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10위권 밖으로… ‘타워팰리스의 굴욕’

산업 / 유상석 / 2013-05-06 10:51:50
2013년 한국에서 가장 비싼 집은…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
한때 고가주택의 상징으로 꼽히던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명성이 예전 같지 않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 순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가 하면, 지난 2010년 이후로 경매시장에 심심치 않게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타워팰리스가 완공한 게 지난 2002년 10월이니, 권력은 10년을 가지 못한다는 뜻의 ‘권불십년’이란 말이 들어맞은 셈이다. 자타가 공인한 고급주상복합의 ‘왕’은 새로운 고가 주상복합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그 명성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 경기침체 탓, 경매 매물 쏟아져

타워팰리스 C동 301㎡(약 91평ㆍ이하 전용면적) 펜트하우스가 지난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에 부쳐졌다. 5501호 및 5502호 두 채로 구성된 이 주택은 3개 동으로 구성된 타워팰리스1차에 30채밖에 없는 펜트하우스로 감정가격이 65억원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양재천ㆍ대모산 조망권이 뛰어난 C동의 알짜물건이라 단지 내 주민들 사이에서도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타워팰리스는 지난 2004년 C동 19층 174㎡(53평)가 처음 경매에 나온 후 매년 2~4건 정도가 경매시장에 등장했다. 하지만 2010년에는 8건이 경매에 부쳐졌고 지난해에는 매물이 11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초에는 영화감독 심형래씨 소유의 244㎡(74평)가 53억원에 경매로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 들어서도 벌써 5건의 물건이 경매에 나왔고 5월에만 4건의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고액자산가들이 소유한 물건이 경매에 나오는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경기침체로 사업체 부도가 크게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는 “가격이 한참 비쌌을 때 대출을 받았다가 주택경기 침체로 가격이 떨어지면서 담보가치가 하락한 여파가 크다"며 "지난해 주택경기가 최악이었기 때문에 올해 더 많은 경매물건이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공시가격 10위권 밖으로…
타워팰리스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 때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최고가 주택의 위치를 고수하던 10여 년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번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곳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연립주택 ‘트라움하우스5차’다. 이 주택은 공동주택 공시가격제도를 도입한 2006년 이후 8년째 전국 최고가 공동주택의 명성을 이어갔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공동주택 공시가격 자료에 따르면 트라움하우스5차의 전용 273㎡(약 83평)는 지난해보다 3.8%(2억원) 오른 54억4000만원으로, 아파트ㆍ연립주택ㆍ다세대주택 등 모든 공동주택을 통틀어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트라움하우스5차는 18가구(전용 226~273㎡)로 구성된 고급 연립주택이다. 단지 지하에 핵전쟁과 진도 7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지하 벙커를 갖추고 있다.
서울 청담동 ‘상지리츠빌 카일룸3차’ 전용 265㎡(80평)는 42억7200만원으로 가장 비싼 공동주택 2위에 올랐다. 아파트 중에서는 국내 최고가다.
부산 우동 ‘해운대 아이파크’ 전용 285㎡(86평)는 41억4400만원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서초동 트라움하우스3차’(273㎡(83평) 40억8000만원), ‘삼성동 상지리츠빌 카일룸’(273㎡ 40억8000만원), ‘청담동 상지리츠빌 카일룸2차’(244㎡(74평) 39억28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성수동 ‘갤러리아포레’(271㎡(82평) 39억400만원)가 새롭게 7위에 올랐다. 2011년 아파트 중 1위였던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 269㎡(81평)는 38억9600만원을 기록, 8위로 밀렸다.
타워팰리스(전용 244㎡)는 2006년 31억6500만원으로 4위를 기록한 이후 상위권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32억4800만원으로 간신히 10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10위권에서 밀려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고가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부침이 덜하지만 몸값이 높은 새 아파트가 등장하면서 타워팰리스의 명성이 조금씩 퇴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단독주택 중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자택(서울 이태원동)이 지난해 118억원에서 올해 130억원으로 10.17% 오르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2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3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4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