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는 넘겼지만 여전히 불안…”

산업 / 유상석 / 2013-05-27 11:39:31
인천 에잇시티 사업 ‘불안한 위기탈출’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500억도 준비 못하면서, 317조 개발 사업을 하겠다?”
용산개발 사업의 10배 규모인 인천 용유ㆍ무의 복합개발 사업이 무산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여전히 불안감을 지지 못하고 있다.
개발사업 시행예정자인 ㈜에잇시티는 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500억을 증자해야 함에도 이를 계속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인천시는 이행기를 오는 6월30일로 연장해 주기로 결정했다. 이번 연장은 벌써 세 번째다.
부동산 업계에서 “한두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이런 상황을 겪어야 하느냐”며 불안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 인천 용유ㆍ무의 복합개발 사업인 에잇시티가 우여곡절 끝에 무산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에서는 여전히 해당 사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성공 가능성도 낮은데… 계속 ‘밀어붙이기’
에잇시티는 용무ㆍ무의도 80㎢ 면적에 2030년까지 호텔복합리조트, 한류스타랜드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사업비만 317조원이 이르는 세계 최대 개발 사업이다.
지난 15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자유구역청’)은 ㈜에잇시티가 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한 500억원 증자 기한을 오는 6월 30일까지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에잇시티는 지난 10일까지 사업권 확보를 위한 500억원을 입금하지 않아 사업 백지화가 예상됐지만 이번 연장으로 한 시름 놓이게 됐다.

이에 앞서 송영길 인천시장은 지난 1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에잇시티의 최대 주주인 캠핀스키(Kempinski) 그룹의 레또 위트워 회장을 만나 기한 연장에 대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사업 기한 연장에도 용유ㆍ무의 개발 사업을 바라보는 부동산 업계의 시선은 여전히 어둡다. 사업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인천시는 이러한 비판에도 지난해 10월 에잇시티 사업 발표회 이후 2차례나 기한을 연장해 주며 사업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합의에는 에잇시티가 기한 내 증자에 실패하고 보상절차에 착수하지 않을 경우 인천시는 이 사업 기본 협약을 해지할 수 있고 에잇시티는 법적 소송을 포함해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송 시장과 워트워 회장이 맺은 합의 내용엔 에잇시티가 400억원과 인천도시공사가 출자할 100억원을 포함한 500억원으로 사업자 지위를 확보한 뒤 오는 7월30일 까지 보상 절차에 착수하고, 올해 말까지 1차 보상금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을 협의 보상해야한다고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 인천시, 에잇시티 계속 ‘봐 주는’ 이유는?
당초 인천시는 증자 약속을 지키지 못한 에잇시티 측과 기본협약을 해지하는 쪽으로 내부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입장을 바꿔 돌연 증자기한을 연장해 준 것과 관련, ‘국제 소송을 면피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위트워 회장은 송 시장과의 면담에서 “지금 사업을 해지하면 소송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는 사업 연장이라는 비난은 얻었지만 국제소송에선 자유로워진 꼴이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국제소송이 우려돼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그동안 개발제한에 묶여 고통받아온 용유ㆍ무의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유구역청은 지난 1월 ‘용유ㆍ무의 개발 사업’에 대해 사업 정상화안을 마련한 후, ‘5월10일까지 500억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사업은 해지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에잇시티에 보냈다. 하지만 지난 10일까지 에잇시티로부터 입금된 금액은 없었다.
400억원의 증자가 6월말까지 들어온다는 보장 역시 어디에도 없다. 또 설사 400억원이 마련된다고 해도 1조원이 넘는 보상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역시 발표되지 않은 실정이다.


◇ “500억도 못 만들면서, 317조 사업하겠다?”
그럼에도 인천시가 본래의 방침을 깨고 사업연장을 결정한데 따라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개발 사업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추진하는 인천시가 국제 소송에 휘말릴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기한 연장의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 추진 의사도 불투명한 캠핀스키 그룹 회장의 말 한마디에 연장을 결정한 인천시가 우스운 꼴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용유ㆍ무의 주민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용유ㆍ무의 주민과 토지주들은 “인천시는 애초 약속대로 지난 10일까지 자본금 증자에 실패한 에잇시티와 더 이상 협상하지 말고 사업을 끝냈어야 했다”며 “세 번이나 지키지 못한 약속을 주민들이 또 믿어야 하느냐”고 비난했다.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기존 협약에 따라 에잇시티가 그동안 사용한 사업비용을 모두 인천시가 물어줘야 할 수도 있다”며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업기한을 연장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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