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효성, 인도 투자 '계획서' 벗어났다…430억 출자 끝내고 시설금융까지

산업 / 최은별 기자 / 2026-09-09 15:35:58
인도법인 출자 당초 연말서 8월 말 완료
나흘 뒤 272억원 신규 시설대출…2027년 첫 타이어코드 공장 가시화
베트남 탄소섬유 생산법인은 기존 시설대출 3년 대환
▲ HS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 전경 [HS효성첨단소재]

 

HS효성이 인도 타이어코드 생산기지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자회사 HS효성첨단소재가 인도법인에 대한 3000만달러 출자를 당초 계획보다 일찍 끝낸 데 이어 신규 시설금융까지 확보했다. 지난해 발표했던 인도 진출 계획이 실제 자본 투입과 외부 자금조달 단계로 넘어갔다는 점이 최근 공시에서 확인된다.

9일 한국거래소 공시를 종합하면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달 31일 HS Hyosung India Private Limited에 대한 3000만달러 규모 출자금 납입을 완료했다. 최초 공시 당시 취득예정일은 올해 12월 31일이었지만 실제 납입은 넉 달 앞선 8월 말 마무리됐다. 회사는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의 글로벌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생산거점을 다각화하기 위해 인도법인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4일에는 인도법인의 2000만달러 신규 시설대출에 대해 HS효성첨단소재가 2400만달러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공시일 환율 기준 차입액은 약 272억원, 보증금액은 약 326억원이다. 차입처는 우리은행 런던지점이며 보증기간은 오는 18일부터 2029년 9월까지 3년이다. 회사는 이번 차입을 '시설대 신규 약정'이라고 명시했다.

출자 완료 직후 시설대출이 이어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자기자본만 투입하는 방식에서 현지법인이 장기 시설금융을 조달하는 단계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채무보증은 보증액 자체가 즉시 현금으로 빠져나가는 투자는 아니다. 모회사의 신용보강을 통해 해외법인이 사업에 필요한 외부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인도 투자의 목적도 명확하다. HS효성첨단소재는 마하라슈트라주 나그푸르 산업단지에 약 7만평 규모 부지를 확보하고 2027년 첫 현지 타이어코드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에어백 원단 등 다른 자동차 소재의 생산라인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인도는 HS효성첨단소재의 기존 생산망에 단순히 공장 하나를 추가하는 투자와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 회사는 글로벌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시장에서 약 50%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지만 인도에는 그동안 별도 생산기지가 없었다. 자동차와 타이어 수요가 빠르게 커지는 시장에 직접 생산거점을 두면 고객사와의 거리를 줄이고 중국·베트남 등에 집중된 아시아 생산망도 분산할 수 있다.

최근 해외 자금조달 흐름은 인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 7일 베트남 탄소섬유 생산법인 HS Hyosung Vina Core Materials가 산업은행 싱가포르지점에서 빌리는 3000만달러의 시설대출에 대해 3600만달러, 약 488억원의 보증을 결정했다. 신규 차입은 아니다. 오는 10월 만기가 돌아오는 기존 6000만달러 시설대출 가운데 3000만달러를 대환하는 것으로 보증기간은 2029년 10월까지다.

따라서 인도와 베트남 공시의 성격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인도에서는 신규 공장 구축을 위해 자기자본 투입을 완료하고 새 시설금융을 붙였다. 베트남에서는 이미 구축한 생산설비의 기존 차입금 일부를 3년짜리 자금으로 갈아탄다. 하나는 성장투자의 실행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 투자자산의 만기 관리다.

해외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 총액이 큰 만큼 재무적 관리 필요성은 남는다. 9월 7일 공시 기준 HS효성첨단소재의 해외법인 채무보증 한도 총액은 약 1조6089억원이다. 보증한도에는 실제 사용하지 않은 금액도 포함돼 있지만 자기자본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그럼에도 최근 공시에서 읽히는 변화는 분명하다. 인도 생산기지는 출자 계획을 발표하는 단계에서 자본 납입과 시설금융 조달 단계로 넘어갔고, 베트남에서는 기존 생산설비의 금융 만기를 장기로 다시 짜고 있다. HS효성이 이미 확보한 글로벌 시장 지위를 신규 생산거점으로 확장할 수 있느냐를 판단할 첫 시험대가 이제 인도에서 시작된 셈이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HS효성첨단소재, 문체부 선정 ‘문화예술후원 우수기관’ 신규 인증 획득2025.11.12
HS효성첨단소재,홈피리뉴얼로‘디지털브랜딩’성과2025.12.18
HS효성첨단소재, 스틸코드 매각 철회… 공급망 경쟁력 택했다2026.04.09
HS효성첨단소재, 타이어코드 받치고 탄소섬유 반등…2분기 영업익 32%↑2026.08.27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발행인 칼럼] 금융권, 모두 수도권에 남겨라…흩어놓는 순간 경쟁력도 흩어진다

    [발행인 칼럼] 금융권, 모두 수도권에 남겨라…흩어놓는 순간 경쟁력도 흩어진다

    금융 관련 핵심 기관은 수도권에 남겨야 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물론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예금보험공사까지 마찬가지다. 지역균형발전이 중요하다고 해서 금융산업의 핵심 기능까지 전국에 나눠놓는 것은 균형발전이 아니라 산업 경쟁력의 분산이다.정부는 3일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추진 방향을 발표하면서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를 우선 이전 대상으로 제시

    2
    롯데·HD현대, H&L 1.2조 증자 추진…NCC 110만t 멈춘 뒤 승부는 원가

    롯데·HD현대, H&L 1.2조 증자 추진…NCC 110만t 멈춘 뒤 승부는 원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석유화학 설비를 줄이면서 통합법인에 1조2000억원의 자본을 추가 투입한다. 그러나 H&L어드밴스드가 수익성을 회복할 핵심 수단은 가격 인상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부 주요 제품에 5년간 가격·공급 제한을 부과했기 때문이다. 남은 설비의 가동률을 높이고 정유공정과 원료를 연결해 생산비를 어떻게 낮추는지가 국내 석유

    3
    [데스크 칼럼] 금감원 서울에 남겨라…그게 진짜 지역균형발전

    [데스크 칼럼] 금감원 서울에 남겨라…그게 진짜 지역균형발전

    금융감독원은 서울에 남아야 한다. 지역균형발전은 기관을 지역별로 나눠 갖는 일이 아니다. 산업과 기관의 기능을 가장 효율적인 곳에 배치하는 일이다. 이전한 기관 숫자보다 그 결정이 10년, 20년 뒤 국가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금감원은 대표적인 현장 감독기관이다. 은행과 금융지주,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의 건전성과 영업행위를 들여

    4
    카카오·KT·SKT, ‘답하는 AI’ 넘어 ‘일하는 AI’로…연내 대국민 서비스

    카카오·KT·SKT, ‘답하는 AI’ 넘어 ‘일하는 AI’로…연내 대국민 서비스

    카카오·KT·SK텔레콤이 정부의 ‘모두의 AI’ 사업에서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실제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앞세웠다. 정보 탐색에서 신청·예약·결제까지 이어지는 ‘실행형 AI’를 연내 대국민 서비스로 내놓는다는 구상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모두의 AI’ 프로젝트 착수 간담회를 열고 3개 컨소시엄의 서비스

    5
    한화오션 4778억 VLGC, 도리안 발주 공식 확인…“2030년 선대교체”

    한화오션 4778억 VLGC, 도리안 발주 공식 확인…“2030년 선대교체”

    한화오션이 지난 1일 수주한 수천억 원대 규모의 초대형 LPG운반선의 발주사가 미국 도리안LPG로 공식 확인됐다. 발주사가 현재 VLGC 운임 호황을 좇기보다 2030년 이후 연료비와 환경규제, 운항경로 변화에 대비한 장기 투자라는 성격이 더 강하는 얘기다.도리안은 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한화오션에 9만㎥급 이중연료 VLGC 3척을 발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