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산업 / 조민규 기자 / 2026-10-16 23:12:48
2022년 포브스테이트 통해 반도체법·수출통제 대응
당시 4분기 로비 수입 8만달러…종료 신고도 확인
올해 법인 재편 후 발라드파트너스 선임…정책 현안 달라져
▲ AI 생성 이미지 [토요경제]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사업이 법인 재편을 거치면서 미국 정부 대응체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 로비업체의 활동 종료 신고가 확인된 가운데 올해 신설법인이 체결한 계약에는 해외투자 규제 준수가 공식 의제로 등장했다.

16일 토요경제가 미국 연방의회 로비활동 공개시스템(LDA)과 SK하이닉스 공시를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대표이사 곽노정)의 미국 낸드사업 법인은 2022년 워싱턴 소재 로비업체 포브스테이트(Forbes-Tate)를 통해 의회 로비활동을 진행했다.

당시 의뢰인은 'SK하이닉스 낸드 프로덕트 솔루션즈(SK hynix NAND Product Solutions Corp.)'로, 솔리다임(Solidigm)이라는 상호를 사용했다.

2023년 1월 제출된 2022년 4분기 로비활동 보고서에는 구체적인 정책 현안으로 '반도체지원법 시행과 수출통제(CHIPS and Science Act of 2022 implementation, and export controls)'가 명시됐다.

로비 대상 기관은 미국 상원과 하원이었으며, 포브스테이트는 해당 분기 솔리다임 관련 로비 수입으로 8만달러를 신고했다. 이는 로비업체가 신고한 분기 수입으로 SK하이닉스의 전체 미국 대관비용과는 구분된다.

특히 미국 로비공시 분석자료에는 포브스테이트가 2022년 4분기 해당 법인에 대한 로비활동 종료 보고서(Termination)를 제출한 기록도 남아 있다.

당시 계약의 종료 신고가 확인된 만큼 올해 신규 로비계약을 기존 계약의 단순 연장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다만 중간 기간 다른 로비계약의 존재 여부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올해 새롭게 등장한 계약 상대방은 발라드파트너스(Ballard Partners)다.

솔리다임은 지난 9월 24일을 효력 발생일로 발라드파트너스를 선임하고 이달 14일 미국 의회에 등록했다. 브라이언 발라드 창업자를 포함한 로비스트 5명이 신고서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계약에서 주목할 부분은 로비 목적이다. 신고서에는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제조정책 및 해외투자 규제 준수(Domestic memory chip manufacturing policy and outbound investment compliance)'가 명시됐다.

2022년 신고서가 반도체지원법과 수출통제를 중심으로 작성됐다면 올해 계약에는 해외투자 규제 준수가 구체적인 대응 현안으로 등장한 것이다.

두 계약 사이에는 법인구조 변화도 있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기존 미국 법인인 SK하이닉스 낸드 프로덕트 솔루션즈의 낸드플래시와 SSD 판매·연구개발 사업을 신설법인 솔리다임(Solidigm Inc.)으로 이전하는 사업 재편을 추진했다.

지난 3월 정정 공시에서 영업양도 예정일은 3월 1일로 변경됐다. 이후 공개된 반기 재무자료에서는 해당 사업이 상반기 중 신설법인으로 이전됐다고 명시했다.

기존 법인은 인공지능(AI) 투자와 관련 솔루션 사업을 담당하고, 신설 솔리다임은 낸드플래시와 SSD 사업을 맡는 구조다.

따라서 2022년과 올해 로비계약은 솔리다임이라는 사업 브랜드를 공유하지만 법률상 의뢰 법인은 다르다. 이를 동일 법인의 단순한 로비업체 교체로 보기는 어렵다.

SK그룹 북미 대관조직인 SK아메리카스(SK Americas)도 앞서 발라드파트너스를 선임했다.

SK아메리카스는 반도체 관련 정책 전반을 신고한 반면 신설 솔리다임은 미국 내 제조정책과 해외투자 규제 준수를 별도로 명시했다. 그룹 차원의 대관업무와 개별 반도체 사업 법인의 규제 대응을 각각 계약에 반영한 것이다.

다만 두 계약 사이의 구체적인 업무 분담과 비용 배분은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의 해외투자 규제는 최근 실제 제재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7일 해외투자안보프로그램(OISP) 시행 이후 첫 민사 제재 사례를 발표했다. 미국 기업 아미디(Amidi)가 지배하는 해외 법인을 통해 중국 AI 기업에 투자하면서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20만달러의 제재금을 부과한 것이다.

2025년 1월 시행된 이 제도는 미국인이나 미국 법인이 중국의 반도체·인공지능·양자기술 분야에서 진행하는 특정 투자를 금지하거나 신고하도록 규정한다.

이번 제재는 솔리다임과 무관하지만 해외투자 규제 준수가 실제 법 집행 대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중국 다롄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추가 반입하기 위한 허가 문제도 미국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

로이터통신(Reuters)은 지난 15일 SK하이닉스가 미국 내 낸드플래시 생산시설 투자 가능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다롄공장 장비 수출허가 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다롄공장 장비 반입은 미국 상무부의 수출통제에 해당하며, 재무부의 해외투자 규제와는 별개다. 솔리다임의 신규 로비계약이 특정 장비 수출허가나 미국 공장 인허가를 목적으로 체결됐다는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 추진 역시 이번 로비계약과 직접 연결할 근거는 없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일 솔리다임의 자본 조달 방안과 관련해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공개된 신규 등록신고서에는 발라드파트너스의 계약 보수와 실제 활동비용이 기재되지 않았다.

앞으로 분기별 로비활동 보고서가 공개되면 신설 솔리다임이 미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어떤 정책 현안에 대응했는지, 관련 비용을 얼마나 지출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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