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가 끌고 HVAC·숙면매트가 넓힌다…경동나비엔의 ‘보일러 밖 성장’

유통·소비재 / 황세림 기자 / 2026-06-08 11:00:56
1분기 영업이익 638억원, 전년 대비 61.7% 증가
북미 매출 비중 60% 넘어…온수기·보일러 동반 성장
하이브리드 HVAC·사계절 숙면매트로 생활환경 솔루션 전환
▲ 경동나비엔 에코허브(舊 서탄공장). [경동나비엔]

 

경동나비엔이 보일러 기업을 넘어 생활환경 솔루션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북미 시장 호조로 올해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된 가운데, 냉난방공조(HVAC)와 숙면매트를 앞세워 성장 축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253억2000만원, 영업이익 638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5%, 영업이익은 61.7% 증가했다. 매출보다 이익 증가 폭이 컸다는 점에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이뤄진 셈이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북미 시장이 있다. 경동나비엔의 1분기 북미 매출은 25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북미가 차지하는 비중도 60%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보일러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북미 사업이 실적 버팀목이자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품별로는 온수기와 보일러가 함께 성장했다. 1분기 온수기 매출은 1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0% 증가했고, 보일러 매출도 1701억원으로 16.5% 늘었다. 북미 시장에서 콘덴싱 온수기와 보일러 수요가 이어지며 실적 개선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동나비엔의 성장 전략은 기존 보일러와 온수기에 머물지 않는다. 회사는 지난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북미 냉난방공조 전시회 ‘AHR EXPO 2026’에 참가해 하이브리드 온수기와 나비엔 HVAC 시스템, 상업용 보일러, 수처리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전기와 가스를 함께 활용하는 에너지 하이브리드 기술을 앞세워 냉난방공조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생활가전 분야 확장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최근 2026년형 ‘나비엔 숙면매트 사계절’을 출시했다. 신제품은 Air와 Pro 두 종류로 구성됐다. Air는 냉각된 실내 공기로 물을 순환시키는 방식이고, Pro는 반도체 냉각 기술인 펠티어 방식을 적용해 물 온도를 낮춘다.

Pro 모델은 좌우 분리 온도 제어 기능을 강화했다. 에이슬립과 공동 개발한 AI 수면모드도 적용해 수면 중 호흡음을 기반으로 수면 단계를 분석하고 매트 온도를 자동 조절한다. 숙면매트 사계절 Air와 Pro는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26’ 제품 부문 본상도 수상했다.

숙면매트는 경동나비엔의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사업이다. 보일러와 온수기가 설치형 제품에 가깝다면, 숙면매트는 소비자가 직접 체감하고 선택하는 생활가전이다. 기존 난방 기기 기업 이미지를 넘어 수면과 실내 환경을 관리하는 브랜드로 확장할 수 있는 영역이다.

물론 과제도 있다. 북미 매출 비중이 높아질수록 미국 주택 경기, 환율, 관세, 에너지 규제 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HVAC와 숙면매트 사업도 연구개발, 마케팅, 유통망 확대 비용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올해 1분기 실적은 경동나비엔의 변화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미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인했고, HVAC와 숙면매트로 사업 영역도 넓히고 있다. 보일러 회사로 출발한 경동나비엔은 이제 ‘난방 기기 기업’을 넘어 ‘생활환경 솔루션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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