있으며 DB손해보험 역시 법률비용 보장 중심의 교직원 관련 상품을 운영해왔다. 한화손해보험도 최근 교권 보호 및 법률 지원 관련 상품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교권침해 특화 보험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직원 보험은 가입 대상이 제한적인 데다 담보 적용 사례도 많지 않아 시장 확대 기대가 크지 않은 편”이라며 “과거 더케이손보 시절부터 교사 고객 기반을 확보한 하나손보와 달리 다른 보험사들은 시장 진입 유인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나손해보험 관계자는 “최근 교권침해 보장 사례를 보면 학생들의 폭언·폭력뿐 아니라 성희롱 등 교사에 대한 침해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체감된다”며 “교권 약화로 인한 스트레스와 업무 부담이 커지면서 이에 대비하려는 교사들도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직원안심보험 운영과 함께 교육 현장의 교사들을 응원하기 위한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권침해와 법적 분쟁 우려가 커지면서 교육 현장에서는 교사 보호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스승의 날을 맞은 교실에서 교사들이 카네이션보다 ‘자기방어’를 먼저 고민하는 현실이 보험 가입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예비입찰에 불참했던 CJ그룹이 중앙일보 본입찰을 사흘 앞두고 다우키움그룹과 공동 인수를 추진하면서 막판 행보를 바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현 회장의 기존 투자 결정 패턴에 비춰 새로운 제안이나 거래조건 변화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다우키움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19일 중앙일보 인수 본입찰에 참

    2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 동안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의 사업구조도 달라졌다. 완성차 생산과 판매를 지원하던 계열사들이 외부 고객과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하면서 그룹의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주목할 변화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정몽구 명예회

    3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의 핵심 변화는 자동차 제조기반의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는 데 있다. 기존 공장과 공급망을 인공지능(AI)·로봇 기술의 실증 및 사업화 기반으로 활용하면서 자동차 중심의 산업구조를 확장하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 14일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을 이어받았다. 정몽구 체제가

    4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사업이 법인 재편을 거치면서 미국 정부 대응체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 로비업체의 활동 종료 신고가 확인된 가운데 올해 신설법인이 체결한 계약에는 해외투자 규제 준수가 공식 의제로 등장했다.16일 토요경제가 미국 연방의회 로비활동 공개시스템(LDA)과 SK하이닉스 공시를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대표이사 곽노정)의 미국

    5
    [게임업계동향] 카카오게임즈 '도깨비의세계' 매출 1위…쿠키런은 할리우드로

    [게임업계동향] 카카오게임즈 '도깨비의세계' 매출 1위…쿠키런은 할리우드로

    게임업계에서 신작 흥행과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콘텐츠 다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MMORPG로 앱마켓 매출 1위에 올랐고 데브시스터즈·그라비티·네오위즈는 영화와 보드게임, 출판·공연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대표 한상우)가 퍼블리싱하고 슈퍼캣이 개발한 2.5D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