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해외매출 12.3% 늘었다…구미 수출공장 2000억 투자

기업분석 / 조민규 기자 / 2026-08-27 14:45:40
2분기 해외 성장률 15.1%로 확대…울산 물류거점·일본법인까지 글로벌 기반 강화
▲ 오뚜기의 2026년 상반기 매출 증가율 지표 [기사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이미지]

 

오뚜기가 내수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해외사업의 비중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한 가운데 울산 수출 물류센터를 가동하고 구미에 2000억원 규모의 수출용 라면공장을 짓기로 했다. 다음 달에는 일본 판매법인도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다. 해외 매출 확대가 투자와 유통망 구축으로 이어지는 단계다.

27일 토요경제가 오뚜기(대표이사 함영준·황성만)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연결 매출은 1조89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46억원으로 2.0%, 순이익은 683억원으로 1.3% 늘었다. 매출과 이익이 모두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5.5%로 0.1%포인트 낮아졌다. 원가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외형 성장이 이익 증가보다 빨랐다는 의미다.

해외사업의 성장 속도는 전체보다 빨랐다. 상반기 해외 매출은 2205억원으로 12.3%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6%로 0.8%포인트 상승했다. 회사는 오뚜기밥과 용기면의 국내 판매 증가와 함께 수출 확대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2분기에는 해외 성장세가 더 강해졌다. 연결 매출은 9438억원으로 4.6% 늘었고 영업이익은 453억원으로 0.3% 증가했다. 해외 매출은 1106억원으로 15.1% 늘어 상반기 평균 증가율을 웃돌았다. 해외 매출 비중도 11.7%로 전년 동기보다 1.1%포인트 높아졌다.

아직 해외 매출 비중 자체는 10%대 초반이다. 농심이나 삼양식품처럼 해외사업이 실적을 좌우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반대로 보면 내수 의존도를 낮출 여지가 그만큼 남아 있다. 오뚜기는 2030년 해외 매출 1조1000억원을 중장기 목표로 잡고 있다. 황성만 대표는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최근 투자는 이 목표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6월 울산 삼남에 글로벌 로지스틱스 센터를 준공했다. 연면적 5560평 규모로 최대 9980팔레트를 보관할 수 있다. 창고관리시스템(WMS)과 창고제어시스템(WCS)을 적용해 수출 물량의 입출고와 피킹을 자동화했다. 수출이 늘면서 발생하는 보관·출하 병목을 줄이기 위한 물류 거점이다.

한 달 뒤에는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오뚜기라면은 지난 7월 경상북도·구미시와 2000억원 규모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회사는 2026년부터 2029년까지 구미 2국가산업단지에 수출용 라면 생산공장을 신설하고 120명을 신규 고용할 계획이다. 기존 국내 생산시설에서 내수와 수출 물량을 함께 처리하는 방식에서 수출 전용 생산능력을 별도로 확보하는 방향으로 한 단계 이동하는 것이다.

판매 거점도 늘어난다. 오뚜기는 지난 5월 일본 도쿄에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했고 9월 이후 본격 가동한다. 뉴질랜드·미국·베트남에 이은 해외 거점이다. 일본에서는 라면을 먼저 내세우고 K소스와 참기름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진라면도 현재 세계 60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오뚜기는 해외 소비자가 쉽게 읽고 기억할 수 있도록 영문 회사명도 기존 'OTTOGI'에서 'OTOKI'로 변경하고 글로벌 브랜드 체계를 정비해왔다. 미국에서는 현지 소비 성향을 반영한 치즈라면 제품군도 확대하며 올해 초 현지 식품박람회에서 대형 유통업체와 브로커 등 105곳을 상대로 상담을 진행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수출 증가와 차이가 있다. 물류센터가 수출을 지원하고 구미 공장이 생산능력을 늘리며 일본법인이 현지 판매를 맡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매출이 늘어난 뒤 생산·물류·판매에 순차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수익성은 풀어야 할 과제다. 상반기 매출이 4.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2.0%에 그쳤고 영업이익률도 소폭 하락했다. 오뚜기는 원재료와 포장재 등 비용 부담을 받고 있으며 일부 제품 가격도 조정하고 있다. 해외사업의 확대가 외형 성장에 그치지 않고 이익률 개선까지 이어져야 투자 효과를 입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상반기 숫자에서는 변화가 확인된다. 전체 매출 증가율 4.2%보다 해외 매출 증가율 12.3%가 세 배 가까이 높았고 2분기에는 해외 성장률이 15.1%로 더 올라갔다. 회사는 이에 맞춰 물류센터를 완공했고 수출전용 라면공장에 2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오뚜기가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낮은 해외 비중을 실제 투자와 매출 증가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 상반기 실적의 가장 긍정적인 변화다. 구미 수출공장과 일본법인이 정상 가동되고 현재 두 자릿수인 해외 성장률을 유지한다면 2030년 해외 매출 1조1000억원이라는 목표도 구체적인 실적 검증 단계로 들어설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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