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해외 조달 러시…여전채 부담 줄어도 환율 리스크는 숙제

경제·금융 / 김연수 기자 / 2026-06-15 10:35:56
포모사본드·김치본드·해외 ABS로 조달 창구 확대…헤지 후 실제 비용이 관건
▲ [AI 생성]

 

카드사들이 해외 조달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여전채 금리가 4%대에 머물면서 국내 채권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포모사본드, 김치본드,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다만 외화 조달은 환율과 스와프 비용을 함께 따져야 하는 만큼 조달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가 동시에 과제로 떠올랐다.

15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올해 들어 해외 자본시장과 외화표시 채권 발행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10일 국내 비은행 금융기관 최초로 4억달러 규모의 변동금리부채권(FRN) 구조 포모사본드를 공모 발행했다. 포모사본드는 대만 자본시장에서 외국 기관이 대만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이번 신한카드 포모사본드는 만기 3년6개월 구조다. 금리는 미국 무위험지표금리인 SOFR에 0.82%포인트를 더한 수준에서 정해졌다. 수요예측에서는 발행액의 4배가 넘는 주문이 몰렸고, 최초 제시금리보다 0.33%포인트 낮은 조건으로 발행됐다. 해외 투자자 수요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치본드 시장도 다시 열리고 있다. 김치본드는 국내 시장에서 발행되는 외화표시 채권이다. 지난해 6월 한국은행이 국내 발행 외화채무증권에 대한 투자 제한을 완화하면서 카드사들의 활용 여지가 커졌다.

현대카드는 올해 1월 2000만달러 규모의 김치본드를 발행했다. 1년 만기 공모 채권으로, 발행금리는 SOFR에 0.60%포인트를 더한 수준이었다. KB국민카드도 달러화와 위안화 김치본드를 잇달아 발행했다. 지난 2월 1억3000만달러 규모 김치본드를 발행한 데 이어 3월에는 4억위안 규모 위안화 김치본드를 발행했다. 삼성카드도 지난달 4억위안 규모의 위안화 김치본드를 발행했다.

해외 ABS 발행도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4월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소셜 ABS를 발행했다.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구조로, 조달 자금은 중·저신용 고객을 위한 중금리 대출과 취약계층 지원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우리카드는 3월 2억달러 규모의 해외 ABS를 발행했고, 신한카드는 2월 2억5000만달러 규모의 해외 ABS를 조달했다. 롯데카드도 올해 1월 3억달러 규모의 ESG 해외 ABS를 발행했다.

카드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여전채 금리 부담이 있다. 금융투자협회 기준 AA+ 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4.403%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3%대로 내려갔던 금리가 다시 4%대로 올라서면서 차환 부담이 커졌다. 카드사는 예금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는 은행과 달리 여전채 발행 의존도가 높다. 조달금리가 오르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대출상품 수익성과 금리 운용에도 압박이 생긴다.

해외 조달 확대는 이런 부담을 줄이는 수단이다. 발행 시장을 넓히면 특정 시장의 금리 변동에 덜 흔들릴 수 있다. 만기 구조를 분산하고 투자자 기반을 확대하는 효과도 있다. 위안화 김치본드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표면금리를 활용할 수 있는 통화도 있다.

그러나 외화 조달이 무조건 싼 것은 아니다. 달러화나 위안화로 조달한 자금을 원화로 사용하려면 통화·이자율 스와프 등 헤지 거래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스와프 비용이 붙는다. 환율이 급변하거나 스와프 시장이 불안해지면 실제 조달비용은 발행금리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관건은 표면금리가 아니라 헤지 후 원화 기준 비용이다.

따라서 카드사들의 해외 조달 확대는 긍정과 부담을 함께 봐야 한다. 국내 여전채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외화 조달 비중이 커질수록 환율, 금리, 스와프 시장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카드사들의 조달 전략은 이제 단순히 돈을 얼마나 싸게 빌리느냐를 넘어, 시장 변동성 속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느냐의 문제로 바뀌고 있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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