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 정정훈호 1년, 이익 늘고 재무 부담도 커져

경제·금융 / 위아람 기자 / 2026-07-27 13:55:03
부채비율 213.7%·단기조달 비중 29.3%
캠코 “정책사업 확대 영향, 자본금 증자 협의”
▲한국자산관리공사 홈페이지 캡쳐[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세제실장 출신으로 ‘알박기 인사’ 논란 속에 취임한 정정훈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이 취임 1년을 넘겼다. 정 사장 취임 후 처음 공개된 연간 결산에서 순이익은 5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총차입금은 11조원에 육박했고 부채비율과 단기조달 비중도 상승했다. 새출발기금 출자지분에서는 1조4000억원대 평가손실까지 발생했다. 손익은 개선됐지만 정책사업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도 함께 커진 성적표다.

27일 토요경제 기업재무분석실이 한국신용평가의 2026년 평가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캠코의 2025년 별도 영업수익은 9611억원으로 전년보다 10.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73억원에서 1661억원으로 114.9%, 당기순이익은 312억원에서 1502억원으로 381.4% 늘었다.

이익 확대에는 인수자산 처분이익과 이자수익 증가,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 관련 이익이 영향을 미쳤다. 인수자산 처분이익은 2706억원에서 3513억원으로, 이자수익은 393억원에서 997억원으로 증가했다. 경상적인 수익 기반이 개선된 부분과 자산 처분·시장 변수에 따른 효과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재무상태는 손익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총차입금은 8조7888억원에서 10조8992억원으로 24.0% 증가했다. 공사채는 7조8137억원에서 9조7235억원으로 늘었고, 단기조달 비중은 9.2%에서 29.3%로 20.1%포인트 뛰었다. 부채비율도 202.6%에서 213.7%로 상승했다. 정부 출자로 자본이 늘었지만 정책사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차입 증가 폭이 더 컸다.

캠코는 재무지표 악화가 새출발기금과 새도약기금뿐 아니라 가계 부실채권 인수와 한계기업 경영 정상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등 정책사업 전반의 확대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캠코 측은 이날 본지에 “코로나19와 미국 관세, 중동전쟁 등 연이은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취약 경제주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며 “기업자산 매각 지원, 새마을금고·저축은행 부실채권 인수, 부동산 PF 정상화, 회생·워크아웃 기업 지원 등 다방면에서 유동성 공급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캠코는 정부 예산기관이 아니어서 캠코채 발행 등 금융부채를 통해 사업 재원을 외부에서 조달한다”며 “투자 확대가 캠코채 발행 증가로 이어졌고, 사업 구조상 자금 회수까지 시차가 발생해 일시적으로 부채비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정책사업 수행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단기조달 비중이 한 해 만에 3배 이상으로 높아진 만큼 조달구조의 안정성은 지속해서 점검해야 한다. 정책자금 회수가 늦어지거나 시장금리가 오르면 이자비용과 차환 부담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캠코는 정부 증자와 사업자금 회수, 민간 공동투자 확대를 통해 재무 부담을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캠코 측은 “재무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 정부와 자본금 증자 방안을 협의·검토하고 있다”며 “사업별 회수를 강화해 회수금을 재투자 재원과 부채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간 공동투자 비중을 확대해 직접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을 완화하고 정책 지원 여력을 높이겠다”고 했다. 다만 자본금 증자의 규모와 시기, 올해 말 총차입금과 부채비율, 단기조달 비중의 구체적인 관리 목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새출발기금 출자지분에서는 1조4065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캠코가 출자한 2조4100억원의 공정가치가 1조35억원으로 평가된 결과다. 해당 손실은 당기순이익이 아닌 기타포괄손익과 자본에 반영됐다.

캠코는 새출발기금 관련 손실이 정부로부터 보강받은 자본 2조9100억원 범위에서 관리되고 있어 예상하지 못한 추가 부담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출자지분의 평가가치가 출자액의 절반 이하로 낮아진 만큼 앞으로 채권 회수율과 손실률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새출발기금의 운영체계도 과제로 남았다. 감사원은 지난해 12월 캠코가 변제가능률이 100% 이상인 감면자 1944명에게 총 840억원의 채무를 감면했다고 지적했다. 감사 대상 자료는 정 사장 취임 전인 2025년 3월까지여서 이를 현 경영진이 만든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취임 이후 확인된 제도상 허점을 보완하고 재발을 방지할 책임은 현 경영진에 있다.

2025년 결산에는 정 사장 취임 전 약 4개월의 실적이 포함돼 있어 온전히 정 사장 재임 기간의 성과로 볼 수는 없다. 그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첫 연간 성적표가 보여주는 방향은 분명하다. 이익은 늘었지만 차입금과 부채비율, 단기조달 비중과 정책기금 평가손실도 함께 증가했다.

향후 평가는 정부와 협의 중인 자본금 증자가 실제로 이뤄지는지, 사업 회수금이 부채 상환으로 이어지는지, 급증한 단기조달 비중을 얼마나 낮추는지에 달렸다. 정책사업의 규모를 확대하면서도 재무건전성을 통제할 수 있는지가 정 사장 경영능력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편 정정훈 사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권한대행 체제였던 2025년 5월7일 임기 3년의 캠코 사장으로 취임했다. 야당은 정 사장이 윤석열 정부 세제실장을 맡은 시절인 2023년과 2024년 각각 56조4000억원, 30조8000억원 총 87조2000억원의 세수 결손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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