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DI동일 주가조작 증거수집 제동…금감원 강제조사권 논의 불붙나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7-28 09:02:12
합동대응단 1호 사건 피의자 준항고 인용…금감원 직원 압수물 선별 참여 문제 삼아
강제조사 가능한 금융위 인력은 16명뿐…정부, 금감원 권한 위탁 여부 최종 검토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출범 1주년 운영성과 점검 회의[연합뉴스]

 

법원이 수백억원대 주가조작 사건 피의자가 금융당국의 증거 수집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제기한 준항고를 받아들였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출범시킨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의 1호 사건에 제동이 걸리면서 금감원에 강제조사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논의도 다시 힘을 받을 전망이다.

28일 법조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24일 DI동일 주가조작 사건 피의자 김모 씨가 금융당국이 확보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해 달라는 취지로 제기한 준항고를 인용했다.

이 사건은 금융위·금감원·한국거래소가 공동으로 구성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 적발한 첫 사건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관련 혐의자들을 검찰에 고발했으며, 이후 사건은 수사기관으로 넘어갔다.

피의자들은 종합병원장과 대형학원장, 금융회사 직원 등 고액 자산가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법인의 자금과 금융회사 대출금 등을 동원해 특정 종목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고 수백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측은 준항고 과정에서 금융위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물을 선별하는 절차에 금감원 직원들이 참여한 점을 문제 삼았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압수수색과 같은 강제조사 권한은 금융위 소속 조사공무원에게만 부여된다. 민간기관인 금감원은 자료 제출 요구와 문답 등 임의조사만 수행할 수 있다.

금융위는 행정조사가 준항고 대상에 해당하지 않고, 금감원 직원들이 압수수색 집행을 주도한 사실도 없다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는 법원 결정문을 검토한 뒤 재항고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결정문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 결정에 따라 합동대응단 내부에서 금감원 직원들이 담당할 수 있는 조사 업무의 범위도 조정될 전망이다. 합동대응단은 1호 사건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 측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한 이후부터 압수물 선별 작업에는 금감원 직원을 참여시키지 않고 금융위 조사공무원만 투입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합동대응단 관계자는 “당시 조사 단계부터 문제 제기가 있었고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이 날지는 알 수 없지만,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금융위 조사공무원만 해당 업무를 수행하기로 했다”며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기 위해 이후 사건들은 모두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을 계기로 금감원의 불공정거래 조사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위가 보유한 강제조사 인력은 제한적인 반면, 실제 불공정거래 조사 인력의 상당수는 금감원에 배치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합동대응단은 총 9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압수수색 등 강제조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금융위 조사공무원은 16명에 불과하다. 반면 금감원 조사국 인력은 55명으로 전체 조사 인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호 사건의 압수물 선별 과정에 금감원 직원들이 참여한 배경에도 금융위 조사공무원 부족 문제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금감원 직원들도 공무원에 준하는 의무와 책임을 부담하고 있다”며 “금감원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조사와 제재 업무를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만큼 조사 단계에서도 강제 권한을 부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도 금융위가 보유한 강제조사권을 금감원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법제처가 지난 5월 관련 법률 검토에 착수했으며, 금융위와 금감원, 법무부 등 관계 부처의 의견 수렴도 마무리된 상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부처 간 의견 수렴은 모두 완료돼 최종 결정만 남아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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