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보유세 강화 공감대…관건은 범위와 속도”

경제·금융 / 위아람 기자 / 2026-07-23 14:57:44
양도세 비용 인정·1주택 보호·다주택 차등 과세 언급…공공임대는 역세권 고품질로 전환 시사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보유세 강화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세 부담을 급격히 높일 경우 강한 조세 저항이 불가피한 만큼, 강화 폭과 적용 범위, 1주택자와 다주택자 간 차등 설계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대토론회에서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은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것”이라며 “어느 범위에서 어느 정도로 강화할지, 어떤 차등을 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의 핵심은 보유세 강화의 방향성보다 속도 조절이었다. 이 대통령은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현재보다 세 배가량 올려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하면서도, 급격한 인상은 “폭동 비슷한 상황”을 부를 수 있다고 했다. 보유세 정상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실적 조세 저항을 고려해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고가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부자가 돼 비싼 집에서 높은 세금을 내는 사람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 부담 강화가 단순한 징벌적 과세로 비치지 않도록, 납세자에 대한 사회적 존중과 조세 형평성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정책 차등의 기준으로는 실거주 1주택자와 자산 증식 목적의 다주택자를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진짜로 살기 위해 산 집에 대해서는 보호 정책을 써야 한다”면서도 “돈을 벌기 위해 여러 채를 매입하는 경우는 당연히 차등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초고가주택 기준과 다주택자 과세 수준을 어떻게 정할지가 향후 세제 개편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토론회에서는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연계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한 참석자가 보유세 증가분을 양도세 계산 때 비용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제안하자, 이 대통령은 “일리 있는 얘기”라며 검토 필요성을 언급했다. 보유기간 중 낸 세금을 양도차익 계산에 반영하자는 취지로, 보유세 강화에 따른 조세 저항을 완화할 수 있는 보완책으로 거론될 수 있다. 관련 학계 논의에서도 주택 보유세 부담을 양도차익 계산 시 필요경비로 반영하는 방안은 조세 형평성 측면에서 검토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보유세 개편 논의가 민감한 이유는 한국 부동산 세제가 보유세만으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함께 작동하는 이원 구조다. 최근 분석에서는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 부담이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거래세 등까지 포함하면 세 부담 구조가 주요국과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공급정책에서도 방향 전환을 시사했다. 그는 공공임대주택에 대해 과거처럼 소형·저품질 주거로 인식돼서는 안 된다며, 역세권 중심의 고품질 아파트를 장기적으로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산층도 입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를 확대해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재개발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용적률을 높이는 방식이 주택 공급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집값 상승의 유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언급했다. 공급 확대와 투기 유발 가능성 사이에서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번 발언은 향후 부동산 세제 개편의 방향을 보여준다. 정부가 보유세 강화, 실거주 1주택자 보호, 다주택자 차등 과세, 양도세 보완, 고품질 공공임대 공급을 한 묶음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보유세는 세 부담이 매년 반복되고 체감도가 큰 세목인 만큼, 실제 입법 과정에서는 과세 기준과 속도를 둘러싼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부동산 정책의 폭발력을 언급하며 “정치적 손해를 보더라도 대비는 해야겠다”고 했다. 부동산 가격과 세 부담, 공급 확대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첨예한 만큼, 이번 토론회는 보유세 강화의 출발점이라기보다 세제와 공급정책을 어떻게 함께 설계할 것인지 묻는 신호탄에 가깝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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