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보험 예실차 적자 축소·일반보험 개선…CSM 둔화는 부담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2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손익이 개선되고 장기보험 예실차 적자 폭도 줄면서 보험 본업이 지난해 부진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계리가정 변경에 따른 비용 환입이 일부 포함됐고 상반기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도 지난해보다 높아 구조적인 회복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올해 2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컨센서스는 6526억원으로 집계됐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의 별도 기준 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4843억원과 2669억원이다. 3사 합계는 1조40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실제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삼성화재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6834억~7189억원, DB손보는 5009억~5231억원, 현대해상은 2648억~3138억원 수준이다. 전망치를 종합하면 삼성화재는 7000억원 안팎, DB손보는 5000억원대, 현대해상은 29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거둘 가능성이 있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보험손익 회복이 있다. 지난해 하반기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과 장기보험 예실차 악화로 보험손익이 둔화했다. 투자손익이 본업 부진을 방어했지만 이익 구조의 안정성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2분기에는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손익이 개선되고 장기보험 예실차 적자 폭도 줄면서 보험손익이 실적 반등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보험은 지난해 산불과 공장 화재 등 대형 사고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난 데다 올해 2분기 고액 사고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보험에서는 보험사가 예상한 보험금과 실제 지급한 보험금의 차이인 예실차 적자가 축소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실손보험을 중심으로 실제 보험금 지급액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손익이 악화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보험금 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장기보험 손익 개선을 전적으로 영업 체질 변화의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예상 보험금과 해지율 등 계리가정을 조정하면서 손실부담계약비용이 줄거나 일부 환입되는 회계적 효과도 실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험손익이 개선되더라도 경상적인 이익 증가분과 가정 변경 효과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회사별로는 현대해상의 보험손익 반등 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현대해상의 2분기 보험손익이 전년 동기보다 약 50%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화재도 장기·자동차·일반보험 손익이 고르게 개선되면서 보험손익이 20%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DB손보는 1분기 발생한 일반보험 대형 사고의 영향이 줄고 투자손익도 전분기보다 회복되면서 실적 정상화가 예상된다. 다만 투자손익이 모든 손보사에서 전년 동기보다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보험손익이 실적 반등을 주도하고 투자손익은 1분기 금융시장 변동에 따른 평가손실 축소 등을 통해 이를 보완하는 구조에 가깝다.
자동차보험은 1분기보다는 개선됐지만 아직 안심하기 어렵다. 올해 2분기 대형 손보사 5곳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2.9%로 1분기보다 2.3%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전년 동기보다는 0.1%포인트 높았다.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 4사의 상반기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84.5%로 전년 동기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2분기 들어 손해율 악화 속도가 둔화했을 뿐 상반기 전체 수익성은 여전히 지난해보다 나빠진 셈이다.
지난 2월 단행된 자동차보험료 인상 효과는 갱신 계약부터 순차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보험료 인상이 자동차보험 손익 개선에 일부 기여했지만 과거 수년간 누적된 보험료 인하와 정비수가 상승, 사고당 보험금 증가 부담을 상쇄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3분기에는 집중호우와 태풍, 휴가철 차량 운행 증가가 변수다. 침수 차량과 교통사고가 늘면 2분기에 낮아졌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보험료 인상 효과가 계절적 손해율 상승을 얼마나 방어할지가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미래 이익을 나타내는 보험계약마진(CSM)도 부담이다.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이자 부리 효과로 기말 CSM 잔액은 전분기보다 소폭 증가할 수 있다. 반면 손보사들이 수익성 중심으로 영업을 조정하고 신계약 판매를 줄이면서 새로 유입되는 신계약 CSM은 감소하거나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의 순이익은 개선되지만 미래 이익을 새로 확보하는 속도는 둔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계약 경쟁을 줄이면 판매비 부담은 낮아지지만 중장기 이익 기반이 약해질 수 있어 CSM 잔액뿐 아니라 신계약 CSM과 신계약 수익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
이달부터 시행된 도수치료 관리급여도 하반기 장기보험 손익의 주요 변수다. 도수치료 가격은 1회 4만3850원으로 통일됐고 본인부담률은 95%로 설정됐다. 이용 횟수도 원칙적으로 주 2회, 연 15회 이내로 제한됐다.
가격과 횟수가 표준화되면서 과잉진료와 실손보험금 누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제도 시행 이후 실제 보험금 지급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도수치료 이용자의 대부분이 기존에도 연간 15회 이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횟수 제한만으로 보험금이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실제 효과는 의료기관별 가격 편차 축소와 고빈도 이용 억제, 의학적 필요성 심사가 얼마나 작동하는지에 달려 있다. 도수치료 수요가 체외충격파 등 다른 비급여 치료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지켜봐야 한다.
결국 2분기 실적은 손보사 보험손익이 지난해 최악의 구간을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계리가정 변경에 따른 환입 효과와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 악화, 신계약 CSM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2분기 ‘깜짝실적’만으로 본업이 구조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3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장기보험 예실차, 도수치료 관리급여 시행 이후 실제 보험금 감소 여부가 손보사 실적 반등의 지속성을 가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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