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車 판매 실적 좌우한 ‘SUV’

산업 / 황혜연 / 2013-07-05 15:24:48
상반기 내수 판매량 2.7% ↓ SUV 판매↑

[토요경제=황혜연 기자] SUV차량이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 실적을 좌우하는 이변이 나타났다. 합리적인 소비 증가와 여가활동이 늘면서 SUV 판매가 급증한 현상으로 해석된다. 국내 완성차 5사가 발표한 상반기 실적을 종합해보면 승용차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반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저용 차량(RV)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발표된 상반기 수출실적은 수입차의 공세가 거세지며 작년보다 줄었다.

잘 나가던 수출 전선에 이상이 생겨 비상이 걸린 자동차 업계 그 내면을 드려다 봤다.


△캠핑 붐 탄 SUV ‘나홀로 호조’


올 상반기 자동차 업계는 전반적으로 실적이 줄었으나 SUV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지난 1일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차 등 완성차 5곳이 발표한 상반기 판매현황을 집계한 결과, 1~6월 내수 판매량은 67만28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먼저 현대자동차는 상반기 전체 판매 실적은 줄었지만 SUV를 중심으로 수요 확대를 견인했다. 싼타페 4만1683대, 투싼ix 1만8993대, 맥스크루즈 3331대, 베라크루즈 2124대가 팔린 것을 합해 총 6만6131대의 SUV가 팔려 지난해 보다 45.2%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SUV는 레저용 차량 수요 증가와 주력 모델들이 신차로 구성된 덕분에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승용차는 그랜저가 4만6556대, 쏘나타 4만6380대(하이브리드 7145대 포함), 아반떼 4만4550대, 엑센트 1만5336대, 에쿠스 7147대 등 전체 판매가 17만6562대로 지난해 보다 11.2% 감소했다.

기아자동차의 상반기 국내 판매는 22만6404대로 지난해 대비 5.3% 감소했다. 상반기 승용차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 감소한 13만9554대 판매에 그쳤으나 RV 판매는 6.4% 감소한 5만7994대 판매,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특히 카니발의 경우 2011년 6월(3228대) 이후 24개월 만에 최대 판매고(3147대)를 올렸다.

실적 하락 폭이 큰 한국GM도 SUV 판매 만큼은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GM의 상반기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9.6% 줄었다. 반면 SUV 만 놓고 볼 때는 상반기 판매 1만3316대를 기록, 전년 동기보다 20.7%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르노삼성차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르노삼성차의 경우 상반기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줄었지만 6월 내수 판매량은 국내 최초 다운사이징 모델인 SM5 TCE의 높은 인기로 10.4% 증가한 4423대를 기록했다.

SUV QM5는 파워트레인 성능을 대폭 개선한 2.0 디젤 4WD모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한 2.0 가솔린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35.8% 판매가 늘어났다.

SUV 판매 호조세는 쌍용차 실적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SUV 명가로 이름이 알려진 쌍용자동차는 상반기 ‘코란도 C’와 ‘코란도 스포츠’가 각각 2만6613대와 1만6615대가 판매돼 전체 판매의 62.2%를 점유했다. 여기에 지난 2월 출시한 ‘코란도 투리스모’ 역시 7071대가 판매되는 등 꾸준한 판매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는 최근 캠핑 등 야외활동이 증가하며 합리적인 소비층이 늘어남에 따라 실용적인 SUV 판매가 급증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 판매 실적에 ‘한몫’


또한 신차 효과에 버금가는 인기에 힘입어 판매를 견인한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도 자동차 업계의 판매 후진을 막는데 한몫했다. 대표적으로 르노삼성차의 ‘SM5 TCE’ 와 기아차 ‘K5’ 모델이다.

르노삼성차의 ‘SM5 TCE’는 지난달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다운사이징 모델로 1200여대의 계약 실적을 달성했으나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360여대밖에 출고하지 못했다. 그러나 ‘SM5 TCE’와 ‘SM5 플래티넘’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달 내수판매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0.4% 늘어난 4423대를 판매했다.

아울러 지난달 새로운 얼굴로 돌아온 기아차 ‘K5’의 경우 6월 한 달간 전월 대비 30.9% 증가한 5723대가 팔려(옛 모델, 하이브리드 모델 포함) 돌풍을 일으켰다. 또한 계약대수도 9000여대를 돌파하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하게 되는 이달부터 위축된 중형차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반적 침체 속 수출 실적 ‘먹구름’


한편 상반기 자동차 수출 실적은 작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시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감소세를 보였지만, 믿었던 수출까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완성차 5사의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보다 6.4% 줄어든 158만8995대로 집계됐다. 2010년 133만대에서 2011년 153만대, 2012년 169만대로 매 년 두 자릿수 늘던 것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수출 실적이 이렇게 나빠진 데에는 전체 수출의 74%를 차지하는 현대·기아차의 수출 감소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전년보다 0.8% 줄어든 32만5611대를 판매했다. 수출은 10.4% 줄어든 59만798대였다. 해외 공장 생산 분을 제외한 국내 생산 분 판매(91만6409대)만 놓고 보면 판매가 7.2%나 줄어든 것이다.

기아차의 경우 국내 시장 판매는 5.3% 줄었고, 해외 판매도 3.5% 줄었다. 전체적으로 4% 줄어든 81만8220대의 차를 판매했다.

이 밖에 한국GM과 르노삼성은 각각 1.9%와 29.3% 줄어든 40만1492대와 5만8705대의 차를 판매했다. 한국GM은 수출이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국내 판매가 8.8% 줄었다. 르노삼성은 내수 판매와 수출이 각각 14.2%와 38.2% 줄었다.

수출 시장은 하반기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주력 시장인 미국의 경우 현대·기아차가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면서 성장이 정체돼있다. 경기가 안 좋은 유럽 시장도 지난 5월 자동차 판매량이 2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게다가 올 여름 자동차 업계가 노사분규로 심한 몸살을 앓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하반기 생산에 빨간 불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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