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5표 차 부결 뒤 10%p 조정…성과급 기본 현금 50%

산업 / 조민규 기자 / 2026-09-10 12:37:19
주식 60%·현금 40%서 ‘반반’으로 수정
주식 비중은 직원 선택 따라 50~100%…이연 성과급도 선지급
15~16일 전임직 노조 재투표…추석 전 타결 분수령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연합뉴스]

 

SK하이닉스의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부결시킨 25표 차이가 성과급 지급 방식의 수정으로 이어졌다. 노사는 초과이익분배금(PS)의 기본 현금 지급 비중을 40%에서 50%로 10%포인트 높이고 주식 비중은 60%에서 50%로 낮췄다. 지난달 조합원 투표에서 가장 첨예했던 ‘성과를 현금과 주식 중 어떤 방식으로 나눌 것인가’에 대해 노사가 절충안을 다시 내놓은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사는 전날 2026년 임단협 수정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기본 PS 지급 구조를 현금 50%, 자사주 50%로 조정하고 구성원이 원하면 주식 비중을 50%에서 최대 100%까지 10%포인트 단위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20일 마련한 첫 잠정합의안은 현금 40%, 자사주 60%였다. 임금 6.3% 인상 등이 포함됐지만 전임직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반대 7535표, 찬성 7510표로 부결됐다. 투표자 1만5045명 가운데 불과 25표가 결과를 갈랐다. 반대 50.08%, 찬성 49.92%의 초접전이었다.

당시 쟁점은 임금 인상률보다 PS 지급 방식에 집중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PS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사용하는 장기 성과급 체계를 마련했지만 올해 협상에서는 PS 상당 부분을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식이 새로 제시됐다. AI 메모리 호황으로 회사 실적과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도 일부 구성원은 성과급의 주가 변동 위험을 개인이 부담하게 된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했다.

수정안은 이 지점을 손봤다. 회사가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주식 비중의 하한을 60%에서 50%로 낮추는 대신 주식 수령을 선호하는 구성원에게는 최대 100%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가 주식 지급 방식을 전면 철회한 것은 아니지만 현금과 주식 사이의 선택 폭을 넓힌 셈이다.

다만 ‘현금 수령 비중이 모든 경우 10%포인트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존 잠정안에는 내년 초 지급할 2026년분 PS에 한해 당해 매도가 가능한 주식 지급분을 현금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최대 80%까지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예외조항이 있었다. 이번 수정의 핵심은 실제 수령액을 일률적으로 늘렸다기보다 장기적으로 적용될 기본 지급구조를 현금 40%에서 50%로 바꿨다는 데 있다.

과거 성과급의 이연 문제도 정리했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해 올해 80%를 지급하고 내년과 내후년으로 넘겼던 나머지 20%는 선지급하기로 했다. 성과급 체계를 현금 중심에서 주식 병행 방식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지급방식이 겹치는 문제를 줄이려는 조치다. 주택대출 추가 지원 대상도 기존 기혼 가구에서 한부모 가정까지 확대했다.

이번 재협상의 의미는 성과급 규모보다 지급 방식에 있다. SK하이닉스의 PS는 회사 이익이 커질수록 직원 보상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회사 입장에서는 자사주 지급을 통해 임직원 보상과 주주가치를 연결할 수 있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현금 보상과 달리 주가 변동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첫 잠정안이 25표 차로 부결된 것은 이 이해관계가 사실상 절반으로 갈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종 관문은 아직 남아 있다. 전임직 노조는 10일 임시대의원대회를 거쳐 오는 15~16일 수정 잠정합의안을 조합원 총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지난 투표에서 찬반 차이가 0.16%포인트에 불과했던 만큼 기본 현금 비중을 10%포인트 높인 수정안이 표심을 돌릴지가 이번 임단협의 마지막 변수다.

SK하이닉스 노사협상의 초점은 이제 ‘성과급을 얼마나 줄 것인가’보다 ‘회사의 성과와 주가 위험을 직원과 어떤 방식으로 나눌 것인가’로 이동했다. 25표 차 부결 이후 마련한 ‘현금·주식 반반’ 절충안이 그 답으로 받아들여질지는 다음 주 조합원 투표에서 결정된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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