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약 넘어 콘텐츠·해외 유통·처방시장으로 접점 넓힌다

산업 / 황세림 기자 / 2026-06-09 14:08:02
유한양행, 창립 100주년 웹툰으로 기업 철학 알리기
동아ST, P-CAB 치료제 ‘자큐보정’ 처방 확대
동국제약 센텔리안24, 미국 틱톡샵·얼타뷰티로 북미 공략
▲ 유한양행의 창립 100주년 웹툰 ‘NEW 일한’이 공개 3개월 만에 누적 조회수 50만회를 달성했다. [유한양행]

 

제약업계가 의약품 처방 확대를 넘어 콘텐츠와 해외 유통, 소비자 마케팅으로 접점을 넓히고 있다. 유한양행은 창립 100주년을 기념한 웹툰 콘텐츠로 기업 역사와 창업 정신을 알리고 있다. 동아ST는 공동 판매 중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의 처방 실적을 끌어올렸고, 동국제약은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를 앞세워 북미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유한양행은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한 웹툰 ‘NEW 일한’이 공개 약 3개월 만에 누적 조회수 50만회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웹툰은 지난 3월 1일 처음 공개됐다. 윤태호 작가와 협업해 제작했으며 총 8화로 구성됐다. 독립운동가이자 기업가인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삶을 드라마 제작 발표회 형식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페이지 별점은 10점 만점에 9.9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은 1926년 창립 이후 100주년을 맞아 창업자의 생애와 기업 철학을 알리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단순한 회사 연혁 소개가 아니라 대중문화 형식을 통해 유일한 박사의 선택과 활동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제약사들이 기업 철학과 브랜드 정체성을 알리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창립 기념식이나 사사 발간 등 내부 행사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웹툰과 영상, SNS 콘텐츠 등을 활용해 일반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 유한양행의 100주년 웹툰도 이 같은 흐름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동아ST는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처방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아ST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정’이 지난달 국내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시장에서 원외처방액 기준 2위를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자큐보정의 5월 원외처방액은 75억5176만원으로 집계됐다. 자큐보정은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한 P-CAB 계열 신약이다. 동아ST와 제일약품이 2024년 9월부터 공동 판매하고 있다.

양사는 각사의 병·의원 영업망을 활용해 의료진 대상 영업과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자큐보정은 지난해 6월 위궤양 치료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현재 비미란성·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병용요법 등을 대상으로 적응증과 용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P-CAB 시장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다.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치료제를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약물로 주목받으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자큐보정의 처방 확대는 동아ST와 제일약품의 공동 판매 전략이 병·의원 현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동국제약은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동국제약의 센텔리안24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틱톡샵 K-뷰티 콜렉티브’에 참가했다.

이번 행사는 틱톡샵이 마련한 행사로, 현지 소비자와 크리에이터가 K뷰티 제품을 체험하고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센텔리안24는 행사장에서 ‘마데카 크림 타임리버스’와 ‘엑스퍼트 마데카 크림 액티브 리뉴 PDRN’ 등 주요 제품을 선보였다.

동국제약에 따르면 행사 첫날에는 크리에이터 약 250명이 부스를 찾았다. 일반 소비자 대상 행사가 열린 이튿날과 마지막 날에는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이 방문했다.

동국제약은 미국 현지 마케팅도 이어간다. 10일 뉴욕에서 약 200명의 어필리에이트를 대상으로 ‘TTS 시티 투어’를 진행하고, 11일에는 인플루언서와 에디터 등을 초청한 ‘오픈하우스 브렉퍼스트’를 연다. 센텔리안24는 최근 미국 뷰티 유통업체 얼타뷰티의 1400개 매장에도 입점했다.

제약사들의 사업 확장은 의약품에만 머물지 않는다. 전문의약품은 병·의원 처방 시장에서, 더마코스메틱은 해외 유통과 온라인 플랫폼에서, 기업 콘텐츠는 대중문화 채널에서 소비자와 만난다. 제약업계가 제품과 브랜드, 기업 철학을 각각 다른 방식으로 시장에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제약사의 성장 방식이 다변화되고 있다고 본다. 의약품 연구개발과 처방 확대가 기본 축이라면, 화장품·건강관리 제품의 해외 유통과 브랜드 콘텐츠는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보조 축이다. 고령화와 건강관리 수요 확대, K뷰티 인지도 상승, 디지털 콘텐츠 소비 증가가 맞물리면서 제약사의 마케팅 방식도 넓어지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는 제품 신뢰와 브랜드 이미지가 함께 중요한 산업”이라며 “전문의약품 처방 확대뿐 아니라 소비자와 만나는 콘텐츠, 해외 유통 채널,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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