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한성숙 총리 청문회, 망신주기가 아니라 검증이어야 한다

칼럼 / 조봉환 기자 / 2026-06-18 13:26:44
▲ 조봉환 토요경제신문 발행인 겸 대표이사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오는 25일과 26일 열린다. 총리 후보자 청문회는 새 정부의 국정 운영 능력을 검증하는 자리다. 그런데 벌써부터 우려가 앞선다. 이번에도 정책 검증보다 흠집 찾기와 망신주기로 흐르지 않겠느냐는 걱정이다.

인사청문회는 필요하다. 고위공직자는 국민 앞에서 검증받아야 한다. 재산 형성, 세금, 이해충돌, 도덕성은 당연히 따져야 한다. 총리는 더 그렇다. 국정을 조정하고 부처를 움직이며 대통령을 보좌하는 자리다. 작은 흠결도 가볍게 볼 수 없다.

문제는 검증의 방식이다. 그동안 청문회는 후보자의 정책 능력보다 가족 문제, 배우자 문제, 자녀 문제, 오래된 사생활을 캐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 자료 제출 공방으로 하루를 보내고, 말 한마디를 잘라 정치 공세로 키우는 일도 반복됐다. 후보자를 세워놓고 모욕을 주는 장면은 많았지만, 그 사람이 그 자리에 맞는지 냉정하게 따지는 시간은 부족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 정국 이후 인사청문회는 더 거칠어졌다. 이후 여러 정부에서 “인재가 공직을 기피한다”는 말이 반복됐다. 물론 이 말이 모든 검증을 피하자는 뜻이 돼서는 안 된다. 그러나 청문회가 유능한 사람을 걸러내는 제도인지, 유능한 사람까지 물러나게 하는 공포의 무대인지 돌아볼 때는 됐다. 

 

한성숙 후보자 청문회도 예외가 아니다. 부동산, 재산 형성, 이해충돌 가능성은 따져야 한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면 안 된다. 총리 후보자에게 물어야 할 핵심은 분명하다. 경제 둔화와 민생 불안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부처 간 충돌을 어떻게 풀 것인가. AI와 산업 전환, 노동시장 변화, 지방 소멸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다룰 것인가. 대통령에게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총리가 될 것인지, 필요한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총리가 될 것인지도 물어야 한다.

여당도 책임이 있다. 후보자를 감싸는 데만 몰두하면 청문회는 요식 절차가 된다. 야당도 책임이 있다. 낙마를 목표로 하면 검증은 사라지고 정쟁만 남는다. 청문회는 누군가를 쓰러뜨리는 경기장이 아니다. 국민에게 국정 운영 능력을 설명하는 공개 검증의 장이다.

이번 청문회는 새 정부의 첫 국정 운영 기준을 보여줄 시험대다. 야당은 날카롭게 묻되, 정책과 능력을 물어야 한다. 여당은 방어하되, 국민 눈높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후보자는 의혹에 답하되, 총리로서 무엇을 할 것인지 분명히 말해야 한다.

망신주기는 쉽다. 검증은 어렵다. 국회가 어려운 길을 택해야 한다. 이번 총리 청문회가 또 하나의 정치 쇼로 끝난다면 손해는 후보자만의 것이 아니다. 국회도, 정부도, 국민도 손해다.

 

토요경제 / 조봉환 발행인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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