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0.6% 성장 ‘예상 밖 선전’…연간 3%대 성장 가시권

경제·금융 / 위아람 기자 / 2026-07-23 11:28:29
반도체 수출·소비 회복이 중동발 충격 상쇄…실질 GDI 38년여 만에 최대폭 증가
▲부산항 신선대,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 호조와 민간소비 회복에 힘입어 올해 2분기에도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동 지역의 전쟁과 국제유가 상승이라는 악재에도 수출과 내수가 함께 성장을 뒷받침하면서 연간 3%대 성장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직전 분기보다 0.6%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5월 한은이 제시한 전망치인 0.2%를 0.4%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1%에서 올해 1분기 1.8%로 크게 반등한 데 이어 2분기에도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성장률은 1분기 3.8%, 2분기 3.7%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분기에는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생산·고용 위축 우려가 커졌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가 충격을 흡수했다. 정부의 나프타 수급 안정 조치와 비축유 교환, 에너지 수입처 다변화도 성장세 유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장은 정부의 공급 안정 대책과 수입선 다변화가 중동 사태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연간 성장률이 3%를 넘어설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은은 올해 3분기와 4분기의 전기 대비 성장률이 평균 -0.1%를 기록하더라도 연간 성장률이 3%에 이를 수 있다고 봤다. 실제 성장률이 3%대를 기록하면 4.7% 성장했던 2021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이 국장은 반도체 수출액과 에너지 수입액의 차이를 고려하면 하반기 성장 속도가 다소 둔화할 수는 있지만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지출 부문별로는 민간소비가 재화와 서비스 소비 증가에 힘입어 0.4% 늘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 확대를 중심으로 0.2%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 0.2% 증가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토목건설 부진으로 0.2% 감소했다.

연구개발과 소프트웨어 등이 포함된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3.3% 늘었다. 이는 2012년 1분기 5.4% 이후 1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1.4% 증가했다. 수입도 자동차와 기계류 등의 반입이 늘면서 0.8% 확대됐다.

2분기 성장률 0.6% 가운데 내수의 기여도는 0.3%포인트로 집계됐다. 수출 증가 폭이 수입보다 컸던 데 따라 순수출도 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올렸다.

민간소비는 전체 성장률에 0.2%포인트 기여했다. 정부소비와 건설투자, 설비투자의 기여도는 각각 0.0%포인트로 나타났다.

한은은 당초 2분기 성장이 수출에 크게 의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내수와 순수출이 절반씩 성장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반도체 산업이 전체 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보다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컴퓨터·전자·광학기기 산업의 전기 대비 성장 기여율은 1분기 50%를 넘었지만 2분기에는 3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는 여전히 40%대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 회복에는 가전제품 판촉 행사와 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이 영향을 줬다. 한은은 삼성전자의 상품권 환급 행사를 통해 최소 3조원대의 가전 소비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백화점과 의류·가방 판매도 늘었다. 고유가 피해 지원과 국내 관광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음식·숙박과 여행 등 서비스 소비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전자·광학기기를 중심으로 1.2% 성장했다. 서비스업도 도소매·숙박음식업과 금융·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의 증가에 힘입어 1.1% 확대됐다.

반면 전기가스수도사업은 1.3% 감소했고 건설업은 토목건설 부진으로 1.9% 줄었다. 농림어업도 재배업과 어업을 중심으로 7.1% 감소했다.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더 큰 폭으로 늘었다. 2분기 실질 GD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해 1988년 1분기 16.4% 이후 38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증가율인 13.2%도 넘어섰다.

실질 GDI가 GDP보다 빠르게 증가한 것은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 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같은 양을 수출하더라도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국내 경제가 확보한 실질 소득과 구매력이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한은은 실질 GDI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기업의 투자 여력과 가계의 구매력이 확대돼 향후 내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다음 달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2분기 실질 GDI를 비롯한 성장·소득 지표를 함께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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