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신용대출 문턱 ↑…가계부채 불씨 된 ‘마통’↓

경제·금융 / 김연수 기자 / 2026-06-13 07:48:25
5월 가계대출 9.3조원 증가에 선제 관리…KB 한도 축소·신한 비대면 접수 제한

▲ [연합뉴스]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지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조이기에 들어갔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이 빠르게 늘자 은행권이 선제적으로 한도 관리에 나선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한시적으로 축소한다. 일반신용대출의 최대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된다. 통장자동대출, 이른바 마이너스통장 최대 한도는 5000만원으로 낮아진다. 기존에는 차주별 연소득 범위 안에서 한도가 운영됐지만, 앞으로는 고소득 차주라도 한도 상한이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별도 안내가 있을 때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다만 서민금융상품과 정책성 대출 등 일부 상품은 별도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

신한은행도 오는 15일부터 신용대출 선제 관리방안을 시행한다. 대면과 비대면 신용대출 접수량을 합산한 일별 신청 규모가 내부 관리 기준을 넘어서면 비대면 신용대출 신청을 제한하기로 했다. 제한 대상은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이다. 서민금융대출과 상생대환대출 등 금융취약계층 지원 상품은 제외된다.

기존 마이너스통장 관리도 강화된다. 신한은행은 약정금액 3000만원을 초과하는 가계 신용대출 중 한도대출을 대상으로, 약정기간 및 만기 직전 3개월 기준 한도사용률이 10% 미만인 계좌에 대해 만기 연장 때 최대 20%까지 한도를 감액할 예정이다.

은행권의 움직임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 맞물려 있다. 5월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증가폭 3조5000억원보다 크게 확대됐다. 은행권 가계대출도 6조9000억원 늘었다. 증가세의 중심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기타대출이었다.

마이너스통장은 실제 사용액보다 약정 한도가 더 중요하다. 차주가 당장 돈을 쓰지 않더라도 한도가 열려 있으면 언제든 대출로 전환될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잠재 부채다. 금융당국이 한도대출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은행권의 이번 조치는 두 갈래다. 신규 차주에게는 대출 한도를 낮추고, 기존 차주에게는 쓰지 않는 한도를 줄이는 방식이다. 대출 총량을 줄이면서도 실수요자와 취약계층 지원은 유지하겠다는 계산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와 실수요자 중심의 자금 공급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균형 있게 고려했다”며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차질 없이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선제적 운영 방안을 마련했다”며 “실수요 고객의 금융 이용 불편을 최소화하고 금융취약계층 지원은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단기적으로는 ‘막차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있다. 규제 시행 전에 신용대출을 미리 받거나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관건은 속도 조절이다. 은행권이 투자성·예비성 대출 수요를 얼마나 걸러내느냐, 동시에 실수요자와 취약차주 자금 흐름을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하반기 가계부채 관리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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