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과 뒷돈으로 이뤄지는 ‘상생’?

산업 / 유상석 / 2013-04-22 09:51:01
롯데百, 시장상인 분열 조장 의혹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롯데백화점 창원점 신관 개관과 관련, 롯데와 전통시장 상인회장 간의 뒷거래 의혹이 번지고 있다.
롯데 창원점이 ‘영플라자’ 신관 개관과 관련, 상생협약체결 과정에서 백화점 점장이 전통시장 상인회장에게 시장상인 간 분열을 조장토록 지시하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또 시장상인들 몰래 롯데백화점 창원점장과 상인회장이 체결한 것으로 드러난 이면 합의서의 실체를 두고 ‘대가성 뒷돈’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해당 의혹과 관련, 경찰은 점장이 상인회장에게 건넨 돈의 대가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 롯데백화점 창원점이 ‘상생협약’ 체결을 위해 전통시장 상인회장과 ‘대가성 뒷돈’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발전기금 줄 테니, 반대파 입 막아라’?
경남 창원 상남시장 비상대책위는 14일 롯데백화점 창원점장이 상남시장 상인회장에게 상생협약 체결 과정에서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 정황이 담긴 면담 내용을 공개했다.

비대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창원점장은 지난 2월5일께 상남시장 상인회장과 집행위원, 운영위원 등을 만나 면담했다.
비대위는 이날 면담은 롯데백화점 창원점이 ‘영플라자’ 신관 개관과 관련해 또 다른 인근 전통시장과 체결한 발전기금에 대해 상남시장 상인회장 등이 모여 논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원점장 A씨는 이 자리에서 “(영플라자 개관을 반대하는)상남시장 비대위가 취하는 행동은 완벽하게 집행부를 흔들고 있는 전략”이라며 “이는 비대위가 집행부를 내려 앉히려는 의도가 아니냐”라고 참석자들에게 말했다.

또 창원점장은 상인회장 등에게 “비대위가 (상생협약 체결을 두고)롯데와 재협상을 할 수 있다면 집행부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말하라”면서 “대신 타 시장에서 롯데와 체결했다는 발전기금 금액을 비대위가 입증 못 하면 그 책임은 비대위에서 져야 한다고 언급하라”고 말했다.

이어 창원점장은 “집행부가 방어적인 태세로 나가면 일반 상인들은 비대위 말을 믿게 된다. 집행부는 반대파(비대위)를 공략하라”며 “하지만 비대위한테는 말하지 말고 일반 상인들에게 알려라. 이를 운영위원들이 몰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비대위는 “그간 상인회장이 운영회의 등에서 언급한 내용이 창원점장이 면담에서 밝힌 내용과 똑같다”며 “상인회장의 배후는 다름 아닌 롯데백화점이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아닌 때 굴뚝에 연기가 날 수 있느냐”며 “상인들 대부분이 신관 개관을 반대하던 사안에 대해 시장회장이 앞장서 개관을 서둘렀던 배경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또 상생협약 과정에서 상인들 몰래 체결한 것으로 밝혀진 ‘이면 발전기금 합의서’를 두고 “대가성 뒷돈”이라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비대위는 “2월5일은 롯데가 상남시장에 두 차례에 걸쳐 총 6억6000만원의 발전기금을 입금한 후 한 달이 지난 시점”이라며 “하지만 창원점장은 이날 참석자들에게 상남시장 발전기금은 3억1000만원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에 대해 창원점장뿐만 아니라 상인회장도 이 자리에서 액수를 정정하거나 수정해 집행위원과 운영위원들에게 말하지 않았다”며 “이는 상인들 몰래 체결한 이면 합의서에 따른 유착관계 때문”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창원점 관계자는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부분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상남시장 상인회장 B(50)씨는 롯데백화점 창원점으로부터 받은 시장발전기금 3억5000만원 중 일부를 술값과 기프트카드 구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한편 롯데백화점 창원점은 B씨로부터 돌려받은 3억5000만원을 지난 12일 상남시장 상인회 공식계좌로 입금해 상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 ‘대가성’ 여부가 핵심
경남 창원 상남시장 상인회장 횡령 사건의 핵심은 상인회장 A(50)씨가 롯데백화점 창원점으로부터 시장발전기금 명목으로 받은 3억5000만원이 ‘영플라자’ 신관 개관과 관련한 상생협약 합의에 대한 대가였는지 여부다.

롯데백화점 측은 “A씨가 별도로 요구해 시장발전기금으로 3억5000만원을 상인회 명의 계좌로 입금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상남시장 비대위는 “상인회장과 롯데가 상인들 몰래 체결한 이면 합의가 사실로 드러난 마당에 시장발전기금을 운운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3억5000만원은 이면 합의의 대가성 뒷돈”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는 이 거액이 백화점 신관 개관을 두고 상인회장이 상생협약 체결을 합의해준 데에 대한 ‘대가’였는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앞서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지난 12일 롯데백화점 창원점장 B씨를 추가로 불러 A씨에게 전달한 돈의 대가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 논란이 되고 있는 '발전기금 합의서'
경찰은 이날 롯데백화점이 시장발전기금 명목으로 3억50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 이유와 상생협약 관련 ‘확인서’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추궁했다.

확인서에는 지난해 12월 백화점 측이 또 다른 C상가와 체결한 발전기금이 인근 4곳 시장의 대책위와 합의한 발전기금 전체의 n분의 1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창원점장의 직인이 찍혀있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롯데가 이 확인서를 근거로 4곳 시장을 대상으로 집행한 발전기금이 6억5000만원으로 이 가운데 상남시장은 3억1000만원이 할당됐다”면서 “하지만 롯데는 상인회장이 따로 만든 개인계좌에 3억5000만원을 재차 송금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8일까지 상인회가 보유하고 있는 문서 어디에도 별도의 발전기금 존재에 대한 기록은 없다”며 “또 롯데가 3억5000만원을 지급한 상인회 명의 계좌는 상인회장 별도의 개인 계좌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또 이 확인서의 창원점장 직인이 또 다른 문서에 찍힌 점장 직인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실제 발전기금 합의서 등의 문서에 찍힌 롯데쇼핑 대표이사와 창원점장 등의 직인과 이 확인서에 찍힌 창원점장의 직인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창원점장 B씨를 상대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다.
이와 관련해 A씨는 경찰에서 “6개월 뒤에 3억5000만원을 상인들에게 지급하려고 계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롯데백화점 창원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취재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으며 창원점 관계자는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부분이라 자세한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앞으로 경찰 수사 추이에 따라 대가성이 입증될 경우 롯데백화점은 상인회장을 매수했다는 비난과 함께 기업 도덕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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