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전기료 25조 선납 제안

산업 / 최은별 기자 / 2026-09-03 10:01:25
5년치 요금 미리 받아 전력망 투자…용인·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재원 활용
▲한국전력 [연합뉴스]

 

한국전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향후 5년치 전기요금 약 25조원을 미리 납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확보한 자금은 용인·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망 구축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삼성전자에 약 20조원, SK하이닉스에 약 5조원의 전기요금을 선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세부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두 회사가 지난해 납부한 전기요금을 기준으로 각각 약 5년치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전은 선납금에 대해 국고채 2년물 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자는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반기마다 납부해야 할 전기요금에서 차감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선납 규모와 기간, 이자율, 기업의 참여 여부 등 구체적인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전이 전기요금 선납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대규모 전력망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전의 총부채는 지난 6월 말 기준 210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자 비용은 하루 평균 약 115억원 수준이다.

자금조달 여건도 앞으로 더 빡빡해질 가능성이 있다. 한전채 발행 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최대 5배까지 허용하는 특례가 내년 말 종료되면 2028년부터 발행 한도가 다시 2배로 축소된다.

반면 용인과 호남 등 반도체 산업단지에 필요한 송·배전망 구축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전은 전기요금 선납을 통해 사채 발행 의존도를 낮추면서 전력망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기업 입장에서는 향후 필요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납 기업에는 국고채 금리 이상의 수익을 제공하는 만큼 여유자금 운용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기요금 선수금을 전력망 확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목적에만 사용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의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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