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ㆍ소송 난무하는 ‘공포의 아파트’

산업 / 유상석 / 2013-06-10 15:24:44
거품 빠진 용인… ‘후폭풍’ 천태만상

▲ 경기도 용인 지역 일부 아파트 단지들의 미분양이 장기화되면서 시행ㆍ시공사 간 폭력 사태가 발생하고 전기ㆍ수도가 끊기는 등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아파트 분양시장 장기침체 여파로 경기도 용인 지역 일부 아파트 단지들이 ‘분양 불패 신화’ 지역에서 졸지에 ‘미분양 폭탄지역’으로 전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이 단지들은 ‘미분양 폭탄’ 후유증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공사 부도에 따른 유치권행사와 폭력사태가 빈발하고 전기ㆍ난방 공급이 중단되는가 하면 반값 할인 분쟁에 홍역을 치르는 등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 유치권 싸움에 흉기 난동…주민들 ‘덜덜’
지난 3일 오후 1시께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 기흥저수지 부근에 들어선 A아파트(345가구ㆍ준공 2010년) 정문. 출입구 한쪽을 컨테이너와 승합차량으로 봉쇄한 채 건장한 체격의 남성 10여 명이 출입하는 차량을 철저히 감시했다. 등록된 일부 차량을 제외하고는 정문 인근에 주ㆍ정차조차 막았다.


이들 남성은 유치권을 주장하는 S건설이 고용한 용역 직원들이다. 사업시행사인 H건설 협력사였던 S건설은 시공사가 부도나자 H건설에 투자금 및 하자보수비용 10억원 지급을 요구하며 물리력을 동원, 아파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H건설과 S건설 간 갈등 탓에 연일 패싸움이 벌어지면서 입주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입주민 A씨는 “피투성이가 된 용역 직원을 수도 없이 봤다”며 “이들은 입주민에게 퇴거를 종용하며 위협을 서슴지 않아 매일 불안에 떨며 살고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 지난달 29일 오전 4시께 이 아파트 102동 앞에서 같은 용역 직원끼리 쇠파이프 등 흉기까지 동원된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4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경찰까지 출동하는 소동을 빚었다.


경찰 관계자는 “법정관리 중인 이 아파트는 민사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어 수시로 출동하고 있다”며 “지난달에도 폭행 사건으로 용역 직원 6명을 입건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전체 345가구 중 경매를 통해 123가구가 낙찰됐으나 양측 간 잦은 충돌 탓에 실제 입주 가구는 2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용역업체 직원 일부가 빈 아파트를 불법 임대하거나 경매로 받은 아파트에 대해 이중계약을 체결했다는 고소ㆍ고발건이 접수돼 현재 경찰과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 미분양에 단전ㆍ난방공급 중단 위기
기흥구 상하동 ‘임광 그대가 크레던스’ 입주민들은 전기 및 난방 요금을 꼬박꼬박 내고도 전기와 난방 공급 중단 위기에 처했다.


전체 554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는 지난 2010년 10월 입주가 시작됐으나 현재 240여 세대만 입주했다. 미입주 가구 250여 가구 중 145가구는 ‘분양가가 3.3㎡당 300만~400만원 가량 높다’며 계약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70채는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전체 아파트에서 사용하는 전기료와 난방비, 관리비 중 40% 정도만 걷히면서 전기료 6000여만원과 난방비 2억3000여만원이 연체됐다. 한국전력 용인지사와 지역난방공사 용인지사는 전기 및 난방 공급 중단을 아파트 측에 통보한 상태며 전기료 지급명령 불이행에 따른 소송도 제기했다.


이 아파트 관리소 관계자는 “건물 유지비와 인건비 등 기본적인 비용을 빼면 전기와 난방비를 낼 여력이 없다”며 허탈해했다.


◇ 분양가 할인 전쟁…
최근 건설사가 앞다퉈 미분양 털기에 나서면서 분양가 할인 경쟁에 불이 붙었다. 분양가의 최대 40%까지 할인하는가 하면, 취득세와 중도금 이자까지 분양 업체가 납부해 주는 곳도 등장했다.


현재 분양가 할인 단지는 수지 신봉지구 ‘신봉 S아파트’를 비롯해 ‘신봉 D아파트’등 성복지구와 공세지구 등 10여 곳에 이른다. 시에 따르면 4월 현재 용인지역 미분양아파트는 6000여 가구에 달한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할인 경쟁에 나서자 기존 분양자들은 형평성을 주장하며 반발, 일부 단지는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특히 한 미분양 아파트단지는 기존 입주자들이 분양가 할인을 받은 신규 계약자 입주를 저지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시 관계자는 “이미 분양 받은 계약자도 할인해 달라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고 연일 집회를 열고 있다. 부동산시장 거품이 사라지면서 곳곳에서 민ㆍ민 갈등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며 “그런데도 해결기미는 없다”고 말했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연구팀장은 “개발 광풍이 거셌던 용인지역은 후폭풍도 극단적으로 표출되고 있다”며 “건설사나 입주민 입장에서 보면 결국 미분양을 하루빨리 털어 단지 정상화를 위한 길을 찾는 것 밖에 대안이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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