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잊은 뉴욕증시…S&P500·나스닥 나란히 최고치, 기술주가 끌어올렸다

국제 / 이덕형 기자 / 2026-04-16 08:06:26
미·이란 2차 종전 협상 기대에 위험자산 선호 회복…다우는 숨 고르기, 테슬라·마이크로소프트 강세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중동 지정학 리스크 완화 기대를 발판으로 다시 사상 최고치 영역에 올라섰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장중·종가 기준 모두 신고점을 새로 썼고, 다우지수는 차익 실현성 매물에 소폭 밀리며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추가 협상 가능성이 투자심리를 빠르게 회복시킨 핵심 배경으로 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모습/사진=자료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2.27포인트(0.15%) 내린 4만8463.72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S&P500지수는 55.57포인트(0.80%) 오른 7022.95, 나스닥종합지수는 376.93포인트(1.59%) 상승한 2만4016.02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S&P500지수는 7026.24, 나스닥지수는 2만4026.56까지 오르며 각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불과 보름 전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S&P500지수는 지난달 30일 6316.91, 나스닥지수는 2만690.25까지 밀리며 중동 전쟁 확산 우려에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이달 들어 미국과 이란이 휴전 합의 이후 종전 협상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자 시장은 빠르게 반등했다. 11거래일 만에 S&P500지수는 700포인트 넘게, 나스닥지수는 3300포인트 이상 뛰어오르며 극적인 회복력을 보였다.

월가에서는 이번 반등을 단순한 안도 랠리 이상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한 미국계 투자은행 관계자는 “중동 변수로 짧은 기간 위험 회피 심리가 과도하게 반영됐는데, 확전 가능성이 다소 누그러지자 대기 자금이 다시 성장주로 이동했다”며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대형 기술주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지수 상승 폭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시장은 전쟁 자체보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느냐’를 더 민감하게 본다”며 “협상 재개 신호만으로도 투자자들은 빠르게 위험자산 비중을 복원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실제 업종별 흐름도 기술주 쏠림이 뚜렷했다. 기술 업종이 2% 오르며 상승장을 주도했고, 임의소비재와 통신서비스도 1% 이상 뛰었다. 금융주 역시 0.76% 상승하며 지수 방어에 힘을 보탰다. 반면 소재와 산업 업종은 1% 넘게 하락해 경기민감주 내에서도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났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 대형주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와 브로드컴은 각각 4% 넘게 상승했고, 테슬라는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까지 겹치며 7.62% 급등했다. 모건스탠리는 1분기 실적 호조에 4.52% 올랐고,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1.82% 상승했다.

시장은 미국과 이란 간 외교 일정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오는 21일 종료 예정인 휴전을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한층 개선됐다. 

 

백악관은 관련 보도를 공식 부인했지만, 시장은 협상 국면이 당장 깨지지 않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2차 대면 회담 장소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가 거론되는 점도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 신호로 읽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말까지 종전 합의 가능성을 언급한 점 역시 위험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다만 미군의 세 번째 항공모함이 중동으로 이동 중이라는 소식은 협상 결렬 가능성에 대비한 압박 카드로 해석되며 시장의 잠재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다.

통화정책 기대는 큰 변화가 없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활동이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 기준으로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올해 12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가능성을 28.3%로 반영해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급격히 높아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긴축 우려가 다시 증시를 압박할 정도는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8.17로 1%가량 하락해 투자자 불안 심리가 다소 완화됐음을 보여줬다.

결국 이번 뉴욕증시 급등은 실적 개선 기대와 지정학 리스크 완화 기대, 그리고 AI 중심 기술주 랠리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상승 속도가 워낙 가팔랐던 만큼 단기적으로는 차익 실현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중동 협상이 실제 진전으로 이어지면 신고가 흐름이 더 연장될 수 있지만, 회담이 흔들리거나 군사적 긴장이 다시 부각되면 변동성은 언제든 확대될 수 있다”며 “지금은 낙관론과 경계론이 공존하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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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형 기자
이덕형 기자 1995년 방송사 기자로 입사한 뒤 사회부,정치부,경제부 등 주요부서를 두루 거쳤습니다. 앵커와 취재기자,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현장을 누볐고,올해로 기자 생활 31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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