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주식부자 급증…1억원 이상 보유자 1년 새 93% 늘어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9-15 09:23:31
전체 주주는 감소했지만 평가액 7조원 돌파…10세 미만도 보유액 47% 증가
▲9일 서울 시내 한 중학교에서 하교하는 학생들. 2026.9.9 [연합뉴스]

 

국내 상장주식을 1억원 이상 보유한 미성년자가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미성년 주주 수는 오히려 줄었지만 고액 보유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미성년 주식 자산의 쏠림 현상이 뚜렷해졌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예탁결제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상장주식을 1억원 이상 보유한 미성년자는 5400명으로 집계됐다.

2024년 말 2800명과 비교하면 92.9% 증가한 규모다.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을 보유한 미성년자도 같은 기간 4400명에서 1만명으로 127.3% 늘었다.

1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 보유자는 8만9600명에서 14만7300명으로 64.4% 증가했다.

반면 1000만원 미만을 보유한 미성년자는 67만6600명에서 60만6800명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미성년 주식 보유자는 2024년 말 77만3400명에서 지난해 말 76만9600명으로 소폭 줄었다.

미성년 주주는 2021년 65만6300명에서 2022년 75만3300명, 2023년 76만1700명으로 증가해왔지만 지난해에는 확장세가 멈춘 셈이다.

주주 수 감소와 달리 보유 주식의 평가액은 크게 증가했다.

미성년자가 보유한 국내 상장주식 평가액은 2024년 말 4조6501억원에서 지난해 말 7조3113억원으로 57%가량 늘었다.

10세 미만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10세 미만 주식 보유자는 25만4700명에서 23만2100명으로 2만명 넘게 줄었지만 보유 주식 평가액은 1조2488억원에서 1조8355억원으로 47.0% 증가했다.

신규 투자자의 저변이 넓어졌다기보다 기존 미성년 주주가 보유한 주식 가치가 커지고 고액 보유층의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예탁결제원의 보유금액은 각 연도 마지막 거래일 종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지난해 국내 증시 상승으로 기존 보유주식의 평가액 자체가 불어난 영향도 포함돼 있어 단순히 신규 자금 유입만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미성년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와 미국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형 증권사가 지난 10일 기준 미성년 계좌를 분석한 결과 개별 종목 순매수액은 삼성전자가 51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SK하이닉스 349억원, 현대차 109억원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우 41억원, 네이버 38억원, 대신증권우 29억원, 삼양통상 22억원, 두산에너빌리티 21억원, 한국전력과 LS ELECTRIC이 각각 18억원으로 집계됐다.

ETF에서는 ‘TIGER 미국S&P500’이 250억원으로 순매수 1위를 차지했다. ‘KODEX 미국나스닥100’ 139억원, ‘KODEX 미국S&P500’ 102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 89억원 등 미국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 상위권에 올랐다.

박성훈 의원은 “미성년자 주식 보유액이 7조원을 넘어선 만큼 자녀 명의로 자산이 이전되는 과정에서 편법 증여나 자금출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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