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30년 9% 이상 목표…2023년 수익성 되찾는 싸움

산업 / 김지영 기자 / 2026-08-31 12:28:16
영업이익률 2023년 9.3%→2024년 8.1%→2025년 6.2%→올 상반기 5.6%
2023~2025년 매출 14.5% 늘었지만 영업익 24.2% 감소
美 현지화·하이브리드 확대·원가율 3%p 절감으로 마진 복원
▲ 현대차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2030년 영업이익률 목표를 9% 이상으로 높였지만 이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수익성에 대한 도전은 아니다. 현대차는 2023년 이미 9.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후 매출은 계속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2024년 8.1%, 2025년 6.2%, 올해 상반기 5.6%까지 떨어졌다. 현대차의 2030년 목표는 외형 확대와 함께 2023년 수준의 수익성을 다시 만드는 싸움에 가깝다.

31일 현대자동차(대표이사 정의선·호세 무뇨스·최영일)의 실적자료와 지난 26일 열린 '2026 CEO 인베스터데이'를 분석한 결과 현대차는 2030년 연결 영업이익률 목표를 기존 8~9%에서 9% 이상으로 상향했다.

현대차의 최근 실적 흐름과 비교하면 목표의 성격이 선명해진다.

현대차는 2023년 매출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 15조126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9.3%였다. 판매량 증가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제품 구성 개선, 우호적인 환율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사상 최대 수준의 수익성을 냈다.

이후 매출과 이익의 방향이 갈라졌다.

2024년 매출은 175조2312억원으로 7.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조2396억원으로 5.9%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8.1%로 1년 만에 1.2%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4분기에는 원화 약세에 따른 판매보증충당금 증가와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확대가 수익성을 압박했다.

2025년에는 격차가 더 커졌다. 매출은 다시 6.3% 증가한 186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1조4700억원으로 19.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6.2%까지 내려갔다.

2023년과 비교하면 2년 동안 매출은 약 14.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약 24.2% 줄었다. 차를 팔아 벌어들이는 전체 금액은 커졌지만 매출 100원당 남기는 영업이익은 9.3원에서 6.2원으로 줄어든 셈이다.

미국 관세가 수익성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현대차는 지난해 실적 감소 원인으로 미국 관세 영향을 제시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관세 부담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가 겹치면서 영업이익률이 3.6%까지 떨어졌다.

올해도 아직 반등 폭은 크지 않다.

상반기 매출은 95조1542억원으로 전년보다 2.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조3656억원으로 25.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5.6%다.

1분기에는 미국 관세 영향만 8600억원이 영업이익 감소 요인으로 반영됐다. 1분기 영업이익은 2조51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8%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8.2%에서 5.5%로 떨어졌다.

2분기에는 매출이 49조2153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8509억원으로 20.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5.8%였다. 현대차는 공급업체 운영 차질에 따른 생산 제약과 원재료 가격 상승, 글로벌 경쟁 심화를 수익성 하락 요인으로 설명했다.

올해 들어서도 '매출 성장과 이익률 하락'이라는 흐름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제시한 2030년 영업이익률 9% 이상의 핵심은 판매대수 증가보다 원가구조에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매출원가율을 기존 계획보다 3%포인트 낮추겠다고 밝혔다. 차량 개발부터 생산·판매까지 전 생애주기 원가혁신으로 1.5%포인트, 재료비 절감으로 1%포인트, 현지화로 0.5%포인트를 낮춘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국 현지화가 중요하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북미 생산능력을 현재 계획보다 50만대 늘리고 현지 부품 조달 비중도 당초 목표였던 60%에서 80%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미국에서 판매할 자동차와 부품을 미국 안에서 더 많이 생산해 관세와 물류비, 환율 변동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는 구조다.

하이브리드 확대도 수익성 회복의 또 다른 축이다.

현대차는 2030년 북미에서 10종 이상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고 하이브리드가 북미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도록 할 계획이다. 제네시스에도 하이브리드를 확대한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와 하반기 신차 효과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현대차의 2030년 수익성 목표가 최근 3년 동안 계속 조정됐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2024년 CEO 인베스터데이에서는 2030년 영업이익률 목표를 10% 이상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이를 8~9%로 낮췄다. 올해 다시 9% 이상으로 올렸다.

현재 목표는 2024년에 제시했던 10% 이상보다는 낮고 지난해 계획보다는 높다. 미국 관세와 전기차 시장 변화, 글로벌 경쟁 심화가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중장기 수익성 목표도 현실에 맞춰 조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새롭게 제시한 9% 이상은 현대차가 2023년 기록한 9.3%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2023년과 2030년의 9%는 조건이 다르다. 2023년에는 판매 증가와 제품 믹스 개선, 우호적인 환율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앞으로는 미국 현지생산 확대와 부품 현지화, 하이브리드·제네시스 판매 확대, 원가 절감으로 관세와 경쟁비용을 상쇄해야 한다.

외형 목표도 훨씬 크다. 현대차는 2030년 글로벌 판매 555만대와 세계 시장점유율 6%를 목표로 잡았다. 전동화 차량 비중도 지난해 23%에서 2030년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첫 번째 시험대는 2030년보다 올해다. 현대차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률 목표 6.3~7.3%를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실제 영업이익률이 5.6%인 만큼 하반기에는 수익성이 뚜렷하게 올라와야 연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현대차가 2030년 9% 이상을 달성하려면 차를 더 많이 파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2023년 이후 실적은 매출 확대만으로 수익성을 지킬 수 없다는 점을 이미 보여줬다. 북미 현지화와 하이브리드 확대, 원가 절감이 실제 손익계산서에 반영돼 매출 증가와 이익 증가를 다시 같은 방향으로 돌려놓는지가 핵심이다. 현대차의 2030년 수익성 목표는 성장 목표인 동시에 최근 3년간 잃어버린 마진을 회복하는 계획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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