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점 폐쇄, 재고 털기…고객 손실 어쩌나

산업1 / 조영곤 / 2013-06-10 16:55:40
미쓰비시자동차 ‘철수설’ 모락모락

▲ 미쓰비시자동차가 CXC모터스와 손을 잡고 국내시장에 재상륙했지만 1년여만에 영업점 폐쇄 등 판매부진에 시달리며 철수설이 확산되고 있다.


[토요경제=조영곤 기자] 한국 땅을 다시 밟은 미쓰비시자동차가 또 다시 철수설에 휘말리는 굴욕을 겪고 있다. 지난해 3월, 철수 1년 만에 의욕적으로 재진출했지만 판매 부진에 시달리다 영업점 폐쇄 후 재고 털기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쓰비시자동차 공식수입원인 CXC모터스는 최근 서울 강남전시장을 폐쇄했으며 경기도 분당전시장은 미쓰비시를 치우고, 캐딜락 차량으로 재배치했다.
유일하게 남은 여의도 전시장 역시 재고 소진이 완료되면 폐쇄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영업점 폐쇄, 재고 털기, 신차 출시 일정 미정 등의 이유를 근거로 미쓰비시가 또 다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진출 1년도 안 돼 전시장을 폐쇄하고, 신형 차량 출시를 연기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라며 “미쓰비시가 재고를 소진한 후 신형 차량을 들여온다 해도 이미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된 상황이기 때문에 판매에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CXC측은 “재고물량 때문에 13년형 출시 일정을 놓쳐 부득이하게 신차 출시를 중단한 상태”라며 “올 연말 신형(2014년형) 모델을 들여야 영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고 이달 소진…연말까지 영업중단


미쓰비시자동차의 재고 물량을 소화하고 있는 CXC 서울 여의도전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7일 현재 재고 차량은 20여대 정도 남은 상황. 빠르면 이달 중으로 재고를 모두 털어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CXC는 2012년형 미쓰비시 모델의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차종별로 최고 1200만원까지 파격 할인하는 강수를 두고 있다. 4030만원의 '아웃랜더'는 1200만원 가량 할인된 2800만원대에, 3440만원인 'RVR'(4륜)은 1000만원 가량 할인된 2400만원대에 판매중이다.
이에 앞서 CXC는 재고 물량 처리를 위해 공식 수입원 가운데 최초로 소셜커머스 티몬에서 최대 600만원 할인된 가격에 차를 구매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CXC가 재고 물량을 이달중으로 털어낸다고 해도 최소 올 연말까지는 영업공백이 불가피하다. 13년형 모델 도입은 이미 물 건너간 상황이고, 14년형 모델을 들여온다 해도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초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백기가 가져올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업의지가 분명하다면 재고를 털어낸 후의 행보가 중요하다”며 “이미 차량을 구입한 고객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수입차에 관심을 갖고 있는 예비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데 CXC의 행보로 볼 때 기대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미쓰비시는 이미 한차례 철수해 국내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짧지 않은 공백기 동안 두 손 놓고 있는 상황이 된다면 부정적인 시각은 더욱 팽배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표 900대…결과는 160여대 ‘궁색’


미쓰비시자동차는 지난해 3월 16일 철수 1년 만에 국내 시장에 다시 선을 보였다. 사업 파트너는 한진(家) 조현호씨가 설립한 CXC모터스. 조현호 CXC모터스 회장은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막내 동생인 조중식 전 한진건설회장의 장남이다.
판매법인이 아닌 총판 계약 형태에서 출범 초기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미쓰비시의 한국시장 철수로 인해 중고차 가격 하락을 지켜봤던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겠냐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매법인 설립이 아닌 총판 계약은 언제든 같은 사건이 되풀이될 수 있는 불씨를 남겨둔 모양새다.
미쓰비시와 CXC모터스는 우려의 시선을 뒤로 하고, 출범 당시 연간 판매 목표 900대라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이같은 수치도 재진출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감안했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하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지난해 3월부터 올 4월까지 판매대수는 고작 161대. 최대 1200만원 할인이라는 초강수를 뒀기 때문에 이같은 수치도 가능했다. 재고 털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11월 이전까지의 판매량은 고작 55대에 불과했다.
10월까지 판매량은 최저가 모델 가격이 2억이 넘는 프리미엄 브랜드 벤틀리보다 크게 뒤진 수치였으며 롤스로이스를 제외하곤 국내 수입차 브랜드 꼴찌를 도맡았다.


◇마케팅 뒷짐…“차라리 딜러 바꿔”


미쓰비시자동차의 몰락을 지켜보고 있는 영업사원과 구매 고객 등 현장 분위기는 상당히 어수선하다. “차라리 딜러(CXC모터스)를 바꿔라”는 격앙된 분위기까지 연출되는 등 CXC모터스에 대한 반감이 거세지고 있다.
CXC모터스에서 미쓰비시 자동차 판매를 담당했던 전ㆍ현직 영업사원들은 홍보 등 각종 마케팅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인 가장 큰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올 1월 재도약을 천명하며 신규 영업사원 모집에 나섰지만 이후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해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CXC모터스 영업사원은 “당연히 신규 수입브랜드라면 인지도 향상을 위해서 홍보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거의 뒷짐을 지고 있는 듯 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으니 판매가 부진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차량 성능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부한다. 리스 등으로 구매한 고객들이 매입의사를 확고히 밝힐 정도”라며 “일부 고객은 ‘딜러사를 바꿔야 하는 것’아니냐고 할 정도로 CXC모터스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7일 현재 CXC모터스에서 미쓰비시자동차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영업사원은 4~5명 정도이며 이달 중으로 재고 소진이 완료되면 여의도전시장을 폐쇄하고 해당 영업사원들은 캐딜락 등 다른 브랜드로 순환 배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비시 소유 고객 손실 어쩌나


미쓰비시자동차가 재고를 털어낸 후 잠정 판매중단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손실이 우려된다.
중고차 전문 업체 카즈에 따르면 미쓰비시의 중형세단 랜서 2009년식은 신차가 3350만원에 팔렸으나 중고차 가격은 1650만원에 거래돼 잔존가치는 49.3%에 불과하다. 같은 연식의 토요타 캠리 가솔린 모델(신차 3490만원, 중고차 1990만원)의 잔존가치 57.0%나 혼다 어코드(신차 3590만원, 중고차 2280만원)의 잔존가치 61%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낮은 것이다. 2010년식의 잔존가치도 랜서가 59.2%로 캠리 67.3%, 어코드 71%에 못 미쳤다.
미쓰비시자동차의 잔존가치는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이달이후 최소 6개월여 동안 판매가 중단돼 신차 유입 등의 거래가 실종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외면이 불가피하다.
수입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인식이 각인되기 시작하면 거래가 실종되기 때문에 가격 하락 속도가 상당하다”며 “결국 제 돈 주고 산 고객만 피해를 입는 꼴이다. 중고차시장에서도 애물단지로 전락해 거래 형성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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