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현금성 자산 11조 3000억 증가
경기침체에 현금자산 늘려 ‘제한몸 지키기’ 비판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최근 재벌 대기업들이 막대한 양의 현금성 자산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삼성, 현대 등 10대 그룹의 현금성 자산이 전년도에 비해 10% 증가했다.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현금성 자산 비축에 대해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경기 침체와 장기화와 경제의 저성장이 우려되는 이 때에 ‘제 한 몸 지키기’에 급급한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또 재벌 대기업 사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점점 뚜렷해지는 양상을 보여 경제력 집중이 더욱 심화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10대 그룹 현금성 자산 사상 최고...삼성 44조로 1위
지난 1일 1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10대 그룹의 현금성 자산이 124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조사됐다.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순위 10대 그룹 소속 83개 12월 결산 상장사의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을 조사한 결과 작년 말 현재 123조7천억원으로 전년말(112조4천억원)보다 10.0%(11조3천억원) 증가했다.
현금성 자산은 기업이 보유한 현금과 수익을 얻고자 투자한 단기 금융상품, 금융기관 단기 예치금 등으로 큰 거래비용 없이 현금으로 전환이 쉬운 자산을 의미한다.
10대그룹 중 삼성, 현대차, GS 등 3개 그룹은 전년보다 현금성 자산이 증가했으나 나머지는 크게 감소했다.
삼성그룹(14개사)의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기준으로 44조3000억원을 기록해 전년의 33조2000억원보다 33.3%(11조1000억원)가 증가하면서 10대그룹 중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매출 201조원, 영업이익 29조원 등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현금성 자산도 2011년 말 26조9000억원에서 작년 말 37조4000억원으로 무려 39.3%(10조5000억원)나 급증했다.
현대차그룹(9개사)도 지난해 말 34조5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전년보다 25.4%가 증가했다.
국내시장의 부진을 딛고 수출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증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현금성 자산이 전년보다 3조8000억원, 2조9000억원이 증가한 19조1000억원과 6조2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 합계액이 10대그룹 전체의 63.7%인 78조8000억원을 차지했다.
GS그룹(8개사)은 영업실적이 부진했던 GS건설의 현금성 자산이 감소했으나 ㈜GS와 GS리테일이 호조를 보이면서 현금성 자산이 전년보다 10.9% 증가한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SK그룹을 비롯해 LG그룹, 포스코그룹, 롯데그룹, 한진그룹, 한화그룹은 현금성 자산이 모두 전년보다 줄었다.
SK그룹(16개사)은 2011년 말 20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7조원으로 18.5%(3조9000억원)이 감소했다.
㈜SK의 현금성 자산이 1년 사이에 2조2000억원(9조4000억원→7조2000억원)이 줄어든 것을 비롯해 SK이노베이션이 1조6000억원(4조4000억원→2조8000억원), SK텔레콤이 1조2000억원(2조7000억원→1조5000억원)이 각각 급감했다.
LG그룹(11개사)도 LG디스플레이가 전년보다 3000억원이 증가하면서 회복했으나, LG전자와 LG화학의 현금성 자산이 1조2000억원이나 감소해 현금성 자산 총액이 8조5000억원에서 7조7000억원으로 9.1%(8000억원)가 줄었다.
특히 '현금부자'로 알려져 왔던 롯데그룹(7개사)의 현금성 자산 감소율이 두드러져 눈길을 모았다.
롯데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2011년 말 4조4000억원에서 작년 말 2조4000억원으로 1년 사이에 무려 45.4%(2조원)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10대그룹 가운데 현금성 자산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주력사인 롯데쇼핑이 1조9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무려 1조원이 줄어든 것을 비롯해 롯데케미칼이 1조8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감소하는 등 이들 두 개 회사에서만 1조9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이 사라졌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는 전년보다 1.2%, 5%가 각각 줄어든 5조1000억원과 6조20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영업실적이 크게 부진했던 것에 비하면 현금성 자산 감소율은 그리 많지 않았다.
지난해 포스코그룹 상장사의 영업이익 총액은 전년보다 33.1%가 줄어든 3조974억원, 현대중공업그룹은 전년보다 52.4%가 하락한 1조4567억원을 기록하는 등 두 그룹의 계열사 영업이익 하락율은 매우 높았다.
한진그룹(5개사)은 전년에 이어 영업적자를 내면서 현금성 자산도 2조5000억원에서 2조4000억원으로 3.1%가 줄었고, 한화그룹(3개사)은 영업이익 줄었지만 현금성 자산은 전년과 비슷한 1조2000억원대를 유지했다.
한편 10대그룹의 현금성 자산 중 현금으로 보유중인 자금은 전체의 62.1%인 76조8000억원이었고, 나머지 37.9%(46조9000억원)는 단기 금융상품이나 금융기관에 맡겨 수익을 얻는 '소극적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경제 외면하는 재벌들...기부도 줄여
이처럼 현금성 자산이 늘어났지만 투자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재벌 대기업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한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저성장에 대한 우려, 일본의 양적완화로 인한 對일본 수출량 급감 등의 원인으로 ‘돈을 굴릴 만한’ 투자처가 없다는 것.
대기업들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의 견인차라 자부하는 재벌 그룹들이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한 투자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10대그룹의 현금배당이 2.8% 늘어난 반면에 기부금은 9.9% 감소했다는 사실이 재벌 대기업의 국내 경기침체 극복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반증이라는 지적이 만만찮다.
지난 3월 20일 제시된 자료에 의하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순위 10대그룹 소속 12월 결산 83개 상장사의 현금배당은 전년의 5조7364억원에서 지난해 5조8985억원으로 2.8%(1620억원) 늘었다.
하지만 기부금은 큰 폭으로 줄었다. 이들 회사의 지난해 기부금 총액은 8193억원으로 전년 9096억원에 비해 9.9%(903억원)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이 가장 크게 하락한 기업은 현대중공업으로 2011년 0.55%에서 지난해는 0.24%로 0.31%포인트나 하락했다. 기부금은 3000억원에서 133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현대중공업은 2011년 10월 아산나눔재단을 설립하면서 2400억원을 출연해 그해 기부금 액수가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3개사)의 지난해 기부금(42억원)으로 전년보다 36.7%나 줄어들었다. 또 SK그룹(16개사)은 1267억원에서 1064억원으로, GS그룹(8개사)은 108억원에서 89억원으로 각각 20%, 17.5%씩 기부금이 감소했다.
삼성그룹(14개사)의 경우 삼성전자가 2011년 2493억원에서 지난해 1728억원으로 30.7% 기부금을 대폭 축소했음에도 그룹 전체 기부금은 소폭 증가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그동안 중소기업들의 뒷받침으로 커 온 재벌들이 국내 경제 활성화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지가 의문”이라며 “최근의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데 재벌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경기회복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투자가 활발해지면 자연히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라며 “이런 구조가 정착돼야 우리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고, 거시적으로 ‘경제민주화’라는 대업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재벌간 ‘양극화’ 현상 뚜렷...빅4가 순이익79% 차지
재벌 사이에서도 경제 집중도가 점점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현대차 등 4대 재벌이 30대 재벌의 자산·매출액·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져, 재벌 간에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2013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현황'을 발표하고 자산총액 5조원 이상 62개 기업집단을 2013년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하 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공정위가 매년 4월 신규 지정하는 기업집단은 계열사 간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이 금지되고, 소속 금융보험사의 다른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며,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등 각종 공시의무가 부과된다.
30대 민간 기업집단(재벌) 중에서 삼성·현대차·에스케이·엘지(LG) 등 4대 재벌이 차지하는 자산총액, 매출액, 당기순이익 비중이 계속 높아져 재벌 사이에도 경제력 집중에 의한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말 이후 4대 재벌의 자산총액 비중은 49.6%에서 55.3%로, 매출액 비중은 49.6%에서 53.2%로, 당기순이익 비중은 70.5%에서 79.8%로 각각 높아졌다.
4대 재벌의 부채비율은 67%로, 5~10위 그룹의 96.5%, 11~30위 그룹의 141.9%보다 훨씬 양호했다. 특히 삼성은 자산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자산총액, 매출, 당기순이익이 가장 많고, 부채비율은 최저를 기록했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지난 4년간 자산 기준 상위 8대 민간 기업집단을 보면 구성 그룹은 변화가 없고, 순위만 극히 일부 변했다"며 '상위 재벌의 고착화'를 지적했다.
기업집단 전체로는 지난해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이 개선됐지만, 경기둔화 영향으로 수익성은 다소 악화됐다. 기업집단의 평균 부채비율(금융보험사 제외)은 지난해 말 현재 108.6%로 전년 대비 4.9%포인트 감소했다.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기업집단은 한진, 현대, 한국지엠(GM), 금호아시아나, 동부, 에스티엑스, 교보, 대우조선해양, 동양, 홈플러스, 웅진 등 구조조정 대상이 다수 포함돼 있다.기업집단의 평균 매출은 24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조원(6.9%) 증가했다. 기업집단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9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00억원(-6.1%)이 감소했다. 삼성이 26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현대차 12조7000억원, 에스케이 3조8000억원, 포스코 3조4000억원, 엘지 2조4000억원 등의 순서다. 당기순이익이 많이 감소한 기업집단은 웅진(-3조2000억원), 신세계(-3조1000억원), 에스케이(-2조6000억원), 현대중공업(-1조7000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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