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6개 부처 개각…경제·법무·AI 라인 동시 바꿔

정치·사회 / 조봉환 기자 / 2026-08-30 13:56:10
재경 이형일·법무 김승원·국방 강신철·국토 홍지선·중기 이소영·성평등 용혜인 지명
▲ 30일 청와대는 개각 인사를 발표했다. 상단 왼쪽부터 재정경재부 장관 후보로 이형일 1차관, 법무부 장관 후보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 국방부 장관 후보 강신철 전 연합사 부사령관. 하단 왼쪽부터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국토부 장관 후보 홍지선 2차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 민주당 이소영 의원. [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재정경제부와 법무부, 국방부 등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했다.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에는 이형일 재경부 1차관,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는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는 강신철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가 지명됐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는 홍지선 국토부 2차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는 이소영 민주당 의원,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발탁됐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30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번 개각을 두고 “전 사회적 대전환을 선도하기 위한 인사”로 설명했다. 장관 6명뿐 아니라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에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국가AI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에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에 이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 대통령 정부특별보좌관에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도 함께 배치됐다.

이번 개각의 첫 축은 경제다. 이형일 후보자는 행정고시 36회 출신의 정통 경제관료다.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등을 거쳤고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와 통계청장도 지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재경부 1차관으로 경제정책을 뒷받침해 왔다. 세수, 경기, 자본시장, 산업투자를 동시에 다뤄야 하는 시점에 정치인보다 관료를 앞세운 인사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인 김승원 의원은 판사 출신 재선 의원이다. 경기 수원 출신으로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사법시험 38회·사법연수원 28기다. 전주지법과 수원지법 판사를 거친 뒤 경기 수원갑에서 21대와 22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로 검찰개혁·사법개혁 입법의 전면에 섰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향후 법무부의 역할 변화가 인사청문회 쟁점이 될 수 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인 강신철 대사는 육군사관학교 46기 출신이다. 한미연합사 정책과장, 합참 작전기획과장, 합참 작전본부장, 지상작전사령부 부사령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을 지낸 군사전략·작전 분야 인사다. 올해 초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에 임명된 뒤 이번에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됐다. 전시작전통제권, 한미동맹, 방산 수출, 중동 안보 협력까지 함께 고려한 인사로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홍지선 차관은 국토·교통 분야 관료다. 강원 동해 출신으로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버밍엄대에서 도시·지역계획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경기도와 국토부에서 도로·철도·건설·도시주택 분야를 두루 거쳤다. 대통령실은 홍 후보자를 “현장형 관료”로 소개하며 주택공급정책 설계와 집행 경험을 강조했다. 부동산 공급 대책이 정국 최대 현안으로 올라온 상황에서 국토부 인사는 시장의 직접 검증을 받게 됐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인 이소영 의원은 재선 의원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민주당 대변인 등을 지냈다.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 51회에 합격했으며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고금리·고물가 이후 소상공인 부담, 벤처투자 위축, 중소기업 에너지·환경 비용 문제가 커진 상황에서 정치인 장관 카드가 나온 셈이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인 용혜인 의원은 1990년생 재선 의원이다. 기본소득당 대표 겸 원내대표로 활동해 왔고, 21대와 22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대통령실은 용 후보자를 디지털성범죄 방지, 일·가정 양립, 사회적 약자 의제에 목소리를 내온 인사로 설명했다. 장관으로 임명되면 성평등가족부 전신인 여성가족부까지 포함해 역대 최연소 장관이 된다.

참모진 인선의 핵심은 AI다. 이해민 신임 AI미래기획수석 내정자는 구글 본사에서 15년간 근무한 IT·AI 전문가로, 2024년 조국혁신당에 영입돼 정치권에 들어왔다. 국회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 분야와 AI·플랫폼 정책을 다뤘다. 하정우 국가AI전략위 부위원장 내정자는 네이버에서 하이퍼클로바X 개발과 AI 전략을 이끌었고, 현 정부 초대 AI수석을 지냈다. AI수석과 국가AI전략위 부위원장을 동시에 보강한 것은 AI를 별도 참모 기능이 아니라 국정 전략 축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번 개각은 세 갈래 신호를 담고 있다. 경제와 국토는 관료를 전면에 세워 정책 집행력을 보강했고, 법무와 중기부는 여당 의원을 기용해 국회 입법과 부처 운영을 연결했다. 성평등가족부와 AI수석에는 민주당 밖 인사를 발탁해 외연 확장 메시지를 냈다. 다만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후보자는 정치색이 뚜렷한 만큼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공방이 불가피하다.

청문회 쟁점은 후보자별로 갈릴 전망이다. 이형일 후보자는 성장률과 세수, 재정건전성, 부동산 세제 조정이 검증대에 오른다. 김승원 후보자는 검찰개혁과 수사권 조정, 사법부와의 관계가 쟁점이다. 강신철 후보자는 한미동맹과 방산, 대북 억지 전략이, 홍지선 후보자는 주택공급 속도와 교통 인프라가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소영 후보자는 소상공인 금융 부담과 벤처 생태계 회복, 용혜인 후보자는 성평등 정책과 세대·성별 갈등 조정 능력을 검증받게 된다.

이재명 정부 2기 내각의 성격은 비교적 분명하다. 경제·부동산·AI는 실행력, 법무·성평등은 개혁성, 중기부는 민생경제를 겨냥했다. 문제는 인사의 메시지가 아니라 성과다. 새 후보자들이 청문회를 통과하면 이재명 정부는 경기 대응, 부동산 공급, 검찰개혁, AI 국가전략을 동시에 밀어붙이는 2기 국정운영에 들어가게 된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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