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베정권, 헌법 개정 시동

산업 / 윤은식 / 2013-05-13 10:21:14
우익정당 정치권 추가로 개헌 논의 탄력

[토요경제=윤은식 기자] 2차 세계대전 전범국가인 일본을 평화국가로 갱생시킨 일본 헌법이 지난 3일을 맞아 헌법시행 66주년이 되지만 아베신조 정권을 중심으로 하는 일본 보수·우익 세력이 개헌작업의 시동을 걸면서 기로에 놓였다.

지난 1일 아베 신조 총리가 “헌법 개정은 자민당 설립 때부터 과제였고 7월 참의원 선거에서도 고약사항”이라며 “선거를 승리로 이끈 뒤 헌법 개정에 착수할 방침”임을 다시 확인했다.

아베정권은 선거 승리 후 발의 요건을 정한 헌법 96조 개정에 우선 착수한 다음 일왕을 국가원수로 하고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하는 개정에 시나리오를 짜고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아베총리의 시나리오대로 개헌이 이뤄지면 일본은 전쟁포기 국가에서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로 바뀌게 되고 보수우익 세력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전후 총결산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 같은 아베 정권의 헌법 개정을 둘러싸고 동북아 지역의 갈등이 또 다시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 평화헌법 개정···대다수 일본국민 부정적 반응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연합국사령부가 1947년 제정한 일본 평화헌법은 국민주권, 평화주의, 인권존중의 3대 기본이념을 세우고 군국주의와 결별, 침략전쟁의 재발 방지 및 반성의 정신을 담았다.

특히 전쟁포가와 군대보유 금지를 규정한 9조는 일본이 세계에서 자랑하는 평화헌법의 핵심이자 전후 일본의 번영을 이끌어온 근본 토대다.

하지만 일본 보수·우익 단체들은 현행 평화헌법이 “전후 연합국에 의해 졸속으로 만들어 지면서 일본인의 자존심을 짓밟을 뿐 아니라 일본 스스로 지킬 수 없는 불구 상태”로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민당과 공산당 등 호언·평화세력이 1990년대 까지 개헌저지선(의석수 3분의 1)을 꾸준히 유지해왔고 자민당 정권도 주변국의 반발과 국내 파장 등을 우려해 공론화 하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호헌·평화세력이 북한의 일본인 납치사건과 중·일 갈등을 거치면서 세력이 크게 약화된 데다 리버럴(자유주의)로 분류되는 민주당이 지난해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개헌파에 대한 견제력은 거의 사라졌다.

게다가 개헌을 숙원으로 여겨온 아베 총리가 초기 정권운영에 성공함으로써 개헌을 위한 여건이 갖춰졌다.

일본 내 정치권도 자민당 외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들이 추가로 등장하면서 개헌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언론인 요미우리신문이 지난달 30일 중·참의원 의원 전체 720면 중 439명을 상대로 지난 2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4%가 96조 개정에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여론은 정치권의 반응과 달리 헌법 개정에 싸늘한 반응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2일 2200여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54%가 헌법 96조 개정에 반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찬성은 38%에 그쳤다.

헌법 9조에 대해서도 “바꾸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52%인 반면, “바꾸는 게 좋겠다”는 의견은 39%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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