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통장 70조원 육박…계좌는 그대로인데 빌린 돈만 늘었다

경제·금융 / 위아람 기자 / 2026-09-14 09:06:58
7개월 새 잔액 6조원 증가…계좌당 평균 1425만원으로 확대
2021년 말 수준 근접했지만 평균금리는 5.64%로 1.7%p 높아
▲서울 시내의 한 은행 모습 [연합뉴스]

 

국내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올해 들어 6조원 넘게 증가하며 70조원에 근접했다. 신규 계좌는 거의 늘지 않은 반면 기존 차주들의 실제 사용액이 크게 증가하면서 가계의 단기자금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국내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69조72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3조6409억원과 비교하면 7개월 동안 6조874억원, 9.6% 증가했다. 해당 금액은 은행이 설정한 전체 대출한도가 아니라 차주가 실제로 사용한 대출 잔액이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통장 계좌 수는 486만9319개에서 489만3636개로 2만4317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율은 0.5%에 불과했다.

계좌 수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사이 기존 계좌의 사용액은 커졌다. 유효 계좌 수를 기준으로 계산한 계좌당 평균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약 1307만원에서 올해 7월 말 약 1425만원으로 늘었다. 계좌당 약 118만원, 9.0% 증가한 수준이다.

대출 증가세는 4월 이후 두드러졌다. 4~7월 늘어난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5조7827억원으로 올해 전체 증가분의 95.0%를 차지했다.

증시가 조정을 받은 7월에도 잔액은 1조1496억원 증가했다. 같은 달 계좌 수는 약 0.1% 늘었지만 실제 대출 잔액은 1.7% 증가했다.

7월 말 잔액은 과거 분기 말 수치와 비교하면 2021년 말 70조1814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1년은 코로나19 이후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배경으로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가 크게 늘었던 시기다. 최근 마이너스통장 증가 역시 투자자금 수요와 일정 부분 연관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은행도 지난 10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올해 2분기 신용대출과 보험약관대출 등 금융권 기타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현재 차주가 부담하는 금리는 2021년보다 훨씬 높다.

은행별 대출 잔액을 반영한 마이너스통장 평균금리는 2021년 말 연 3.94%에서 올해 7월 말 연 5.64%로 1.70%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3.71%에서 5.16%로, 우리은행은 3.74%에서 5.44%로 올랐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4.25%에서 6.42%로 상승했다.

대출 잔액은 과거 저금리 시기 고점에 가까워졌지만 조달비용은 더 비싸진 셈이다. 특히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경우 투자 목적으로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한 차주의 상환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성훈 의원은 “계좌 수보다 대출 잔액이 훨씬 빠르게 늘었다는 것은 기존 차주의 자금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라며 “가계부채 관리 과정에서 총량뿐 아니라 차주의 현금흐름과 상환 부담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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