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퇴직연금 수익률 1위 굳히기…연금자산 5조원 정조준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7-23 14:19:55
IRP 원리금비보장형 3개 분기 연속 선두
DC·DB 10년 수익률도 증권업계 1위…연금 조직 확대 승부
▲하나증권이 퇴직연금 주요 부문에서 업계 상위권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하나증권]

 

하나증권이 개인형퇴직연금(IRP)부터 확정기여형(DC), 확정급여형(DB)까지 퇴직연금 주요 부문에서 업계 상위권 수익률을 기록하며 연금 자산관리 사업을 키우고 있다. 단기 시장 상승에 따른 성과뿐 아니라 10년 장기 수익률에서도 선두에 오르면서 퇴직연금 사업자 간 경쟁의 무게중심이 상품 판매에서 장기 운용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하나증권의 개인형 IRP 원리금비보장형 1년 수익률은 54.91%로 집계됐다. 3년 수익률은 23.33%를 기록했다. 두 지표를 바탕으로 하나증권은 해당 부문에서 3개 분기 연속 증권업계 1위에 올랐다.

퇴직연금은 가입 기간이 길고 적립금이 지속적으로 쌓이는 상품인 만큼 단기간의 높은 수익률보다 중장기 성과가 중요하다. 특정 시기 증시 상승이나 위험자산 편입 비중에 따라 1년 수익률은 크게 달라질 수 있지만, 장기간 손실을 관리하며 복리 수익을 쌓는 역량은 사업자의 자산배분과 사후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하나증권은 DC형과 DB형에서도 장기 운용 성과를 앞세웠다. 올해 2분기 기준 DC 원리금비보장형 10년 수익률은 9.55%, DB 원리금비보장형 10년 수익률은 7.03%로 각각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DC형은 가입자가 직접 운용상품을 선택하고 그 결과에 따라 퇴직급여가 달라진다. 반면 DB형은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지고 근로자에게 사전에 정해진 퇴직급여를 지급한다. 두 제도에서 모두 장기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개인 고객 대상 투자상품 공급뿐 아니라 법인 퇴직연금 자금의 운용과 관리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최근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머물던 자금이 상장지수펀드(ETF), 타깃데이트펀드(TDF), 채권형·혼합형 펀드 등 투자형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물가 상승과 저금리 상품의 제한된 수익률을 고려할 때 장기간 적립되는 연금 자산을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이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은 은행과 보험사보다 상대적으로 다양한 투자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국내외 ETF와 펀드, 채권 등을 활용해 가입자의 연령과 은퇴 시기, 위험 성향에 맞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하나증권도 연금 사업을 단순한 계좌 유치 경쟁보다 장기 자산관리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최근 연금컨설팅실을 신설하고 기존 조직을 연금자산관리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연금상품 공급과 영업 지원에 머물지 않고 고객별 포트폴리오 설계와 사후관리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상품 구성에서는 글로벌 ETF를 비롯한 국내외 투자상품을 활용하고 있다. 투자자의 위험 감내 수준과 은퇴까지 남은 기간을 기준으로 주식과 채권, 대체자산 등의 비중을 달리하고, 시장 변화에 맞춰 정기적으로 리밸런싱하는 방식이다.

영업점 상담과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연계한 것도 연금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퇴직연금은 세제 혜택과 중도인출 제한, 연금 수령 방식 등 고려해야 할 조건이 많아 단순한 비대면 상품 가입만으로는 고객의 장기 운용을 지원하기 어렵다. 대면 상담으로 복잡한 제도와 투자전략을 설명하면서 디지털 채널을 통해 수익률과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퇴직연금 사업에서 수익률은 신규 고객 유치뿐 아니라 기존 가입자의 자금 이동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등을 통해 가입자가 기존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다른 금융회사로 계좌를 옮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사업자 간 수익률과 서비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퇴직연금사업자 평가의 원리금비보장형 수익률 부문에서도 4년 연속 상위 10% 사업자에 포함됐다. 단기 성과가 아닌 지속적인 수익률 관리 능력을 외부 평가에서 인정받았다는 설명이다.

운용 성과는 자산 성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합한 전체 연금자산 5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연금 자산은 고객이 장기간 유지하는 특성이 있어 증권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과 자산관리 고객 기반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다만 높은 수익률만으로 퇴직연금 사업자의 경쟁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리금비보장형 상품은 주식시장과 금리, 환율 변화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사업자별 위험자산 편입 비중과 고객 구성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투자자는 단순히 1년 수익률만 비교하기보다 3년과 5년, 10년 성과와 변동성, 수수료, 상품 선택 범위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퇴직연금은 수십 년간 운용되는 장기 자금인 만큼 시장이 좋을 때 높은 수익을 내는 것보다 하락장에서 손실을 제한하고 이후 회복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하다. 연령과 은퇴 시기를 고려하지 않은 고위험 투자는 단기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은퇴가 임박한 가입자에게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김승균 하나증권 연금사업단장은 “연금은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필수 자산인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분산투자와 리밸런싱을 통한 지속적인 수익률 관리가 중요하다”며 “사업자의 자산관리 역량 차이가 고객의 장기 수익률 격차를 키울 수 있는 만큼 생애주기를 고려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이 연금자산 5조원 고지를 넘어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재의 높은 수익률을 장기간 유지하는 동시에 위험관리와 고객별 맞춤형 운용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경쟁은 결국 어느 사업자가 가장 높은 단기 수익률을 냈느냐보다 고객의 은퇴 시점까지 안정적인 성과를 지속할 수 있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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