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효성, 실리콘 음극재 1.2조 집행표 확정

산업 / 최은별 기자 / 2026-09-14 10:59:19
2030년 울산 연산 2만t 구축…3000억·3000억·6000억 3단계 투자
5년간 1.5조 투자 구상서 공장 건설 단계로…2028년 첫 생산기반 확보
계열분리 첫 신사업 구체화…첨단소재 넘어 배터리 소재 성장축 확보
▲울산시청 [연합뉴스]

 

HS효성의 실리콘 음극재 사업이 구상에서 공장 건설 단계로 넘어간다. 5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이 울산 1조2000억원, 연산 2만t의 단계별 생산계획으로 구체화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대표이사 이기수)는 이날 울산시와 투자협약을 맺고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에 2030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입해 실리콘 음극재 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계열분리 이후 HS효성이 첫 신사업으로 낙점한 실리콘 음극재가 실제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투자는 3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3000억원을 투입해 2028년 1분기까지 연산 5000t 규모 1공장을 짓는다. 이어 3000억원을 추가해 2029년 3분기까지 5000t을 증설하고, 마지막 단계에서 6000억원을 들여 2030년 3분기까지 연산 1만t을 더한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울산 생산능력은 연간 2만t으로 확대된다.

이번 협약의 의미는 실리콘 음극재라는 새로운 사업에 진출했다는 사실보다 투자 시기와 규모가 구체화됐다는 데 있다.

HS효성은 지난해 벨기에 소재기업 유미코아의 배터리 음극재 자회사 EMM을 인수하고 유미코아와 합작구조를 만들면서 향후 5년간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당시 첫 투자지역으로 울산을 지목했지만 구체적인 생산능력과 단계별 투자액은 제시되지 않았다.

이번 협약으로 국내 생산기지에 투입할 자금과 일정이 구체적인 숫자로 제시됐다. 1단계 생산능력 확보 시점은 2028년 1분기, 최종 증설 완료 목표는 2030년 3분기다. 신사업의 무게중심이 기업 인수와 기술 확보에서 양산 기반 구축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다만 기존 5년간 1조5000억원 투자계획과 이번 울산 1조2000억원을 단순 비교해 투자규모가 3000억원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앞선 계획에는 EMM 인수와 기술·사업 투자 등이 포함됐고 이번 협약은 울산 생산시설 구축을 중심으로 한 투자계획이다. 두 금액의 세부 포함관계가 모두 공개된 것은 아니다.

사업 기반도 갖추기 시작했다. HS효성첨단소재는 유미코아 EMM 투자를 통해 실리콘 음극재 기술과 사업기반을 확보했고, 국내 생산을 담당할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도 지난 6월 설립했다. 7월에는 양산 준비를 위한 시설투자도 진행됐다.

HS효성 입장에서는 기존 첨단소재 사업과의 연결성도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코드와 산업용사, 탄소섬유 등 자동차 산업에 들어가는 소재를 주력으로 해왔다. 실리콘 음극재 양산이 시작되면 자동차용 구조·보강소재에서 배터리 소재까지 사업 범위가 넓어진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보다 리튬 저장용량이 커 배터리 에너지 밀도와 급속충전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소재다. 반면 충·방전 과정에서 부피가 팽창하는 특성 때문에 양산 안정성과 고객사 인증이 진입장벽으로 꼽힌다. 결국 공장 규모보다 초기 수율과 고객사 확보가 사업가치를 결정하게 된다.

재무적으로는 투자시기가 분산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1조2000억원을 한꺼번에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2030년까지 3000억원, 3000억원, 6000억원으로 나눠 생산능력 확대에 맞춰 자본을 집행한다. 다만 투자 주체가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인 만큼 HS효성첨단소재가 전체 투자금을 직접 부담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자금조달 구조도 추가로 확인할 부분이다.

HS효성의 실리콘 음극재 사업은 이제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단계를 지나 생산능력을 쌓는 단계로 들어갔다. 2028년 첫 공장이 계획대로 가동되고 후속 증설까지 이어진다면 계열분리 이후 추진해온 첫 신사업이 기존 첨단소재와 함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 기반도 갖추게 된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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