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수익성 악화 불구 현금 배당

산업 / 조영곤 / 2013-06-17 09:30:52
[긴급 진단] 제약사 배당 성향

△주요 상장 제약사들이 약가인하 여파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현금 배당을 실시해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거운 상황이다.


[토요경제=조영곤 기자] ‘통곡의 계곡’을 건너고 있는 제약사의 현금 배당 정책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겁다. “주주 이익 실현을 위한 당연한 정책”이라는 의견과 “재무건전성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그것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상장 제약사들은 지난해 4월 시행된 일괄 약가인하 정책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순이익의 20% 이상을 주주들에게 현금 배당했다.


상위 10대(매출 기준) 제약사 가운데 지난해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한미약품과 LG생명과학을 제외한 8개사의 순이익은 전년대비 23.6% 급감한 2603억원. 수익성은 악화됐지만 오히려 배당 성향은 상승했다.


8개 제약사의 배당 총액은 606억원으로 같은 기간대비 4.4% 소폭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배당 성향은 18.6%(2011년)에서 23.3%(2012년)로 4.7% 상승했다.


◇동아·유한·녹십자 “통큰 배당”
동아제약(현 동아쏘시오홀딩스)·유한양행․녹십자는 100억원 이상의 통큰 배당으로 주주들을 흡족(?)하게 했다. 동아제약은 123억5000만원(순이익 대비 배당 성향 18%), 유한양행은 132억원(19%), 녹십자는 126억4000만원(23%)을 현금 배당했다.


종근당과 대웅제약 역시 100억원대에 육박하는 현금을 주주들에게 풀었다. 종근당과 대웅제약은 각각 85억3000만원(33%), 80억1000만원(23%)을 현금 배당했다.


이밖에도 일동제약은 36억3000만원(20%), 제일약품은 7억9000만원(7%)을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제약사들이 두자리수 현금 배당을 실시했지만 배당과 비례한 경영실적은 마이너스 성적표가 수두룩하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액(14.3%)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2.2% 급감, 순이익(-16%) 역시 줄어들어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다. 녹십자도 매출액(2.4%)과 순이익(1%)이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14.8%)이 급감한 상태다.


대웅제약 역시 마찬가지. 매출액(-5.9%), 영업이익(-37.3%), 순이익(-33%) 등 주요 재무지표 모두 하락세다.


◇“적자도 괜찮아” 배당은 ‘관행?’
일부 제약사의 경우 적자 구조에도 현금 배당을 강행했다. Top 10 제약사 가운데 하나인 JW중외제약은 2011년 당기순손실이 99억원에서 지난해 210억원으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14억5000만원을 현금 배당했다. JW중외제약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대비 각각 -7.9%, -46.5%를 기록하는 등 재무구조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약품과 삼일제약 역시 당기순손실은 각각 48억5000만원, 38억6000만원을 기록했지만 8억8000만원과 7억8000만원을 현금 배당했다.


이와 관련, 삼일제약의 한 관계자는 “주가가 5년 전에 비해 많이 떨어진 상태다.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럽지만 주주들 원성이 자자해 배당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등 재무구조가 지속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예측을 뛰어넘는 고 배당을 실시한 제약사들도 있다. 동화약품은 순이익대비 170%인 223억4000만원을, 부광약품은 134억2000만원(81%), 경동제약은 47억2000만원(59%)을 현금 배당했다.


◇“주주 이익=오너 이익 실현?”
주요 제약사들은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현금 배당을 실시한 이유로 ‘주주 이익 실현’을 꼽는다.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럽지만 주주들과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곱지 만은 않다. 오너 일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제약사들의 특성을 고려할 때 소액주주 등 절대 다수를 위한 정책 보다는 오너 이익 실현을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주 이익 실현이라고 외치고 있지만 오너 및 친인척 등이 주요 주주로 등재돼 있다”며 “어린이 주식 부호 탄생 등 오너 일가에 초점이 맞춰진 현금 배당은 주주 이익 실현이라는 주장을 무색케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올해 현금 배당을 단행한 제약사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외국인 지분 확대 등 오너 기업의 이미지가 오히려 퇴색하고 있다”며 “상장기업 입장에서 주가에 민감한 주주들을 위해 부담스럽긴 하지만 현금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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