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코마케팅’, 독이 든 성배?

산업 / 조영곤 / 2013-06-24 11:51:13
코마케팅 ‘불편한 진실’ 다국적 제약사 ‘도매상’ 전락 우려

▲ 국내 제약사들이 위기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와의 ‘코마케팅’이 거대자본의 시장 잠식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토요경제=조영곤 기자]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의 ‘코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자칫 ‘안방’을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은 합자 및 기술제휴, 라이센스 등의 전통적인 방식을 뛰어 넘어 다국적 기업의 오리지널 약을 도입해 판매하는 코마케팅을 확대해 가고 있다.

코마케팅 확산은 약가인하 등으로 인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내사와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외자사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리베이트 근절 정책으로 인해 의사들이 제네릭보다는 오리지널 약 처방을 선호하면서 국내 제약사에는 치명타가 된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오리지널 약 비중이 높은 다국적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밖에 없다는 절실함이 작용했다. 외자사 입장에서도 국내사와의 코마케팅으로 안정적인 시장 진입과 비용 절감이 가능해 관련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제약업계는 코마케팅 확대와 관련, 갑론을박이 뜨거운 양상이다. 국내사의 매출 증대라는 긍정적인 의견과 거대 자본에 잠식돼 안방을 내주는 꼴이라는 지적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는 다국적사의 제품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며 “다국적 기업은 영업력에서 앞선 국내사를 통해 안정적 매출 확대가 가능하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은 매출 증대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다국적 제약사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시키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당 경쟁에 외자사만 ‘미소’
다국적 제약사의 한국법인인 바이엘코리아는 오는 7월부터 일동제약에 카네스텐, 엘레비트프로나탈정, 비판텐, 사리돈, 복합탈시드 등 일반약 코마케팅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바이엘은 모두 일반약을 국내제약사에 공급하게 됐다. 이같은 ‘제품 나눠주기’는 국내 제약사들의 과당 경쟁을 불러와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바이엘은 일동제약과 코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동아쏘시오홀딩스 계약 당시 보다 수수료를 낮췄다. 또한 국내 제약사간의 과당 경쟁으로 매번 수수료 인하가 불가피해져 과거 20%였던 협력사 배당률도 2년전 10%대로 떨어졌다.

특히 기술제휴가 바탕이 됐던 과거와 달리 판매계약만 이뤄져 기술정보가 차단되는 이른바 ‘도매상’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코마케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데 있다.

다국적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신규 인력 채용, 영업망 구축 등 비용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국내 제약사와의 코마케팅은 앞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코마케팅이 확대로 인해 국내 제약사들은 오리지널 약의 안정적인 공급을 이룰 수는 있겠지만 거대자본의 시장 잠식은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 “정부 시각 바꿔라”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제약사들이 안방을 사수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력한 리베이트 근절 정책으로 인해 의사들이 오리지널 약 처방 비중으로 높이면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 즉, 제약사의 영업 형태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주지 않으면 리베이트 우려 시선 때문에 위기 극복이 난감하다는 얘기다.

일부 병원은 제약사 영업사원을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신규 거래처 확보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렵다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네릭의 경쟁력은 약가 비교 우위 등이었으나 영업의 대부분을 리베이트로 바라보면서 제동이 걸렸다”며 “정당한 마케팅은 인정하고, 과도한 리베이트 시선은 거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 정책의 변화가 없다면 다국적제약사의 국내 시장은 한결 수월해 질 것”이라며 “내수부진은 연구개발 위축을 불러, 안방은 물론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잃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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