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최강자 되려면 "양재를 접수하라"

산업 / 유상석 / 2013-04-26 21:55:44
[추적]백화점 3社 ‘파이시티’ 쟁탈전

▲ 서울 양재동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파이시티’를 두고, 백화점 3사는 물론 현대차그룹까지 매입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의 향방이 결국 ‘매각’으로 결정되면서, 누가 새 주인이 될 것인지에 유통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백화점ㆍ아웃렛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롯데, 신세계가 파이시티 인수전에서 또 한 번 맞붙을 태세다. 거기다 현대백화점, 심지어 파이시티 맞은편에 본사를 둔 현대자동차그룹까지 인수후보로 떠오르면서 최종 승자의 향방은 더욱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 백화점 3사 ‘양재 쟁탈전’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지난 3월 회생절차 진행 중인 파이시티의 매각을 인가했다. 이에 따라 파이시티의 인수 예비입찰이 진행 중인 가운데 롯데, 신세계가 인수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시티는 서울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 8만5800㎡에 35층 규모의 복합쇼핑센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만 3조4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전 시행사가 2011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차질을 빚었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파이시티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백화점 3사의 경쟁이 가장 뜨거울 것으로 부동산ㆍ유통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양재동은 서울 강남과 분당을 잇는 교통 요충지이자 백화점 3사가 저마다 강남에서 확보하고 있는 상권이 만나는 혈맥이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인수하면서 반포에 신세계타운을 구축한 신세계그룹의 종단정책과 잠실타운을 본거지로 하는 롯데그룹의 횡단정책이 충돌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전은 특히 유통업계의 오랜 맞수 롯데와 신세계 외에 현대백화점도 참전할 것으로 보여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과 코엑스점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잠실의 롯데와 반포 신세계백화점의 협공을 당하고 있는 상태라, 이번에 양재를 확보해야 포위를 풀 수 있는 상황이다.


◇ 현대차그룹 인수해 본사 활용 가능성도
IB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또다른 후보는 현대자동차그룹이다. 현대자동차는 포화상태에 이른 양재동 본사를 대신해 서울 성수동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건설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하지만 서울시의 인허가가 나지 않아 건설계획이 불투명해졌다.

현대차그룹이 길 건너 파이시티를 인수해 본사 건물을 세울 것이란 전망은 이런 사정 때문에 나온다. 파이시티에 본사 건물을 세우면 현대기아차는 서울의 출입구인 경부고속도로 양재IC를 현대ㆍ기아타운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


◇ 파이시티 눈독 들이는 이유는…
경부고속도로로 서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물은 양재인터체인지(IC) 바로 옆의 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 본사다.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서울에 오는 사람들에게, 그룹 사옥에 푸른색과 붉은색으로 선명하게 새겨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기업이미지(CI)는 서울의 첫인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파이시티는 현대ㆍ기아차가 ‘독점’해 온 서울의 첫인상을 대번에 바꿀 수 있는 매물로 평가받는다. 경부고속도로를 경계로 현대ㆍ기아차 본사와 마주보고 있는데다 부지 면적은 현대ㆍ기아차 본사 건물에 농협이 국내에서 보유한 가장 큰 대형마트인 하나로마트를 합친 것보다 크다.

파이시티는 또 든든한 배후상권을 확보해 사업성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연말 준공예정인 서초보금자리(3390세대)와 우면2보금자리(3332세대), 내곡동 보금자리(4355세대) 등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보금자리 주택 1만1077세대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길 건너편에 코스트코와 이마트, 하나로마트 등이 밀집해 있어 파이시티가 완공되면 양재지역은 강남 최대 쇼핑센터로 부상할 전망이다.

파이시티 인수후보군은 예비입찰이 마감되는 다음달 11일 확정된다.

파이시티 매각가는 적어도 50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부동산ㆍ유통업계에서는 “서울ㆍ수도권에 알짜부지가 얼마 남지 않은 현실에서, 파이시티는 롯데ㆍ신세계ㆍ현대백화점 셋 중 어느 누구도 놓칠 수 없는 대어인 만큼 향후 세 업체의 물밑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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